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2장 38. - 갇혀버린 사람들

by 린멜 2019. 9. 30.


38. 갇혀버린 사람들




――츠구미가 다음에 눈을 떴을 때,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은, 한 명도 남김없이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니, 츠구미들 쪽이 이동한 것이겠지.


주위를 둘러보니, 건물의 배치나, 간판의 글씨가 반전해 있는 것이 보였다. ――마법소녀의 결계 내는, 현실세계의 거울 사본이다. 즉 이곳은, 마수가 활보할 위험지대인 것이다.



츠구미는 혀를 차고, 경계하면서 낌새나 소리를 살폈다. 만약 이런 곳에서 습격당한다면, 지금의 츠구미로서는 맥도 못 쓴다.


이전에, 마법소녀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공식 사이트를 보고 알게 된 일이지만, 마법소녀의 결계에 평범한 사람이 휘말리는 경우는, 확인할 수 있는 건만 연간 30건 정도 일어나는 듯 했다. 츠구미와 같이 발각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하면, 더 많아질 것이다.


말려드는 사람은 모두 젊은 여성으로, 그들 누구나 마법소녀로서 높은 적성을 가지고 있다. 예외는, 그야말로 츠구미 정도일 것이다.



……치도리가 마법소녀의 적성을 가지고 있단 것은, 츠구미도 어딘지 모르게 알고는 있었다


그렇다기보다는, 남자인 츠구미에게 적성이 있는데, 쌍둥이인 치도리에게 적성이 없다는 것은 보통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결계내에 같이 들어온 것은 행운이었지만, 확실히 말하면 여기서 츠구미가 할 수 있는 것은 적다. 이 안에서는, 츠구미는 마법소녀로서의 힘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치도리에게 보이지 않게, 실을 내 보려고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봤지만,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벨에게 미리 듣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정말로 힘을 쓸 수 없는 것 같다.


―애초에 결계란, 마법소녀와 계약한 신이 만들어낸 일종의 신역이다. 그런 장소에 다른 신과 계약한 마법소녀가 끼어들면, 몸속의 신력이 반발해, 제대로 능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벨은, 실이나 전이라고 하는 통상 스킬은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결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투명화, 폭식 같은 스킬은, 무리를 하면 사용할 수는 있다고는 했다.


사람에 따라 그 부작용은 다른 것 같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겪게 될 것 정도는 각오하는 것이 좋겠지.


……이 대화를 할 때는 「또 말려들다니, 그럴 리는 없겠지」라며 웃어넘겼지만, 이제 와서는 좀 더 진지하게 들어둘걸 후회하고 있다.



게다가 츠구미의 경우, 결계내에서 투명화 등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 번 여성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중 의미로 부하가 크다.


하지만, 어느 쪽의 스킬도 공격용의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말해 별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숨어있는 동안에, 정규 마법소녀가 마수를 쓰러뜨리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츠구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말려든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던 치도리가, 천천히 눈을 떴다.



"여긴 대체 뭐야……? 다른 사람들은 어디갔어?"



그렇게 말하며, 치도리는 고통스러운 듯 이마를 손으로 누르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아직 이동할 때의 위화감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츠구미가 이전에 결계에 말려들었을 때는, 위화감도 없이, 어느새 결계 안에 있었는데, 아마도 개인차가 있는 것이겠지.



"――여기는, 마법소녀의 결계 안이야. 우리는 말려든거야. ……일단 이동하자. 이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해."



츠구미는 혼란스러워하는 치도리의 손을 당기며, 건물이 있는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대로 길 한복판에 있으면, 마수에게 들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태평하게 이 자리에서 설명할 겨를이 없다.



"어떻게 츠구미는 그런걸 알고 있는거야? ――마치, 이전에도 말려든 적이 있는 것처럼."



한동안, 치도리는 당황하면서도 츠구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지만, 이윽고 견딜 수 없어졌는지, 그런 의문을 제기해 왔다.


츠구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조금 망설였지만, 서투른 거짓말을 해봤자 치도리에게는 들통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진실을 섞어서 이야기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치도리에게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전에 한 번이지만 이런 식으로 결계에 휘말린 적이 있어. 그 때, 자세히 다른 사람에게 들었는데――"



그리고 걸으면서 현황을 설명하자, 치도리는 얼굴이 파래져 입을 열었다.



"즉 우리는, 마법소녀가 마수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수 없는거네……"



――마수와 같은 공간에 있다. 그것은 치도리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공포일 것이다. 츠구미는 위로하듯 치도리의 등을 받치며, 기운 내듯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D급 마수같은건 분명 금방 마법소녀가 쓰러뜨릴거야. ――일단, 싸움에 말려들지 않게 어딘가에 숨어있자. 응?"



D급의 마수는, 보통의 마법소녀에게 있어서는 그렇게까지 난이도가 높은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비록 마법소녀에게는 쉬운 상대라 해도, 대항 수단이 없는 평범한 인간들에게는 충분한 위협이 된다. 과거, 같은 D급의 가고일에게 츠구미가 살해당할 뻔 했을 때처럼.



"그건 그렇고, 사람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왜 우리만 말려든걸까?"



그렇게 말하고, 치도리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의 설명에서, 마법소녀의 적성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란을 부를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결계에 말려드는 것은 아니며, 애시당초 적성이 있는 인간의 절대수가 적은 것이다. 이번 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특이 케이스일 뿐이다.



게다가, 남자인 츠구미에게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다고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사소한 의문으로부터, 하가쿠레 사쿠라와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글쎄, 소문으로는 죽을 뻔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던가,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는 사람이라던가가 말려들기 쉽다고 하는거 같아. 하지만 실제로는 어떠려나? 내가 여기 있을 정도고, 의외로 적당적당인 걸, 지, 도……"



거기까지 말하던, 츠구미는 무심코 손으로 입을 눌렀다. 아주 중요한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어째서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을까


마법소녀로서의 적성. 이 놀이공원에 와 있을 이타도리는, 그 병실에서 뭐라고 말을 했지?



――『학교 개학 이래의 마법소녀적성』이라고 말 했잖아!!



오히려 그렇게 높은 적성을 가진 아이가, 말려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그 사실을 깨닫고, 츠구미는 입술을 깨물었다.


――구하러 가야 한다. 마음은 그렇게 호소하지만, 이성이 그것을 방해한다. 츠구미 혼자라면 어떻게든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에는 치도리가 있다. 서투른 행동을 취할 수 없다.



――치도리의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타도리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인가.



……놀이공원은 넓다. 마법소녀가 제대로 마수를 상대한다면, 어딘가에 숨어있는 동안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이타도리가 혼자일 때, 마수가 덮친다면?



치도리는 한 번, 이타도리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좋지 않다고 단념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런 의리없는 짓을, 츠구미는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츠구미는 치도리의 곁을 떠날 수 없다. 그것만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뭔가 따뜻한 것이 츠구미의 뺨에 닿았다. ――치도리의 손이었다.


치도리는 무엇인가 확신을 가진 눈으로 츠구미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네, 라는 듯이 쓰게 웃었다.



"――뭔가 신경쓰이는 것이 있는거지? 나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제대로 이야기 해 줘. 괜찮아. 나도 평상시에는 제대로 단련하고 있으니까, 만약의 때는 민폐끼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그런 괴로운 표정으로 고민하지 말아줘."



그 치도리의 말에, 츠구미는 눈을 떴다. 치도리는, 아무것도 자세한 것을 모를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각오를 다진 듯이 조용히 츠구미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만, 있는게 아닐지도 몰라."



츠구미는 무언가 망설이듯 눈을 내리깔고, 치도리의 손을 잡고, 용서를 구하듯 입을 열었다.



"――치도리. 상담할 게 있어."





◆◆◆





――무엇인가 이상하다.



이 천마 놀이공원에 결계를 친 마법소녀 ――다카사키 쿠루미는, 가슴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위화감에 당황하고 있었다.



당초의 예정보다 빨리 나타난 마수는, 3미터 정도의 크기로, 붉은 도깨비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다카사키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싸움을 개시했지만, 그 도깨비는 D급 치고는 너무나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전투 경험이 적은 다카사키에게 있어서는, D급의 마수는 아직 강적 부류에 속한다. 이전에 한 번 만난 D급 마수는 몸집이 더 크고, 느껴지는 중압감도 월등했다.


그런데도, 이 눈앞에 있는 도깨비는 단조로운 공격을 반복할 뿐, E급의 마물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의 실력차였다. 적이 강하기보다는, 약한 쪽이 마음이 편한건 맞지만, 이래서는 맥이 빠진다.



――어쩌면, 시간을 앞당겨 출현한 데 따른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다카사키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확증은 없었다. 이런 때에 계약신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기대할 수 없다.


다카사키의 계약신은 다른 사람에게 모습을 보이는 것이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계약하고 있는 다카사키조차 연락사항 이외의 대화를 한 적이 없다.



――하가쿠레 사쿠라가 부러운걸


다카사키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분명 자신의 계약신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영상에서도, 평상시에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같은 시기에 마법소녀를 시작한 다카사키와는 많이 달랐다.



오늘 역시, 갑자기 「여기에 마수가 나타날테니, 지금부터 가라」라고 해서, 반강제적으로 이 놀이공원으로 온 것이다. 하지만 다카사키에게 있어서, 계약신은 생명을 구해준 은혜가 있는 상대다. 불평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렇게나 남과 대우가 다르면 싫어진다.



―이런 일, 빨리 끝내고 돌아가자.


불행 중 다행인지, 계약신은 돈에 흥미가 없는지, 보상금은 모두 다카사키의 손으로 들어온다. 재야의 마법소녀가 받는 D급의 포상금은 350만 엔. E급의 5배이다. ……묘한 위화감은 남아있지만, 상대가 약해서 럭키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다카사키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앞에서 마구 곤봉을 휘두르는 도깨비에게, 밀어붙이며 공격을 가했다. 장소가 놀이공원이라는 점도 있기에, 싸움을 오래 끌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수가 쓰러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폐를 끼칠 수는 없다.



그 공격으로 목에 깊게 베인 상처를 입은 붉은 도깨비는, 대량의 피를 뿜으면서 땅에 쓰러졌다. 다카사키는 그 모습을 보면서,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일단은 이것으로 일단락이다.



――자, 결계를 해제하자.



그리고 다카사키가, 계약신에게 결계를 해제하도록 큰소리로 부르려고 한 그 때, 몸을 커다란 것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전신이 부서지는 듯한 아픔과, 튕겨나가는 듯한 부유감을 느꼈다.



통증과 함께 가볍게 의식이 날아가며, 시야가 어두워진다. 그리고 다카사키가 깨달았을 때에는, 자신의 몸에서 대량의 피를 흘리면서 땅을 구르고 있었다.



――대, 대체 뭐가!?



아픔을 참고, 동요하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다카사키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들었다. ――그곳에는, 이쪽을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는 파란 도깨비가 서 있었다. 붉은 도깨비의 시신은 아직도 멀리에 나뒹굴고 있다. 즉 다카사키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은, 2체째의 마수다.



"어째, 서? 그렇지만 마수는, 한 번에 1체 뿐일텐――!!"



다카사키가 말을 끝까지 하기 전에, 파란 도깨비는 검은 쇠몽둥이를 똑바로 내리찍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치명상은 주지 않고, 손발만 으스러지도록 파란 도깨비는 공격을 반복한다.


그리고 신음소리를 내뱉을 뿐, 움직일 수 없는 인형이 된 다카사키를 언뜻 보고, 흥미를 잃은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튀어나온 피를 흠뻑 뒤집어 쓴 파란 도깨비가 향하는 곳은, 남쪽 입구라고 쓰여져 있는 간판이 있는 방향――결계에 말려든 다른 피해자들이 숨어있는 장소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