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투표 결과
"처음뵙겠습니다. 저는 마수대책실의 이나바라고 합니다. 오늘은 조서에 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나세 츠구미입니다.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사건으로부터 하루. 츠구미는 병원에 있는 응접실 안에서, 정부 직원과 대면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메인으로 이야기하는 이나바와는 별개로, 츠구미가 이야기하는 것을 기록하는 담당 직원도 있다.
이 정부의 여성――이나바와는 이전에 딱 한 번, 하가쿠레 사쿠라로서 단말 너머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이후, 벨이 단말기를 빌려주지 않아서 대화할 기회는 없었지만, 츠구미가 상상했던 것보다 젊은 여성이어서 조금 놀랐다.
외견으로 판단하면, 서른 중반쯤 될까. 실장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츠구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작게 숨을 내쉬었다.
――벨 님, 결국 어제는 돌아오지 않았지.
딱히 벨의 몸에 무슨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면 걱정이 된다. 협상이라고 말은 했지만, 대체 그건 누구에 대한 것인걸까. 츠구미는 알 수 없었다.
낙담하는 마음을 웃음으로 감추면서, 츠구미는 정중하게 내밀어진 명함을 받고, 천천히 소파에 걸터앉았다. 하지만 이바나는 선 채로 좀처럼 자리에 앉지 않는다.
츠구미가 이상한 듯 이나바를 쳐다보자, 그녀는 입술을 꽉 다물고 똑바로 츠구미를 보았다.
"이번에는 정부의 미숙한 처리 때문에, 진심으로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욕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나바는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츠구미는 그것을 보고, 당황하면서 일어섰다.
"아, 고개 들어주세요. 전 딱히 이번 일은 정부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잖아요?"
결계에 일반인이 말려드는 것 자체는 드물게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여러명이 말려드는 케이스는 극히 적다. 게다가 마수의 수가 두 마리라는 이레귤러까지 발생한 것이다. 싸운 마법소녀의 방심으로 인한 미스는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측에 책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정부 소속인 육화의 두 사람은 충분히 자기의 일을 해 보였다. 마수를 쓰러뜨리지 못한 것은 흠이지만, 그들의 분투가 있었기에 츠구미가 마수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책망할 이유는 없다.
츠구미가 그렇게 설명하자, 이나바는 미안한 듯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츠구미가 다시 앉아서 질문을 기다리고 있자, 이나바들이 츠구미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 왜그러세요?"
"아아 아뇨, 치도리 씨에게도 들었지만, 정말로 『하가쿠레 사쿠라 씨』를 꼭 빼닮았군요."
"……뭐, 많이 들어요."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고 모호한 미소를 짓자, 이나바는 쓴웃음ㅇ르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죄송합니다. 무례했군요. ――그럼, 먼저 어제 하루의 흐름부터 설명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렇게 츠구미는, 이나바의 질문에 대답해 가는 형식으로 어제 일어난 일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물론 변신이나 스킬 등, 감춰야 할 것은 제대로 감추었다.
마지막에 도깨비에게 공격을 받은 부분까지 설명이 끝나자, 이나바는 굳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나치게 엉뚱한 짓을 하셨군요…… 정부의 사람으로서는 당신의 용기에 칭찬을 보내고 싶지만,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는 쓴소리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아무도 죽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나라도 버튼을 잘못 채웠더라면, 분명 대량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다. 전멸의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치도리가 마법소녀가 되어버린 것은 오산이지만,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제한된 조건하에서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츠구미는 잘 한 편일 것이다. 츠구미는 기분을 가다듬고, 이나바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누나인 치도리 말인데요……"
"아아. 치도리 씨와는 어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만, 뭔가 자세히 들으셨나요?"
그 물음에, 츠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치도리의 마법소녀로서의 능력―― 『게이트』의 힘을 빌리고 싶으신거죠."
"맞습니다. 그녀의 『게이트』을를 사용한 전이 스킬은, 지금 정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이니까요."
――치도리가 손에 넣은 두가지 스킬. 그것은 주변의 공기를 조종하는 『바람』 능력과, 『게이트』를 통해 여러 사람의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이동 스킬. 후자는, 이레귤러의 대응을 할 수 없게 된 정부에 있어서, 군침이 도는 능력이었다.
오늘 아침 치도리에게 들은 설명에 의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협력』이지, 정부에 소속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계약신의 의향도 있고 하지만, 정부 소속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도리가 출격을 강요당할 가능성은 일단 없다.
치도리는 정부에 『게이트』 스킬 사용권을 빌려주는 대신, 정부의 시설――시뮬레이터 등의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더해, 사용 횟수에 따라 보수도 나온다.
치도리의 계약신 ――시로라는 흰 토끼의 모습을 한 신은, 벨과 달리 전투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치도리 자신도 그다지 대화를 할 수 없어서,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하지만, 그 계약신이 싸움을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 계약신 자신도, 오늘은 결계 내에서의 힘의 행사에 대해 관리 담당의 신들로부터 호출을 받고 있는 듯, 저녁까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신들의 세계에도 여러가지가 있는 듯 하다. 어쩌면 벨도 그 안에 참여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저로서는 본인이 납득하고 있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구속되는 것은 조금…… 치도리도 아직 학생이니까, 그 부분은 절도를 가져 주시면."
"네, 걱정하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도 블랙은 아니니까요. 기본적으로는 일반 아르바이트 등의 취업수칙에 따라 협조를 구하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츠구미는 휴우 하고 숨을 내쉬었지만, 고민되는 점은 한가지 더 있다.
"확인하는 건데요. 한번이라도 마법소녀가 되어버리면, 스포츠의 공식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는거죠?"
오늘 아침에 치도리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녀는 슬픈 듯이 「부활동을 관두어야 해」라고 말했다. 마법소녀의 신체능력은, 싸움을 거듭할 때 마다 강화되어 간다. 그런 인간을 보통 기준으로 다룰 수는 없다. 그것이 스포츠의 세계라면 더욱 그렇다.
츠구미는 치도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일처럼 속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유감입니다만, 규칙이니까요. 예외는 없습니다."
그렇게 이나바는 미안한 듯 대답했지만, 츠구미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치도리가 잃은 것은, 너무 많았다.
츠구미가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눈 앞의 테이블에 쓱 하고 무언가의 종이가 내밀어졌다.
"이건?"
"혈액검사의 동의서입니다. 치도리 씨로부터도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이레귤러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해를 당한 분들의 공통점이나, 특징을 알 수 있게, 여러분께 혈액검사의 협력을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어떠십니까?"
"하아. 별로 상관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서류에 자신의 이름을 기입했다. 말려든 인간의 공통점이라고는, 마법소녀로서의 적성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만, 츠구미의 성별이 남자이기 때문에 정부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혈액검사의 결과, 츠구미에게도 적성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무언가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라고 해도, 아무리 적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불안요소인 남자를 권유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에 검은 의혹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이 능력이 있는 치도리가 정부에 협력하는 이상, 츠구미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배려는 해줄 것이다.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없을 것이다.
"청취 조사는 이상입니다만. 뭔가 다른 질문은 있으신가요?"
"아, 맞다. 한가지 있어요."
츠구미는 생각에 잠긴 듯이 턱에 손을 갖다대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얼굴을 들었다.
"오늘 아침에, 육화의 투표결과가 나왔죠? 저희들이 있는 플로어는 TV가 없어서 정보가 안들어와서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
병원 내이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검색할 수도 없다. 이번에는 하가쿠레 사쿠라의 건도 있어, 실은 꽤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다행히 눈앞에 있는 것은 정부의 인간이다. 그들이라면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네, 괜찮습니다. 우선은 1위부터――"
그리고, 이나바는 가슴 주머니에서 꺼낸 수첩을 츠구미에게 보여줬다. 거기에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마법소녀의 이름이 적혀있다.
1위·토노 스미레
2위·유키노 시즈쿠
3위·미부 유리에
4위·스즈시로 란
5위·휴우가 아오이
6위·히츠기 아이리
약간의 순위 변동은 있지만, 육화 멤버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츠구미는 하가쿠레 사쿠라의 이름이 없다는 것에 몰래 안도하면서,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건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만, 정부는 이번 이레귤러의 사고로 인해, 육화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
츠구미가 그렇게 되묻자, 이나바는 수첩 페이지를 넘겼다.
7위부터 9위까지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이름이 이어졌고, 10위 칸에 츠구미의 눈은 못박혔다.
――10위·하가쿠레 사쿠라
……츠구미가 생각했던 것보다, 순위가 높다. TV에서 투표하지 않기를 바랬는데, 그런데도 이 순위인 것은, 조금 무섭다. 투표한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지만, 이나바가 말하는 확대란 어떤 것인가. 츠구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나바가 마치 비밀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내밀었다.
"이 10위까지의 멤버로 새롭게 【십화】라는 틀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뭐, 아직 구상의 단계지만요……왜 그러세요? 안색이 안좋아 보입니다만."
"아 아뇨. 이런 중요한 일을, 저같은 일반인이 들어도 되나 싶어서요."
츠구미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최악의 전개다. 6위 안에 들지 않았는데, 설마 이런 함정이 있었을 줄이야. 벨은 뭐라고 할까. 그것만이 걱정이었다.
"당신은 이번 피해자니까요. 알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아직 비밀로 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이나바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츠구미는 이나바들과 헤어져, 자신의 병실로 돌아왔다. 침대에 푹 엎드려, 자신의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츠구미는 신음하듯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치도리의 일. 자신의 일. ――그리고 하가쿠레 사쿠라에 관한 일.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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