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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2장 37. -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by 린멜 2019. 9. 29.


37.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이타도리의 병문안을 가고난 일로부터 벌써 2주일


이번 주 초에 있었던 육화의 투표도 무사히 끝나, 아마 내일 집계 결과를 정부에서 발표할 것이다. 이번 츠구미는 서열 5위의 히츠기 아이리를 찍었는데, 반 친구들은 절반은 하가쿠레 사쿠라에게 표를 던진 것 같다. 모종의 괴롭힘인가 뭔가라는건가 이게.


넌지시 이유를 물었더니, 츠구미의 얼굴을 보며 「아니, 그치만 왠지 친근감이 있어서」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중요한 일을 그런걸로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뭐, 고작 반친구 몇명의 표는 미미할 것 같지만.



그러고보니 지금은 치도리와 함께 열차에 타 있다. 약속한 놀이공원에 가기 위해서다.


벨도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권해봤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다며 거절당했다. 뭐, 그렇게 대답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후후,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왠지 재밌네. 앞이 안보이거나 하진 않아?"


"의외로 시야는 나쁘지 않은걸. 그렇지만 잘 어울리잖아? 이거, 메부키 선배의 보증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얼굴에 옅은 색 유리가 들어간 안경을 가리켰다. 며칠 전에, 일부러 메부키 선배와 같이, 어울리는 안경을 골라주었던 것이다.



"으응. 나는 평소의 츠구미 쪽이 좋지만말야."


"그런건 언제라도 집에서 볼 수 있잖아. ……뭐, 이런 기회가 아니면 쓸 일도 없겠지만."



――그건 그렇고, 안경을 쓴 것만으로도 이렇게 인상이 달라지는구나.


츠구미는 열차의 유리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언뜻 보기만 해도, 평소의 츠구미로는 보이지 않는다. 안경 효과는 뛰어나, 오늘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 점에서는, 메부키의 초이스가 정확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츠구미는, 차가워진 한 손을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손가락 끝에 닿은 것의 존재를 떠올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의 선의는 고맙지만, 이런건 받아도말이지.



메부키와 같이 안경을 사러갔을 때 「요즘은 뒤숭숭하니까」라며 그녀가 손수 만든 호신 굿즈를 몇 개 건네받은 것이다. 하나하나는 구슬 정도의 크기로 운반하기 쉽지만, 내용물이 끈끈이나 연막 등 사용하기 곤란한 물건들로, 솔직히 필요 없는 것을 강요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일단 인체에 영향이 없는 소재 같으니, 쓰면 쓰는대로 다른 문제가 일어날 것 같다.


오늘도 원래는 집에 두고 올 생각이었는데, 츠구미가 눈치 챘을 때는 상의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아마도 치도리가 몰래 넣었을 것이다. 어쩌면, 메부키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츠구미와 단둘이서 놀이공원에 오는건 처음일지도 몰라. 왠지 이상한 느낌."



츠구미가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자,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즐거운듯이 웃었다.


――확실히 듣고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함께 쇼핑같은걸 한 적은 있지만, 이러한 레저 시설에는 간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보호자의 동반이 없기 때문에 멀리 나갈 수 없었고, 중학교에 올라서 행동범위가 넓어져도, 사춘기나 주위의 눈도 있어서, 이렇게 둘이서 놀러 나가는 것 자체가 적었다. 오히려 성적을 비교당하는 것이 귀찮아서, 츠구미 자신이 치도리와 함께 행동하는 것을 피하던 적도 있다.



――어렸을 때는, 치도리가 내 세상의 중심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쓰게 웃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기대되네, 놀이공원."


"응, 정말로 기대돼!"





◆◆◆




――텐마 놀이공원. 그 놀이공원은 연간 2백만명 정도의 방문을 계획하고 만들어진 신진기예의 시설이다.


입구에서 받은 팜플렛에 의하면, 동화를 축으로 한 팬시 요소와, 어른도 즐길 수 있는 미스터리의 수수께끼 요소를 복합한, 새로운 감각을 맛볼 수 있는 테마파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과하게 집어넣은 것은 아닐까.



"처음에는 중앙의 광장에서 세레머니가 있는것 같네. 뭐, 프리 오픈이니까 어쩔 수 없나."



츠구미는 팜플렛과 함께 받은 예정표를 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세레머니 시작은 15분 후. 그리고 대략 30분 정도에 높은 사람의 인사말과 퍼레이드를 본 후에야, 겨우 어트랙션이 해금되는 것 같다.



"딱히 기다리는건 상관없지만, 이렇게도 추우면 조금 그렇네…… 적어도 세레머니가 밖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치도리는 추운 듯이 두 손을 비비며 하아, 하고 하얀 숨을 내쉬었다.


……무리도 아닐 것이다. 이 1월에서 2월은 일년 중 가장 추운 시기에 해당된다. 츠구미는 그렇게까지 신경쓰지는 않지만, 여성에게 있어서 이 추위는 꽤 고역일지도 모른다.



"내 목도리 사용해도 돼, 자."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대답도 듣지 않고 치도리의 목에 감았다. 어차피 평범하게 물어보아도, 사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멋대로 착용시키는 편이 편하고 좋다.


치도리는 미안한 듯 미소를 지으며, 감싸진 목도리를 만지며 감사의 말을 했다.



"……응. 미안해, 나중에 꼭 돌려줄게."


"걱정하지 마. 난 별로 그렇게까지 춥지 않으니까."



만약 추워진다 해도, 매점에서 목도리를 팔고 있을 것이다. 비쌀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시설은 모든것이 비쌀 것이니, 체념한다.



"그러고보니, 오늘 여기 아는 사람도 오는것같아."


"같은 반 사람?"


"아니, 저번에 입원했을 때 알게 된 애야. 선이 가늘어 보이니까, 붐비면 안보일지도."



츠구미가 그렇게 대답하자, 치도리는 긴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설마, 여자야?"


"아아, 응. 그 아스카 학교의 학생이래. 교외학습의 일환이라니, 아마 교복을 입고 있을테니, 보면 알 수 있어. ……왜그래? 왠지 이상해 보이는데."



왜인지 치도리로부터 묘한 압력이 느껴져, 츠구미는 멈칫했다. ……그렇게 이상한 말을 한걸까.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치도리는 고개를 저었다.



"으응, 뭔가 좀 놀래서……"


"엣, 놀랄일인가?"



――설마 치도리는, 츠구미에게는 학교 관계자 이외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대체로 틀리지는 않지만, 집안으로부터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은 역시 마음에 와 닿는다.



츠구미는 내심 낙담하면서도, 마음을 가다듬고 웃으며 말했다.



"뭐, 초등학생이 모여있는 곳에 일부러 말을 걸라 가지 않을테니까, 그런건 안심해 줘. 손을 흔들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츠구미의 말에, 치도리는 크게 눈을 뜨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 아는 사람이 초등학생이야?"


"응? 그런데."


"그래, 그러니까 교외학습…… 이라고 하는것은, 전부 나의 착각……"



치도리는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치도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치도리는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미묘한 얼굴을 하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어떻게 된 일인거지.


그 후, 치도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행동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까의 화제는 더 이상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것 같았다. 딱히 츠구미도, 이타도리에 관해 이것저것 이야기 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깊게 추궁당하지 않는 것은 고맙다.



――그리고, 세레머니의 인사가 시작되고, 그대로 퍼레이드로 이행하려던 그 때,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휴대폰에서 요란한 소리의 경보가 울려퍼졌다.



"뭐, 뭐야!?"


"설마 마수? 에―, 거짓말이지 이 타이밍에!?"



그런 목소리가 주변에서 들려온다. 츠구미는 불쾌한 얼굴을 하면서 핸드폰을 꺼내, 경보의 화면을 확인했다.



"――지금부터 한시간 후에, D급의 마수의 내숩인가.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걸까."


"정말 그렇네…… 다음에 같이 액막이라도 갈래?"


"그게 좋을지도 모르겠는걸."



츠구미와 치도리는 얼굴을 마주보고, 고개를 숙였다. 이전의 하코네에 이어, 이번 놀이공원에서도 마수가 나타나다니, 아직 D급이므로 괜찮긴 하겠지만, 마수가 제대로 퇴치될 때까지, 이 근처에 발을 디딜 수 없게 된다.


짧게 잡아도, 관광 명소에서 놀 수 있는 것은 지금부터 2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할래? 한번 여기서 나갔다가,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돌아올까?"


"그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역시 2시간동안 입구에서 기다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치도리는 슬픈듯이 그렇게 말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 모습을 보고, 츠구미는 괜스레 미안해졌다. 슬프게 하려고 권유한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왜 오늘에 한해서 마수는 여기에 나타나려고 하는 것일까. 그 밖에도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있을텐데.



핸드폰에 온 속보에 의하면, 아무래도 출동하는 마법소녀가 결정된 것 같다. 그 아이는 정부 소속의 마법소녀가 아니라, 재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같다.


활동 개시는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와 비슷한 시기로, 토벌 건수는 E급이 2건에 D급이 1건. 전적에 약간의 불안은 남지만, 정부도 만약을 위해 예비 마법소녀를 보낼 것이니, 그렇게까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판단해, 츠구미와 치도리는 스탭이 유도하는대로 게이트가 있는 동문으로 발을 내디뎠다. 도중에 남쪽에 있는 게이트로 향하는 아스카 학교의 교복을 입은 잡단을 발견했지만, 이타도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 중에서도, 오늘의 이벤트를 순수하게 기대하고 있던 아이들도 있겠지. 불쌍하지만, 빨리 마법소녀가 마수를 쓰러뜨리기를 기원하는 수밖에 없다.





◆◆◆




"……좀처럼 줄이 빠지질 않네."



츠구미는 멀리 보이는 게이트를 노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게이트 부근에 도달한 것은 좋지만, 줄이 거의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아마 재입장을 위한 수속 준비가 힘든거겠지. 봐봐, 이 인원수니까."


"그렇겐하지만 말이야. 지금 모두 위기감이 부족한 것 같아."



――마수의 출현까지 이동하는 것이 늦더라도, 보통 인간은 결계에서 튕겨나가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느릿느릿하게 피난을 소홀히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람들이 마법소녀를 신뢰한다고 해도, 혹시나 하는 것이 있다. 최소한의 위기 관리 정도는 제대로 해야한다. 지금까지 호되게 당해온 츠구미이기 때문에, 강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진짜, 츠구미는 너무 걱정이 많다니까.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아직 30분이나 있으니까 괜찮아."



――치도리가 그렇게 대답하는 순간, 옆에 있던 아이가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 엄마!! 저기봐봐, ――커다란 무지개가 있어!"


"……무지개?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그 말에, 츠구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기서 츠구미는, 믿을 수 없는것을 보게 되었다.



――하늘에 떠 있던 것은, 무지개가 아니었다. 오로라가 뒤범적이 된 것 같은, 경계의 뒤틀림. 그 광경을, 츠구미는 질릴 정도로 알고 있었다.



"……어, 라? 왠지 시야가 흔들려."



그러자, 옆에 있던 치도리가 이마를 누르며, 휘청거리듯 츠구미의 팔에 매달렸다. 괴로운 듯이 눈을 깜빡이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팟, 하고 온몸의 핏기가 가신다. 그런 일이, 있을 리 없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츠구미는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할 수 없었다.



――치도리의 그 모습은, 마치 마법소녀가 결계를 칠 때의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읏, 치도리!!"



그렇게 외치고, 치도리의 손을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작은 비명과, 희미하게 저항하는 듯한 움직임을 느꼈지만, 그런 것을 신경쓸 수 없다.



"왜, 왜? 무슨일이야?"



치도리는 얼굴을 붉히며 츠구미의 몸을 밀려고 했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지금 이 손을 놓아버리면, 분명 츠구미는 평생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치도리에게 이어지듯, 고요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한 시야에 안도하면서, 츠구미는 토해내듯이 말했다.



"……내가 지켜줄테니까."



마치 맹새하듯, 츠구미는 그렇게 말했다.



아마 사태는, 최악의 케이스로 향하고 있다. 어째서, 왜 자신들이, 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을 억제하고, 츠구미는 치도리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벨의 도움을 받기 전――가고일에게 살해당할 뻔할 때 느꼈던 절망을, 츠구미는 지금도 어제의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치도리에게 안겨줄 수는 없다.



――비록 상대가 마수라 할지라도, 절대로 치도리만은 도망치게 하겠다.



"내가, 절대로 너를 지켜줄테니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츠구미와 치도리는 그 자리에서 소실되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마수의 출현으로, 갑작스럽게 전개된 결계에 연루된 인원은, 현 시점에서 여섯명. 과연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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