11. 우리들의 일상
――이상한, 꿈을 꿨다.
그 꿈 속에서 츠구미는 유치원생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하얀 일본식 장속 같은 것을 걸치고 있었다. 츠구미는 네모난 방 한가운데서 말없이 대좌 위에 정좌하고 있었다.
흰색을 바탕으로 한 방 안에서, 요란하게 사방을 둘러싼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뜨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츠구미의 눈 앞에는, 여러 어른들이 납작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들은 말 끝마다 무슨 말을 하는 듯 했지만, 츠구미는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츠구미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 뒷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뒤돌아보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괜찮아."
그것은, 방울이 울리는 듯 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어딘가 그리웠다.
"츠구미는, 반드시 내가 구해줄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뒷전에 있던 사람은 츠구미를 부둥켜안았다. 그것은 죽은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흰 팔이었지만, 그 오른손에 흩어지는 꽃잎같은 멍이 인상적이었다.
"――누나를, 믿어."
그 목소리는 매우 상냥해서, 무심코 웃음을 짓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하지만, 당신은 치도리가 아니지?
――거기서, 잠이 깼다.
츠구미는 잠기운으로 멍한 머리를 흔들며, 시계를 보았다. 자명종은 울리기 직전이었고, 약간 손해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아, 아침부터 운이 없다.
"……학교, 가야지."
◆◆◆
어제 휴일은, 집의 청소나, 멀리 나가서 스킬의 파악 등에 노력했다. 그 후에 알아낸 것은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실]의 조작성이다.
마법소녀로 변신한 후라면 대충 반경 100미터 정도는 실을 츠구미의 뜻대로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변신 전에는 극단적으로 조작성이 떨어져, 5미터 정도이다.
뭐 기본적으로 변신 전에 쓸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에 의한 공격――즉 실을 움직이는 것에 따른 마찰력으로 절단, 하는 것인데, 이것은 변신 후는 10미터, 변신 전에는 1미터 미만으로 극히 사거리가 짧다.
이것에 관해서는 연습으로 늘려 갈 수 있는 것 같으므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벨은 조금 불만인 듯 하다. 열심히 할 테니 용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이에 관해서는, 변신 전과 변신 후 다소의 힘의 소비율 차이가 있지만, 결점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곳에도 전이가 가능. 게다가 힘의 소비는 적다. 조심스럽게 말하면 최고의 스킬이었다.
굳이 결점을 찾자면, 츠구미 단독 이동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츠구미는 다른 생물을 동반한 이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비생물인 물체라면, 크기에 의해서 힘의 소비량은 바뀌지만, 함꼐 이동은 할 수 있다. 사용법에 따라서는 전략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것을 잘 다룰수 있을지 어떨지는, 츠구미에 달린 것이다.
"그럼 벨 님. 난 지금부터 학교에 갈건데, 마법소녀 활동은 방과 후로 괜찮지?"
"아아. 경우에 따라서는 낮에도 호출은 하겠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을거야."
"그렇구나. 나로서는 다행이지만, 벨 님은 한가한 시간에는 무엇을 하고 있어?"
"나를 멋대로 한가하다고 단정짓지 마라. 무례한 녀석. ……흠, 너와 만나기 전과 같다. 결계 내에서 다른 마법소녀들이 싸우는 것을 견학하고 있다.
"……그거, 견학할 수 있는거야?" 그러면 지난번 회화도 꽤 아슬아슬한거 아냐?"
츠구미는 깜짝 놀랐다. 혹시 얼마 전 츠구미의 싸움도 누군가에게 보인건 아닐까.
대화 내용까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 걱정이 됐다. 그렇게 되면, 좀 더 언행을 조심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벨은 고개를 저었다.
"조심하는 것보다 더 좋은건 없지만, 기본적으로 결계 안은 노이즈 탓에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입모양을 읽을 줄 아는 녀석도 있겠지만, 그건 아주 소수다. 그렇게까지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애초에, 이 나의 노여움을 일부러 사려는 녀석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도 않고."
벨은 그렇게 말하며,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견학 시스템 자체는, 츠구미들이 보는 무음 동영상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차이는 현장감의 유무 정도일 것이다.
벨의 주장에 관해서는, 대단한 자신감이라고 감탄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신용할 수 있는 것일까. 반쯤은 과장이라고 들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네 녀석을 발견한 것도, 변덕심에 견학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니까 말이다. ――야생 마법소녀 대부분이 그렇게 다른 신에게 발견된다. 결계 안에 끼어드는 것은 그만큼 유세에 존재가 가깝다는 것이니까. 마법소녀로서의 적성은 충분하다는 것이지. ……중에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에 말려드는 바보같은 녀석도 있지만."
"그렇구나. 그래서 결계에서의 사고는 공개되는 일이 적은거구나."
년에 몇 명이 결계에 빠져드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이유라면 결계 사고의 보고가 없는 것도 수긍이 간다.
"게다가 녀석들의 싸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에겐 이익이 있으니 말이다."
"뭔가 좋은 점이 있나?"
"네녀석에게 말해도 이해는 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마법소녀의 싸움을 공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과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인 신은, 전투를 관람하며 힘을 비축하고 있지. 요컨대, 충전 기간 같은 것이다.
"아―, 알 거 같아."
즉 벨과 같은 신에게 있어서, 마법소녀의 싸움이란 『카구라(神楽)』과 같은 것이다. 싸우는 것 그 자체가 연무가 되고, 제사가 된다. 그 신앙을 신들은 힘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벨이 말했듯이, 원래 무녀의 파생적 존재가 마법소녀이기에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치더라도, 잘 되어있는걸.
마법소녀들의 싸움을 즐기고, 지켜보다가 점점 자신의 마법소녀가 탐이 나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 나라 방위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 시스템을 생각해 낸 아마테라스는, 역시 매우 우수한 것이다.
"뭐 됐어. 일단 다녀올게. ――나중에 봐."
◆◆◆
학교에 도착하자 자리에 앉는 순간 반 친구들에게 일제히 폭죽세례를 받았다.
빵빵빵, 하고 머리에 울리는 파열음이 지근거리에서 울린다. 평범하게 무서웠다.
"엣, 뭐야. 이거."
얼빠진 얼굴로 츠구미가 주위를 둘러보니 반 친구 한명이 히쭉히쭉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나나세, 너 생일이었다며? 섭섭하네, 말 해 줬으면 좋았을텐데."
"아니, 이런거 말할 정도는 아니잖아?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츠구미가 의아해하는 얼굴을 하고 말하자, 클래스메이트――아키야마는 수줍은듯한 얼굴을 하고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이거, 우리들의 선물. ――치도리 짱에게 전해줘."
"아, 그건 나한테 주면 안되지."
분수에 맞지 않게 기대해 버렸기 때문에, 조금 실망했다. ……그렇지만, 납득은 간다.
"왜 우리가 남자에게 선물을 줘야하는건데. 귀여운 여자아이를 우대하는건 당연하잖아. 그리고 치도리는 가끔 반에 직접 만든 과자를 갖다 주기도 하고. 가끔 답례가 필요하잖아?"
"그녀석, 그런일도 했어?"
츠구미는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한번도 없다.
자주 과자 만들기를 하고 있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동아리 활동 멤버에게 나눠주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아. 『츠구미 잘 부탁해?』라고 말 했다고. 좋겠네, 상냥한 누나가 있어서."
"……차라리 죽여줘."
츠구미는 책상에 엎드려 머리를 감싸쥐었다.
――치도리는 츠구미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걸까. 설마 그런,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 같은 짓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뭐 괜찮잖아. 아무튼 잘 좀 전해줘."
"뭐야, 오히려 직접 전해주는게 좋지 않겠어? 나와 달리, 그 녀석이라면 뭐든 좋아할거야."
츠구미가 원망하듯 그렇게 말하자, 아키야마는 이런이런, 하고 고개를 저었다.
"바보구나. 우리 모두가 만나러 가면, 봐, 좀 많잖아? 게다가 누구 한 사람이 건네거나 하면 그녀석만 앞질러 나가는 거니까. 동생한테 주는게 제일이야."
"뭔가 복잡한 기분인걸. 뭐야? 우리 반은 모두, 치도리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던거야? 조금 너희들과의 교제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데……"
솔직히 말해서 조금 걸린다. 치도리가 귀여운 것은 츠구미도 알고 있지만, 반 친구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딱히 츠구미는 시스콤인건 아니지만, 누나의 연애에 휘말리는것은 사양이다.
"착각하지 마. 별로 그런게 아니라고. ――치도리 짱은 뭐랄까, 가까이에 있는 아이돌 같은거니까."
츠구미의 말에, 아키야마는 불만스러운 듯 반박했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연애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츠구미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키야마들에게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
"뭐, 따로 건내주는거라면 괜찮지만…… 덧붙여서 내용물은?"
"브랜드 신작 머플러. 한 사람당 3천엔 정도씩 모았던가."
한 사람당 3천엔. 그렇다는 것은 최소 4만엔을 넘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츠구미는 얼굴을 굳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의 접점이 없는 남자들에게 받을 선물의 금액은 아니다.
"너희들이 그걸로 좋다면 괜찮지만…… 너무 치도리에게 민폐끼치지 말라고."
절실한 진심이었다. 우선 맡게 된 이상 선물은 전해주겠지만, 치도리가 맘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는걸. 그렇게 츠구미가 골머리를 썩히고 있으면, 드르륵, 하고 교실 문이 열렸다.
"어이, 너희들. 목소리가 복도까지 울리고 있어. HR 시작할테니 어서 자리에 앉아."
"어라, 어째서 키사라 선생님이? 나기사 짜, ……스즈네 선생님은 무슨 일 있나요?"
들어온 남자 선생님, 키사라에게, 아키야마가 평소보다 공손하게 물었다.
하지만 키사라는 노려보듯 아키야마를 보고, 눈썹을 찡그리며 교탁에 책을 세게 부딪쳤다. 분명 기분이 안 좋은 것이겠지.
"스즈네 선생님은 갑작스런 컨디션 불량으로, 지금은 보건실에서 쉬고 있다. 방과 후 HR에는 나올 수 있으니까, 절대 보건실에 만나러 가려 하지 마. 알겠나."
그 사나운 얼굴에, 반 애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 키사라라는 교사는, 학생지도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어, 노여움을 산다면 최악 정학까지 당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반의 반이 한번씩은 키사라에 의해 정학, 혹은 근신을 선고받았다. 뭐, 그 원인은 그들 자신에게 있으므로 불평할 수는 없겠지만.
"특별히 전할 사항은 없지만――나나세."
"에, 네."
느닷없이 자신의 이름이 불려, 자신도 모르게 엎드려 있던 얼굴을 번쩍 들어올린다. 혹시 아까 일어난 소동을 혼내는것일까. 주룩주룩 식은땀이 흐른다.
"점심시간에 학생지도실까지 오도록. 알겠나, 절대로 잊지 마."
"잠, 잠시만요 선생님. 저는――"
츠구미는 설명을 하려했지만, 키사라는 들리지 않는 듯 교실을 나갔다. 츠구미는 멍하니 오른손을 쭉 뻗어, 멀어지는 그 등을 배웅했다.
――에, 이거 내가 혼나는 건가? 거짓말이지?
츠구미가 그대로 움직이질 못하자, 아키야마가 슬그머니 다가와 츠구미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러니까, 화이팅!"
그것은 한 점의 흐림도 없는, 맑은 미소였다.
츠구미는 아키야마에게, 방긋, 하고 미소를 되돌려준 뒤 바로 휙 하고 오른손을 세게 잡았다. 애초에, 전부 이녀석들 잘못이다.
"아키야미. ――이 꽉 악물어."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오른손을 휘둘렀다.
――뭐, 그 뒤는 어디에나 있을법 한 청춘의 한 페이지다.
그나저나, 하고 츠구미는 생각했다.
――스즈네 선생님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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