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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2장 42. - 육화의 두 사람

by 린멜 2019. 10. 4.


42. 육화의 두 사람




"마법소녀가 행동불능, 이라고?"



츠구미는 소녀들――육화의 두 사람에게 전해진 현 상황에 현기증이 났다.


――육화의 두 사람이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경악인데, 믿고있던 마법소녀가 벌써 당했다니. 충격이 너무 커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평범한 마법소녀가 아니라, 그 육화이다. 어쩐지 낯이 익다 했다.


일반인에게는 구름 위 같은 존재가, 츠구미들의 앞에 서 있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운데, 협력을 구하다니 전대미문의 일일 것이다.



경악하는 츠구미들에게, 육화의 두 사람은 말을 이어나갔다.



"정확하게는, 죽어가는 도중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지. 앞으로 몇 시간이야. ――가능하다면, 그 전에 결말을 내고 싶어."


"……일반인이 결계내에 있다면, 진심으로 도망쳐 시간을 끄는 것이 정답이겠지만말야.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가 죽어가는것을 못 본 체 하기 위해서 마법소녀가 된 건 아니니까. 살릴 수 있다면 돕고 싶어."



육화의 두 사람――스즈시로와 미부는, 미안한 듯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츠구미들을 우선하는 것이라면, 그 죽어가는 마법소녀를 버리고――혹은 체념시키고 대기하고있는 마법소녀에게 마수를 쓰러뜨리게 하는 것이 스마트한 해결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말도 츠구미는 이해할 수 있었다.



――마법소녀란,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존재이다. 그들의 일은 어디까지나 마수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같은 마법소녀라고 해도, 못 본 체 하는 것은 주의, 혹은 신념에 반하는 일일 것이다.



……딱히 츠구미라고 해서, 그 마법소녀가 죽었으면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구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제일이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협력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나 크다.


왜냐하면, 그녀들도 츠구미와 마찬가지로, 마법소녀로서의 힘을 봉쇄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로 활동할 수 없는 그들이, 육화라고는 해도 지금은 여타 여고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력으로 따지기엔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너희들은 마수와 싸울 수 있는거야? 육화 정도의 마법소녀가 있다면, 우리들은 오래전에 구출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미안하다. 우리는 다른 마법소녀의 결계속에서는 힘을 제안받고 있어. 평소와 같은 활약은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츠구미가 확인을 위해 그렇게 묻자, 미부는 숨기지 않고 분명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알고는 있던 일이지만, 이로써 이 자리에는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이건 사실상 외통수 아닐까.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두 사람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었다.



"그, 런. 당신들은 육화잖아요?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절망한 듯, 유메지가 두 사람에게 큰 소리로 따졌다. 치도리는 그녀를 절제하듯이 어깨를 감쌌지만, 그 표정은 깊은 불안을 품고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은걸까요. 협력이라고 해도, 가능한 일 따윈……"



치도리가 그렇게 말하자, 스즈시로는 작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협력이라고는 하지만 너희들이 마수와 싸우는건 아니니까. 우리가 자리를 잡을때까지, 유리 짱과 함께 마수를 교란했으면 좋겠어."


"교란?"



츠구미가 그렇게 되묻자, 스즈시로는 작은 병을 두 개 꺼냈다.



"여기에 마수에게 효과가 있는 독약이 있어. 이것을 마수에게 뿌린……으응, 마시게 한다면, 나머지는 우리 스킬로 어떻게든 할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실행은 전부 내가 할거야! 너희는 멀리서 돌을 던져 마수의 시선을 끌거나, 란 짱에게 연락을 하러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렇다면 위험은 없겠지?"



육화의 두 사람은, 답을 기다리듯 츠구미와 치도리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렇다면 나쁜 제안은 아니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점이 있다.



츠구미는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 스킬은 정말로 쓸 수 있는거야? 아까의 말 하는걸 보면, 이 결계 내에서 마법소녀로서의 힘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것 같은 말을 했지만."



문제는 거기에 있다. 스킬을 사용하는 전 단계에서조차, 츠구미는 참지 못하고 구토할 뻔 했으니까. 그녀들이 지게 될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작용의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경솔하게 떠맡고 「역시 안되네」라고 말해버리면 곤란하다.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스즈시로는 자신의 왼손을 바라보며, 방황을 끝낸 듯한 맑은 눈으로 츠구미 쪽을 향했다.



"문제 없어. ――절대로, 해내고 말테니까."



그 기백에 눌려, 츠구미는 자기도 모르게 멈칫했다.


――이것이, 육화의 관록인가. 츠구미처럼 얼떨결에 마법소녀가 된 자와는, 확실히 각오의 질이 다르다. 사람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 소중한 사람만을 우선시해 생각해 버리는 츠구미와는 크게 다르다. 츠구미는 그것이 부럽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이 나라에 사는 인간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마법소녀――그것은, 바꿔말하면 나라를 위한 노예에 불과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말로 장식해도, 수많은 신들에게 소녀들을 내밀어 싸우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재야로 활동하는 츠구미는 져야 할 의무도 가볍지만, 정부 소속의 마법소녀를 짓누르는 중압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육화인 그녀들은,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마음의 버팀목으로 삼고 싸우고 있는 것일까. 츠구미에게는 그것이 이상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답은 나왔어? 시간도 없으니까 가능하면 서둘러줬으면 좋겠는데."



미부가 배후의 방향을 걱정하면서, 서두르듯 그렇게 말했다. 아마도, 도깨비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녀도 마수의 기색을 알아차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나는 별로 상관없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협력하겠어. 하지만, 나머지 세 사람은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를――"



츠구미가 말을 이어가려고 할 때, 치도리가 가로막듯 말했다.



"아니. 나도 협력할게."


"하지만, 치도리."


"내버려두면 츠구미는 또 무리할거잖아. ……난 아까의 일을 용서하지 않았으니까."



앙심이 남은 듯이 말하는 치도리에게, 츠구미는 어색한 듯 눈을 돌렸다. 아무래도 유미지를 밀어붙여놓고 같 것에 대해 상당히 화가 난 것 같았다.



"이야기는 정리됐어? 그럼, 작전의 개요를 전해줄게."





◆◆◆





"정말로 너희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해. 원래라면, 이런 일에 일반인을 끌어들여서는 안 되기도 하고.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나중에 사례는 꼭 지불할게. 이래봬도 나는 봉급이 높으니까!"



미부와 치도리, 그리고 츠구미 세 명이 마수에게 향하던 중에, 미부가 그런 말을 꺼냈다.



"보수는 필요 없어요. 긴급사태이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니, 정부 소속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마법소녀가 폐를 끼친거니까, 그만큼의 보상은 필요하잖아? 모처럼 놀러왔는데, 강제로 공포 어트랙션에 휘말린 것 같은거니까. ―…그리고, 딱히 경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내가 연하니까. 너무 존경받아도 곤란해."


"그건, 그. 육화인 미부 씨에게, 그런 식으로 스스럼없이 대할 순 없어요."



치도리가 당황한 듯 그렇게 말하자, 미부는 호쾌하게 웃었다.



"그렇게 분발할 필요는 없는데. 육화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저 마수를 베고 있을 뿐이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렇게까지 자부심 높은 신념은 가지고 있지 않아."



미부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에 찬 짧은 칼을 들고 즐거워 보이듯 웃었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마수와 만날 기회는 거의 없어. 실력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도전해. 란 짱은 그렇게 말했지만, 내가 쓰러뜨려 버려도 상관 없을 것이기도 하고!"



그 어조는 가볍고, 앞으로 맨몸으로 마수에 도전하는 모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TV에서 보던 대로의 【미부 유리에】의 모습으로, 츠구미는 자기도 모르게 의아하게 그녀를 응시했다.



"왠지, 꽤 여유가 있는 느낌이네. 반대로 스즈시로 씨 쪽은, 왠지 무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잠깐, 츠구미."



츠구미의 말에, 치도리는 작게 소리를 질렀지만, 미부는 신경쓰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



"란 짱은 저렇게 보여도 성실하니까 말야. 나는 기본적으로 마수를 베는것 그것만으로 좋으니까, 그다지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않지만."



포연히 그렇게 단언하는 미부에게, 츠구미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를 『마수를 양단하는 것만이 사는 보람인 인격파탄자』라고 야유하는 사람이나, 그 중에는 『시구루이』라며 공포를 담아 부르는 사람도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평상시와 같은 멘탈로 있을 수 있는 것은, 이제와서는 재능일 것이다.



"……왜 그렇게 마수를 베는 것에 집착하는거야?"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미부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잘라도 좋은것이, 마수뿐이기 때문일까."


"그건, 어떤 의미로――"



츠구미가 말을 이어가려 했을 때, 길의 깊숙한 곳에서 천천히 푸른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도깨비의 얼굴은 분노 일색으로 얼룩졌으며, 두려움을 돋보이게 했다. ……아무래도 츠구미의 바이크 습격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치도리는 도깨비를 보고 작은 비명을 질렀지만, 꿋꿋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똑바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츠구미로서는 도망쳐 주는 편이 감사했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여차하면, 츠구미가 몸을 던져서 지키면 되는 것이다.



"――응? 아무래도 행차한 것 같네. 잘 부탁할게."



미부는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들에게 신호를 보내며, 짧은 칼을 뽑으며, 사납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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