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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25. - 뒤에 숨어있는자

by 린멜 2019. 8. 30.


25. 뒤에 숨어있는자




총알같이 쏟아지는 얼음덩어리가, 땅바닥을 마구 찌른다. 그리고 모든 얼음이 떨어진 뒤, 그곳에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상태라면, 아무리 라돈이라도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결계 내에 그 마수의 기색은 이제 느껴지지 않는다.


――틀림없이, 리돈은 죽었다. 불사성을 모사한 괴물을 쓰러뜨렸다. 그것이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지 츠구미는 알까?



벨은, 반짝이는 얼음 조각이 흩날리는 호수의 자취를 응시했따. 그 중 한 곳만, 얼음이 떨어지지 않은 곳이 있다. ――츠구미가 서 있는 곳이다.


츠구미는 멍한 눈으로, 얼음의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흔들 좌우로 흔들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벨은 츠구미의 옆까지 가서, 그 등을 향해 말을 걸었다.



"라돈은 완전히 침묵했다. ――츠구미, 네 승리다."



이미 바깥세상과의 영상 중계는 끊겼다. 지금쯤이면 밖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츠구미는 천천히 뒤돌아보며 벨의 얼굴을 보더니, 방금전의 말을 곱씹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살짝 미소지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분명 긴장감이 풀렸기 때문일 것이다.


츠구미가 쓰러지면서, 땅바닥에서 검은 짐승의 입이 튀어나온다. 그 광경만 보면 어느 쪽이 마수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건 언제나 있던 일이다.



라돈의 고기를 먹으면서, 폭식의 짐승은 흡수한 것을 에너지로 변환해 나간다. A급 마수가 지닌 에너지는 방대하다. 남김없이 흡수할 수 있다면, 아까와 같은 전투처럼 가지 않아도, 츠구미의 힘도 그만큼 강화될 것이다.


그 리소스를 사용해 비틀린 손발의 수복도 동시에 행해지고 있지만, 이 상태라면 몸은 문제없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영혼에 입은 상처는 별개다.


육체가 원상회복된다 하더라도 츠구미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쳤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잡아먹힌 손발과 내장만큼, 츠구미의 영혼은 뜯겨나갔을 것이다.


……만약 츠구미가 이번과 같은 일을 했을 경우, 다음은 정신도 포함해 남은 영혼이 먹혀들 것이다.


현 단계에서 어떤 영향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츠구미가 일어나지 않는 한 그것도 확인할 수 없다.



"……이녀석, 내 마음도 모르고."



문득 벨이 츠구미의 얼굴 쪽을 보니, 츠구미는 행복한 듯 무덤덤한 잠든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막연치 않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꺠지 않도록 조심히 가볍게 얼굴에 얽힌 검은 머리를 치워준다. 여전히 피투성이가 된 지저분한 옷차림이었지만, 그럼에도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된다.


그런 것을 생각한 자신에게, 벨은 웃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츠구미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 벨도 조금은 마음이 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쁘진 않군."



지금도 지켜보고 있을 다른 신들에게, 큰소리로 자랑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계약자는 이렇게나 훌륭하다고.



"지금은 자도 좋다. ――아무쪼록, 좋은 꿈을."





◆◆◆







――【마법소녀 잡담 종합6675】――



이곳은 현재 활동중인 마법소녀에 관한 주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스레입니다.


·도배 금지/스레드와 상관없는 글 금지




………



316 : 무명의 국민


교통규제 해제 아직이야―?


고속도로도 폐쇄돼서, 이대로는 집에 못들어가는데



317 : 무명의 국민


연말의 귀성길에 A급 마수가 나오다니……


액년인가?



318 : 무명의 국민


아직 싸우고 있는 녀석이 있으니 조금만 참아


그 애 사망 확정이라고 하더라



319 : 무명의 국민


차라리 빨리 육화로 교대했으면 좋을텐데


그랬으면 진작에 끝났을텐데



320 : 무명의 국민


>>319


아무리그래도 그건 아니지


니가 사람이냐?



321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 사쿠라의 스레가 아비규환으로 밤새 기원하고 있더라


시즈오카에 살고 있는 녀석이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오열이 섞여서 보는 내가 괴롭더라



322 : 무명의 국민


나도 좀 봤는데 괴수영화같아서 위험해 보이더라


저런 것과 싸우다니 역시 마법소녀는 굉장한걸



323 : 무명의 국민


>>321


요즘은 아이돌 같다고 비판하는 녀석들이 많지만, 이런걸 보면 머리가 수그러지더라


그녀들은 직업군인과 같지만, 마수들과 싸우는 것을 올바르게 평가하지 않는 것은 좀 아니지



324 : 무명의 국민


이 스레에 있는 대부분은 싸우지도 못하는 산업 폐기물이기도 하고말야


마법소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머리를 숙이면서 감사해야 해



325 : 무명의 국민


>>323


하지만 하코네에서 싸우는 애는, 재야니까 용병 취급이지



326 : 무명의 국민


재야라니 레알?


그럼 지금 싸우고 있는건 자신의 의사라는거잖아?


C급이 A급에 도전해도 이길 수 없을텐데말야



327 : 무명의 국민


>>326


정부의 관리 미스와 예지 시스템의 불량으로, 즉각 파견할 수 있는 마법소녀가 없었다고 하더라


만약 하가쿠레 사쿠라가 싸워주지 않았더라면 수천 명의 주민이 죽었을걸



328 : 무명의 국민


정부는 더 반성해야 하는거 아냐??



329 : 무명의 국민


내일부터 매스컴이 험악해지겠네……


야타의 거울의 불량한 것도 그렇지만, 뭔가의 전조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330 : 무명의 국민


【속보】 하가쿠레 사쿠라가 A급 마수를 격파


앞으로 몇 분 뒤에 교통 규제도 풀릴듯



331 : 무명의 국민


하?


뭔 소릴 하는거야



332 : 무명의 국민


농담치고는 웃을 수 없는데



333 : 무명의 국민


어이, 진짜야


실황 가서 동영상 보고 와. 정말로 쓰러뜨렸다고 그녀석



334 : 무명의 국민


전용 스레가 기원 상태에서 큰 소리로 갈채하며 웃고있더라



335 : 무명의 국민


여기에도 동영상 링크 올린다. 개쩌니까 진짜 볼만함


http:****~



336 : 무명의 국민


잠깐 보고올게





~~한동안 반신반의하는 잡담이 계속된다.




393 : 무명의 국민


뭐야 저거! 뭐냐고!?



394 : 무명의 국민


어느새 마법소녀는 각성 스킬까지 손에 넣은것인가? (곤란)



395 : 무명의 국민


실화냐고 개쩔어!!


유키노 시즈쿠 이래의 쾌거잖아!?



396 : 무명의 국민


피투성이가 되어 휘청거리는데 어째서 저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는거야……


경솔하게도 조금 감동해버렸어



397 : 무명의 국민


얼음이 떨어지는 순간 나도모르게 환성을 질렀어


저기까지 계산했다니 굉장하지 않아?



398 : 무명의 국민


오늘부터 휴우가 짱의 팬 관두고 하가쿠리 씨의 신자가 되겠습니다



399 : 무명의 국민


이런 중2병을 부추기는 전투영상은 오랜만이네



400 : 무명의 국민


도중의 계약신과의 회화 장면 같은것이 유언으로 보였지만말야……


무슨 내용인진 모르겠지만 울 뻔 했어



401 : 무명의 국민


왜 손발이 없어진거야?


그게 가장 모르겠어



402 : 무명의 국민


후반 전개가 너무 빨라서 따라갈 수가 없어……


그렇게 강하면 처음부터 얕보는 플레이 하지 말고 싸우면 된 거 아냐?



403 : 무명의 국민


왜 그로주의라고 써있지 않은겁니까!!


피투성이의 점유율 너무 많잖아요!!



404 : 무명의 국민


>>403


퓨어야?


마법소녀의 싸움은 저런거야



405 : 무명의 국민


>>335


A급 격파에는 틀림없지만, 상당히 무리를 한 느낌이야


이거 마법소녀는 괜찮은거야? 무승부로 죽은 거 아니야?



406 : 무명의 국민


>>401


>>402


>>405


양자역학 연구를 하고있는 내가 엄근진하게 써보자면, 하가쿠레 사쿠라는 일시적으로 강해졌을 뿐이라고 생각해


도중에 손발이 없어졌잖아?


그건 마법소녀에게 있어서 가장 간단한 도핑 방법이야


제물 시스템이 관련되어 있는데, 그걸 이야기하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만할게



하지만 뭐, 그건 보는 그대로 살을 깎는 행위니까, 뭔가 반동이 있을거야



407 : 무명의 국민


엣, 그럼 이걸로 은퇴인거 아냐?


멋있어서 내년의 육화에 투표하려고 생각했는데



408 : 무명의 국민


그러고보니 일단 육화의 엔트리 조건은 충족하네


화제성만은 작년의 유키노 시즈쿠에 필적할지도



409 : 무명의 국민


항상 저 실력을 유지한다면 육화도 충분할 것 같아


그건 그렇고, 서열 2위의 켄키치(剣キチ)에 이은 시구루이(死狂い) 제한인가……


가슴이 뜨거워지는걸!



410 : 무명의 국민


미부 씨의 켄키치 급은 아니지ㅋ



411 : 무명의 국민


하지만 실제로 참가 신청한다면 절대로 투표할게요


하코네는 나의 고향이야. 지금은 가족이 살고있지 않지만, 마을에 피해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



412 : 무명의 국민


>>407


그렇게 각오하고 있는 마법소녀는 적으니까 계속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분간은 재활이 필요할지도



413 : 무명의 국민


>>405


늦었지만 상대 애는 살아있대


정부 발표니까 확실하려나



414 : 무명의 국민


그건그렇고 이 하가쿠레 사쿠라라는 애는 대단하네


완전히 자기 희생의 산물인걸


시대가 달랐다면 영웅 대접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거같아



415 : 무명의 국민


계약신과도 사이가 좋은거 같아 부러워


정부소속 아이들은 왠지 비즈니스 라이크한 느낌이 들고



416 : 무명의 국민


정부를 디스하는 흐름은 좋지 않아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력하고 있어



417 : 무명의 국민


>>416


네 다음 정부알바


그건 우리도 알고 있지만, 싸울 의무가 없는 재야의 아이가 눈에 띄면 이런 흐름이 되는것은 타당하지



418 : 무명의 국민


실제로 이번에 정부는 실패했잖아


앞으로를 위해 마법소녀를 증원하는게 낫지 않아?



419 : 무명의 국민


>>418


계약해 줄 신의 절대수가 부족하단 말이지



420 : 무명의 국민


>>418


적성이 있는 인재가 적은것도 있어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는 애는 많이 있지만말야……



421 : 무명의 국민


이번 케이스 같은 경우도 있으니까, 재야에서 발탁하는것은 더욱 늘어야 해



422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 사쿠라같은 인재도 나타났고 말이지


뭐 앞으로 기대해 볼까






◆◆◆





――어떤 스레드를 보던 그 인물은, 호화로운 가죽 의자에 깊숙이 앉아 큰 한숨을 내쉬었다.



"――『영웅』인가. 그건 별로 좋지 않은 추세야."



목이 잠긴듯한 노인 같은 목소리의 주인은, 꾸깃꾸깃 쓰던 편지를 구기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영웅같은 불쌍한 생물은 사쿠라 아카네만으로 충분해. 하가쿠레 사쿠라 군도 귀찮은 일을 했구만. ――그냥 죽는 편이, 조금은 더 편했을텐데."



입으로는 그렇게 가볍게 말하지만, 그 표정은 몹시 굳어있다. 마치 뭔가를 회개하는 듯한, 그런 감정이 보였다.


내뱉듯이, 목소리의 주인은 말한다.



"영웅의 말로란 어느 시대에도 정해져 있지. ――22년 전, 그녀는 죽는 이외의 길을 선택할 수 없었지. 우리는, 더 이상 민중의 기대에 짓눌리는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 해. ――그것이 그 분의 뜻인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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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루이(死狂い, 죽음에 미치다)는 하가쿠레(葉隠)에 기록된 한 구절의 일부입니다

武士道は死狂ひなり。一人の殺害を数十人して仕かぬるもの。

무사도란 죽음에 미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죽임에 있어 수십명이 당해내지 못할 때도 있다


라는 구절이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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