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가짜 여배우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츠구미는 표정에 보이지 않게, 사고를 돌렸다. 변신중에는 말투가 거칠어지지 않게 주의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위화감이 남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일까――그래, 가까이 있는 인물을 모방하면 된다. 다행히, 츠구미는 가장 적합한 견본을 알고 있다.
그래, 타인에게 상냥하고, 항상 공손하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인물――나나세 치도리를.
츠구미는 머신건처럼 질문들 던지는 보도진들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조용히 해 달라는 무언의 제스처다. 그런 츠구미의 의도를 알았는지, 보도진은 얼굴을 마주보고, 떫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츠구미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것이 득책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반면에, 츠구미는 기뻐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들며, 미소를 잃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하가쿠레 사쿠라 라고 합니다. ――인터뷰라고 하셨습니다만, 질문에 따라서는 답변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괜찮다면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
――하가쿠레 사쿠라는, 지금 화제의 인물이다. 그것이 미디어의 인식이었다.
갑자기 하코네에 나타난 A급 마수에게, 죽음을 각오하고 맞선 용기있는 소녀. ――혹은, 영웅.
이렇게까지 그녀가 구설수에 오른 것은, 훌륭하게 마소를 타도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때 그녀가 죽었더라면, 기껏해야 저녁의 뉴스에 추도의 말이 나오고 끝이었을 것이다.
후일, 하가쿠레 사쿠라의 싸움을 미디어는 빠짐없이 방송했지만, 그 반향은 굉장했다. 압도적인 실력차를 뒤집은 자이언트 킬링은, 그 싸움을 보는 사람들을 열중하게 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라돈전은 물론이고, 과거의 C급이나 D급과의 싸움까지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이유를, 어느 식자는 말했다.
"그 사람의 싸움은, 왠지 매혹시키는 것이 능숙합니다. 초기의 시행착오의 모습이나, 때때로 보이는 호전적인 표정. 우아하게 춤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움직임은, 가락에 맞춰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묘하게 끌린다고 해야 할까요."
부끄러워하며 그렇게 말한 식자는, 실은 저도 그녀의 팬입니다, 하고 웃고 있었다.
당초는 무리한 후유증으로 은퇴가 의심되었지만, 라돈전에서 2주가 지난 지금, 하가쿠레 사쿠라는 복귀전을 마치고 보도진의 눈 앞에 있다.
어딘가에서 정보누출이 있어서, 지방의 교외에 있는 공장 지대로 급히 갔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여러가지 보도 기관의 사람들이 있었다. 역시, 어느 방송국도 하가쿠레 사쿠라의 생생한 목소리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녀는 처음엔, 당황한 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이윽고 각오를 한 듯, 등을 폈다. 그리고, 방금 전과 같은 말을 고한 것이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취재진을 달래고, 우아하게 미소지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완성된 미소였고, 무의식중에 홀딱 반해 버릴것만 같았다.
"그럼, 오른쪽 끝에서 차례대로 해 주세요."
그리고, 하가쿠레 사쿠라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 것이다.
"2주만의 복귀전이지만, 느낌은 어땠습니까? 왜 D급을 상대로 택했는지 가르쳐주세요."
"그렇네요, 자신의 기대 이상의 움직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D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상태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재활훈련 같은 거네요."
"그건 역시 라돈전에서의 후유증 등을 고려한 것인가요? 영상에서는 매끄럽게 움직이고 있던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어떠신지?"
"후유증에 대해서는, 현재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라돈전 만큼때의 힘을 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만, 우선은 문제없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마법소녀로서는 과부족없이 일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계약신과 사이가 좋은 것 같습니다만, 평상시에는 어떤 대화를?"
"시시한 대화입니다. 아아, 가끔 맛집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하가쿠레 사쿠라는, 엷게 미소지으며 던져지는 질문에 담담하게 답한다. 그중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때도 있지만, 왠지 싫다는 인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것은 분명 그녀의 행동이나 동작 때문일 것이다.
어떤 질문이라도 공손한 미소를 머금고, 말투야말로 느긋하지만, 방울소리 같은 청량감 있는 목소리가 기분좋게 귀를 통과해 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을 끄는 것이, 그녀의 몸짓이다. 하가쿠레 사쿠라의 일련의 언동은,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웠던 이성――누나인 치도리의 행동을 남성 시선에서, 미화해 기억한 것의 모방이다. 손가락의 위치부터, 서 있을 때의 중심, 고개를 갸웃거리는 각도까지 『이상의 여성』 으로 보이듯이, 현재 츠구미는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몸짓에 그들이 눈을 빼앗기는 것은, 분명 여배우가 일반인 여성보다 더 요염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일지도 모른다.
"육화의 엔트리에 오르셨던 것 같습니다만, 여섯명에 뽑힐 자신감은 있으십니까?"
마지막 한 사람이 그렇게 질문하자, 여기서 처음으로 하가쿠레 사쿠라는 얼굴을 흐리게 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작게 고개를 숙였다.
"저는 여러분들께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녀의 발언에, 질문한 사람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기, 그건 도대체……"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께 부탁이 있습니다. ――제게는 절대 투표하지 말아 주세요."
그 말에, 보도진은 소란스러워졌다. 육화에 엔트리에 올랐는데, 그녀는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한다. 모순이 아닌가.
하가쿠레 사쿠라는 눈을 내리깔고, 슬픈 듯 말을 꺼냈다.
"명목상으로는 『엔트리』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A급의 마법소녀는 전원 참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람에 이름이 없는 사람은, 사전에 사퇴했겠지요. ……육화의 엔트리가 마감되는 것은 연말입니다. 저는, 그, 연말에는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퇴가 늦었습니다."
"왜 사퇴하려고 생각하셨습니까? 당신에게 투표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의 저에겐,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있을 수 없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이런 마음인 채로 육화에 뽑혀버린다면, 그야말로 많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싶어서……내년까지 살아남아,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 다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니 저에 대한 투표는, 이번에는 보류해 주셨으면 감사할 거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하가쿠레 사쿠라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미디어로서 생각한다면, 이 기세대로 표를 획득해 큰 인기를 끌게 하는 편이 그림이 되지만, 본인이 그렇게 호소한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보도진도,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현 단계에서 육화라고 하는 정부측의 진영에 속하는 것을, 제 계약신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인터뷰도 시작되기 전에 상당히 망설여져서…… 어쩌면, 다음번에는 현지에서 기다려 주셔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계약신에게 전해드릴테니, 앞으로는 정부를 경유해 사전에 연락 주셨으면 합니다."
그 하가쿠레 사쿠라의 발언에, 보도진은 역시나, 하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정부를 경유해서 제안을 했는데도, 한번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던 이유. 그것은, 그녀의 계약신의 방해였던 것이다.
애초에 재야의 마법소녀는, 정부 소속 소녀들과는 달리, 계약신의 역량이 현저하다. 게다가, 하나부터 열까지 계약신이 지휘하고 있는 일도 적지 않다. 그중에는 속박이 너무 강해서 일절 미디어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단언하는 계약신도 있는 것 같다. 아마, 그녀의 계약신도 그런 성격을 띠고 있을 것이다.
"저기, 질문에 답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만, 오늘은 이쯤에서 실례해도 될까요?"
"아―, 아쉽지만 하가쿠레 씨에게도 예정이 있으시겠죠.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평소에는 꽤 물고 늘어져서 많은 코멘트를 받으려고 하는 보도진도, 어째선지 오늘은 얌전하다. 이것 또한, 하가쿠레 사쿠라가 가진 인덕일지도 모른다.
"네, 저야말로 귀중한 경험을 체험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만류하듯 그렇게 이야기하는 보도진 중 한 사람에게, 하가쿠레 사쿠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요?"
"사적인 질문이 되어버립니다만, ――당신에게는 형제가 있거나 하지 않습니까?"
하가쿠레 사쿠라는 그 질문에 눈을 깜빡거리면서, 고개를 약간 갸웃거리고, 집게손가락을 입가에 붙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 모습은, 조금전까지의 요조숙녀와 같은 행동과는 달리, 소악마 같은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후후, 그건 비밀입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순식간에 보도진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전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본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녀의 웃는 얼굴이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다.
취재진 중 한 명은 두근두근 하고 경종을 치는 가슴을 살짝 쥐여잡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건 반칙이잖아……"
――오늘 밤의 뉴스는, 상당히 거칠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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