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검은 의혹
츠구미는 구급대원에게 보호된 후, 부상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피부가 약간 긁혔을 뿐이라지만, 다친 곳은 머리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나중에 후유증이 없다고는 확정할 수 없었다.
정부로서도 모처럼 살아난 피해자를, 사소한 미스로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송 시에는 상당히 정중하게 다루어진 것 같다.
다른 멤버들도 똑같이 정부 지정 병원으로 옮겨졌다. 장소는 공교롭게도, 지난달까지 입원했던 병원이다.
다치지 않은 치도리나 유메지도, 혹시를 위해 검사를 받는 겉 같았다. 그 후에는 개별적으로, 정부로부터의 청취 조사가 있다고 했지만, 부상이 심한 츠구미나 이타도리는 후일로 돌린 듯 하다.
자세한 부분은 육화의 두 사람이 설명할 것이다. 츠구미는 두 사람이 의식을 잃었을 때를 보충하면 되는 것이다.
다행이, 이번 일로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엉망진창이 됐던 마법소녀도, 마수가 쓰러짐으로써, 어느정도 회복된 것 같다. 단지 결계에 회수된 자원이 부족해, 완쾌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한탄하고 있었지만,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 것이다.
츠구미가 입은 머리의 상처도, 검사 결과, 뇌나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을 알았다. 상처 자체도 그렇게까지 깊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출혈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는 링거를 맞으며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무사히 종식됐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세간의 반응이다.
병원 안은 완전 격리 상태이며, 전혀 바깥의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 벨도, 한마디 「조금 교섭에 갔다오지」라고 말한 채 돌아오지 않았다. 궁금해서 어쩔 수가 없다.
――하가쿠레 사쿠라의 정체는 세간에 발각되지 않았을까. 치도리의 계약신은 츠구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런 불안이, 빙글빙글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자신의 행동에 후회는 없지만, 앞으로의 생활을 생각하면 상당히 우울했다.
"이런이런, 꽤나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잖아. 모처럼 살아났는데, 그런 얼굴을 하면 안되지."
"……아사쿠라 선생님?"
그렇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이전 입원 때에 츠구미를 담당한 연배의 남성 의사였다. 덧붙이면, 이 병원의 부원장이기도 하다.
그의 전공은 본래 정신과일 테지만, 어느새 츠구미의 담당 의사와 같은 입장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번 입원 시에 경영자의 친척인 메부키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귀찮은 환자라고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츠구미도 긴장하고 응대했지만, 퇴원할 무렵에는 그에 대한 취급이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병문안 과일을 마음대로 먹는 의사는, 아무리 위대해도 역시 그렇게까지 존경할 수 없다.
단 아사쿠라 자신은 꽤 우수한 의사이며, 다른 분야의 치료나 진단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의 가벼운 태도 때문에 미덥지는 못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상한 진단을 받은 기억은 없다.
"무슨 일이세요, 선생님. 혹시 한가하세요?"
츠구미가 귀찮은 듯이 말하자, 아사쿠라는 부자연스레 분개하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네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휴가중에 일부러 와 준건데."
"에에……?"
――이 할아버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거야.
츠구미는 기가 막힌 얼굴로 아사쿠라를 올려다보며, 당황한 목소리를 냈다. 분명 농담이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왠지 모르게 그에게는 손자처럼 귀여움받고 있는건 이해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어떤 말을 돌려주는게 정답일까.
그런 츠구미의 당황한 모습을 보지 못했는지, 치료를 담당하던 간호사가 끼어들었다.
"아사쿠라 부원장. 오늘은 원래 낮부터 출근했잖아요? 너무 애들을 놀리면 안되요."
"이런이런. 가벼운 농담 차원이었네."
그렇게 말하며 아사쿠라는 어깨를 움츠렸다.
간호사는 기가 막힌 듯, 적당히 해 주세요, 라 말하고 병실을 떠났다. 아사쿠라와 단 둘이 된 츠구미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러 병실까지 만나러 와 준 것은 고맙지만, 피곤할 때에 그를 상대하는 것은, 조금 힘이 든다.
하지만 낮부터의 출근이라고 하는 것은, 오전중에 뉴스 하나 정도는 봤을지도 모른다. 츠구미는 그렇게 생각해, 아사쿠라에게 물었다.
"저기, 선생님. 저나 치도리가 말려든 사고, 무슨 뉴스같은 곳에 나왔나요?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저와 치도리의 이름이라던가 나오진 않았죠?"
"음, 나도 그렇게까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미디어에서도 이 사건은 꽤 떠들썩한 것 같아. 이 병실까지 소리는 들리지 않겠지만, 병원 밖은 보도진이 산더미처럼 있어. 육화가 둘이나 있으니까 모이는 것도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들도 소란피울거라면 장소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었으면 해."
아사쿠라는 지친 모습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을 계속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밖에서 한바탕 분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뭐, 안심해도 돼. TV에 나오던 영상은 노이즈가 심했으니까. 결계에 이물――다른 사람이 말려들면 투영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서, 제대로 된 영상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 게다가 너희들이 찍혔던 부분도, 육화의 두 사람 이외에는 초상권을 고려해 제대로 모자이크가 걸렸으니까. 아는 사람이 아닌 한 누군지 모를거야."
"그, 런가요."
――노이즈인가. 그런 케이스도 있다고, 벨이 말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이전에 츠구미가 마수에게 습격당했을 때도, 특별히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때도 이번과 같이, 츠구미가 비쳤던 부분은 외부에게는 보이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사쿠라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치도리가 마법소녀가 되어버린 이상, 매스컴이 달라붙을 것이고, 정보는 간단히 누설될지도 모른다. 그 자리에 치도리의 동생인 츠구미가 있었다는 것은 곧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문제는, 츠구미를 하가쿠레 사쿠라와 연결할 사람이 있느냐이다.
이번에 변신했을 때는 투명화 스킬로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에, 여자의 모습 자체는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방심할 수 없다.
지금까지처럼, 남매나 친척으로 착각할 뿐이라면 아직 괜찮지만, 동일인물로 판단되는 것은 좋지 않다. 애초에 하가쿠레 사쿠라라는 존재는, 터무니없는 극약이다.
우선 첫번째, 들키면 츠구미가 사회적으로 죽는다. 딱히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꽤나 불합리한 이야기지만, 그것이 지금의 사회 현실이다. 여장남자로서 세간에 놀림을 당하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는, 조건만 충족된다면 『남자』라도 마법소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력의 수용체로서는 여자의 몸이 좋지만, 그 토대는 적성만 있다면 남자라도 상관없다. 이 사실은, 틀림없이 앞으로의 일본을 뒤흔드는 사태가 될 것이다.
――이 나라는, 완만하게 여성 우위의 사회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마법소녀가 여자밖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고, 신을 섬기며,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최근 30년은, 그 중요한 역할을 모두 일부 여성들이 맡고 있다.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우위가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정부로서는, 마법소녀를 군인이라기보다는, 아이돌처럼 별도의 차원의 존재로서 선전함으로써, 적성이 없는 일반인으로부터의 반감을 막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굳이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불만을 딴데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육화의 선출이 인기투표인 것은, 단적인 예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미 완성된 사회에 『남자』의 존재가 더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츠구미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남자 마법소녀도 아이돌적 존재로 취급될지도 모르고, 절묘하게 유지되어가던 균형이 깨져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
……이런 귀찮은 일, 알고 싶지는 않았다. 마법소녀란 정말로 블랙한 존재인 것 같다. 어쨌든, 현 단계에서 츠구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내일 청취 조사에서 실언을 피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츠구미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자, 내일의 청취 조사를 염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사쿠라가 밝은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정부로서도, 이번 사건은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테고, 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어. 내일은 아는 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하면 괜찮을거야. 다쳐서 피곤할테니까, 오늘은 느긋하게 쉬어. 어짜피, 자세한 것은 거의 육화의 두 사람이 이야기 할 테니까. 그것도 그들의 일들 중 하나일테니."
"가능하다면, 청취 조사는 내일 치도리와 같이 받고싶었는데."
츠구미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아사쿠라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건 무리야. 네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러 간다면 가능하겠지만, 의사로서는 허락할 수 없어."
"뭐, 그렇겠죠."
정부가 서두르는 마음은 안다. 마법소녀뿐이라면 몰라도, 이번에는 일반인에게도 피해가 있는 것이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이레귤러한 피해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하늘의 틈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평온한 채로 있을 수는 없다―― 그런 기분이 든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에 마수를 제압한 건 너였지. 흥미 위주로 묻는건데, 지금 기분이 어때? 자, 난 이래뵈도 일단 정신과 의사잖아? 그 부분이 좀 신경이 쓰이는데, 어때?"
츠구미는 아사쿠라의 물음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떻냐, 라는 말을 들어도 특별히 생각나는 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자신의 손으로 고기를 자르는 감촉이 생각했던 것보다 불쾌했던 것 정도이다.
"어떻냐고 하셔도…… 제대로 쓰러뜨려서 다행이야,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는데요."
"흐음? 기분이 고양된다거나, 반대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거나 하진 않아?"
"아뇨, 딱히."
츠구미가 담담하게 그렇게 대답하자, 아사쿠라는 흠, 하고 입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PTSD의 기색이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오히려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요관찰이라고나 할까. ……덧붙여서, 넌 영웅이라던가에 흥미가 있어?"
"있어보여요?"
무서워하는 것처럼 그렇게 물어온 아사쿠라에게, 츠구미가 귀찮은 듯이 대답하자, 아사쿠라는 안심한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 다행이야. 영웅이 되길 바라는 아이는 감당할 수가 없으니까 말야. 너는 너인 채로, 평범한 날들을 살아갔으면 좋겠어. 비일상따위 사실 없는게 좋은거야."
"하아……? 잘은 모르겠지만, 평범한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는 생각해요."
여전히, 이 의사는 묘하게 난해한 표현을 쓴다. 말하는 것의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면 문제없을 것이다.
츠구미는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벨 님, 빨라 돌아오지 않으려나.
분명 벨이 돌아왔을 때는, 우선 설교로부터 시작되겠지만, 그래도 츠구미는 기다려졌다. 치도리나, 츠구미의 눈. 향후의 상담이나 방침 등,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다.
――이번 사건 때문에, 버림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츠구미는 작게 하품을 했다. 아무래도 피로가 한계에 달한 것 같다.
츠구미는 무언가를 계속 말하는 아사쿠라에게 등을 돌리고, 이불을 깊이 뒤집어썼다. 별로 대단한 것은 말하지 않았을 테니, 이제 자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츠구미는 꾸벅꾸벅 졸면서 눈을 감았다. 그렇게 의식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그리고 츠구미가 꿈속에 빠져들었을 때, 침대 옆에 앉아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던 아사쿠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츠구미의 잠든 얼굴을 응시했다.
"영웅인가, 혹은 시대의 파괴자인가. ――나나세 녀석도, 귀찮은 아이들을 억지로 떠맡겼구만."
그리고 아사쿠라는 킥 하고 웃으면서, 병실 문에 손을 내밀었다.
"잘 자게, 츠구미 군. 부디 좋은 꿈을 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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