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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2장 32. - 나쁜 아이들

by 린멜 2019. 9. 21.


32. 나쁜 아이들




――뚜벅뚜벅 하고 일부러 큰 발소리를 내며, 유키타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소리가 나면 누구라도 뒤를 돌아본다. 그것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소녀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 신경쓰지 말고 계속해도 돼. 난 그냥 지나가는 것 뿐이니까."



실실 경박한 미소를 지으며, 유키타카는 그렇게 말했다. 소녀들이 있는 골목 안에서는 역광때문에 표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녀들이 보기엔 기분나쁜 남자가 왔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자, 소녀들 중 리더격다운 아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지기 싫어하는 그 눈동자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뭔가요, 당신은"


"딱히? 그 아스카 학교의 아가씨들이, 이런 골목길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야. 이야~ 설마 그 명문학교 학생이 괴롭힘을 하고 있다니! 정말 세상도 끝장났구나!"



양손을 벌려, 마치 광대가 전설을 이야기하듯이 유키타카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유키타카의 기행에 기가 질렸는지, 둘러싸고 있던 여자아이들은 한발 물러선 모습으로 리더격인 아이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스카 학교. 그것은 이 근처에 있는 명문 아가씨 학교다. 그중에는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는 사람만을 모은 특별반이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진실은 분명치 않다. 유키타카는 아마 교복을 보고 판단했을 것이다.



"어머, 괴롭힘이라니 있을 수 없지요. 저희는 사이좋게 이야기하고 있었을 뿐이랍니다. ――그렇죠, 이타도리 양?"



그리고 리더격의 소녀는, 웅크리고 있는 여자아이――방금 전까지 폭행을 당한 아이에게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어깨를 움찔할 뿐 대답을 하지 않고, 아래를 향한 채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현실을 말해 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 소녀의 태도에, 리더격의 소녀는 눈썹을 찡그리면서, 「모르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 같네요.」라고 큰소리쳤다.



"사이좋게, 라. 요즘 초등학생은 상대방의 옷에 음료수를 부은 다음에 대화를 하는구나. 몰랐어."



그렇게 말하는 유키타카는 인위적인 웅덩이를 가리켰다. 그 중심에 있는 소녀의 머리카락은 촉촉이 젖어 있었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것을 보고 「사이가 좋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바보거나 매사에 무관심한 녀석 뿐일 것이다.



과연 불리하다고 생각했는지, 리더격의 소녀는 유키타카를 보고 작게 혀를 찼다.



"비록 그렇더라도, 당신과는 관계없는 일이겠지요?"


"뭐 그렇지. 그러니까 말했잖아, 계속해도 돼. 라고."



뻔뻔스럽게 그렇게 고하는 소녀에게, 유키타카는 방긋 하고 미소를 띄웠다.



"너희들은 너희들 나름대로의 신념을 가지고 이타도리 짱? 에게 이런 짓을 하고 있는거겠지? ――그럼 상관 없잖아? 누군가에게 거리낄 것 없이, 맘껏 괴롭히면 돼. 삶건 굽건 맘대로 하라고."



마치 성경을 읽는 것처럼, 유키타카는 그런것을 소리높여 고한다. 말하는 내용은 너무나 인도에서 벗어나 있어서, 올바른 사람이라면 귀를 의심할 것이다.



"아, 당신은 무슨 말을 하는――"



너무니도 이상한 유키타카의 모습에 기가 죽었는지, 지기 싫어하는 리더격의 소녀조차 엉거주춤했다. 그녀는 마치 미친 사람을 보는듯한 눈으로 유키타카 쪽을 응시하고 있다.


유키타카는 그런 몹시 두려워하는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웃고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말했다.



"뭐 그렇지만, 그것에 옳은지 아닌지를 결정하는건 내가 아니니까."



그리고, 유키타카는 츠구미가 있는 방향―― 골목에 인접한 빌딩의 2층 부분을 가리킨다.


여섯 쌍의 눈동자가, 빌딩의 창문으로 얼굴을 내민 츠구미에게 쏠린다. ――정확히는, 츠구미의 손에 들린 핸드폰 방향이지만.



츠구미는 흔들흔들 아래에 손을 흔들며,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이 정도의 높이라면, 아무런 문제없이 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탁, 하고 소리 없이 땅에 내려온 츠구미는, 들고있던 핸드폰을 흔들며, 이렇게 속삭였다.



"자, 똑똑한 너희들에게 한 가지 문제입니다. ――이 동영상, 언제부터 찍었다고 생각해?"



츠구미의 그 발언에, 소녀들의 얼굴이 파래진다. 마치 약한 자를 괴롭히는 기분이지만, 이 정도로 뜸을 들이는 편이, 그녀들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 전의 대화는 물론이고, 소녀들이 음료를 붙는 장면도 제대로 동영상에 찍혀 있다. 증거로서는 충분한 것이다. 밖으로 퍼졌을 때의 데미지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학교에라도 말할 생각인가요? 좋을대로 하세요. ――그 정도, 어떻게든 될테니까요."



얼굴을 분한듯이 일그러뜨리면서도, 리더격의 소녀는 의연하게 그렇게 단언했다. 아스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시점에서 그만한 집의 아가씨인 것은 확실하지만, 저 말투를 보면, 그 중에서도 권력을 가진 집의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런 소녀를 보고, 유키타카는 즐거운 듯이 입을 열었다.



"학교에는 말하지 않아. 왜냐면 그런건 재미없잖아?"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요? 제 아버지를 협박하시려는 건가요? 그 때 따끔한 맛을 보는 것은, 어느 쪽일까요."



풋, 하고 소녀는 미소를 띠었다. 자신의 권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치가 유키타카에게 통용될 리 없다.



"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구나. ――그럼, 그 사랑을 시험해 볼까?"


"에?"


"그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개하기로 하자! 괜찮아, 제대로 얼굴은 숨겨줄게. 아아, 하지만 네티즌들은 탐색하는것을 아주 좋아하거든. ――분명 너희들도 금방 찾아내 버릴지도."



씨익, 하고 유키타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는다. 츠구미는 그 웃는 얼굴이, 매우 무서워 보였다.


――그런 일을 하면 순식간에 동영상은 불타올라, 순식간에 영상에 나오는 인물이 특정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스카 학교의 교복은 특징적인 것이다. 반나절이면 그들의 주소도 노출될지도 모른다.



츠구미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둘러싸고 있는 소녀들은 한결같이 파란 얼굴을 하고 있다. 설마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몰랐다, 라는 표정이다.



"그러면, 세간에서 【나쁜 아이】라고 판단하는 너를, 과연 아버지는 변함없이 사랑해줄까?"



진심으로 즐거운 듯이 말하는 유키타카를 곁눈질로 보며, 츠구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변함없이, 유키타카는 어린아이 상대라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부추긴 것은 츠구미이기 때문에 그 방법에 불평은 하지 않지만, 너무 심하면 멈춰야한다.


하지만 뜸을 뜨는 의미에서 보면, 이 정도로 딱 좋은지도 모른다.



리더격의 소녀는, 울먹이는 얼굴로 소리치듯 말했다.



"어, 얼마를 주면 되는건가요? 원하는 액수를 말하세요! 어차피 돈이 목적이겠지요!? 그러니까……!"


"그렇구나. 어쩌지― 망설여지네."



필사적으로 그렇게 호소하는 소녀에 대해, 유키타카는 천천히 대답을 속이고 있다.


……역시 여기까지가 한도일 것이다. 더 몰아붙이다가는 공갈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츠구미는 쪼그리고 앉아 떨고 있는 소녀 ――이타도리라 불리던 아이에게 다가가,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어깨에 걸쳐주었다. 이대로 젖은채로 계속 바람을 맞는것보다는, 조금은 나을 것이다.



그리고 츠구미는,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들에게 향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로 인터넷에 공개하지는 않아. ――너희들이 【착한 아이】로 있다면 말이지. ……이 의미는, 알겠지."



츠구미는 이타도리라 불리던 소녀를 눈길로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이 애와는 잘 아는 사이야. 말해 두지만 다음은 경고같은건 없으니까. 그것을 명심해 둬."



츠구미가 강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자, 소녀들은 입에서 「죄송합니다」「이제 안 할 테니까」「용서해 주세요」라고 잇따라 사과해 왔다. 개중에는 울고있는 아이도 있었다.



……역시 조금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라고 츠구미는 반성했다. 초등학생 상대――외견을 보면 고학년 정도지만――로 이런 행동은 어른스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울 때까지 몰아붙일 생각은 없었따.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고등학생의 남자 둘에게 몰아붙여지는 것은 어떤 상황보다 무서울 것이다. 아무리 명분이 있었다고 해도, 좀 더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래선 어느쪽이 【나쁜 아이】인지 모르겠는걸.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리더격의 소녀쪽을 보면, 그녀는 억울한 얼굴을 숨기지 않고, 마지못해 작게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행동을 할 만큼 생각이 없지는 않을것이다.



――아무래도, 이번 일이 억제가 된다면 좋겠지만. 이것으로 일단은 안심일 것이다.



그리고 츠구미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을 짓는 유키타카를 달래어, 이타도리라 불리던 아이 이외의 소녀를 골목에서 해방시켰다.


소녀들은, 몇 번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간청했지만, 딱히 츠구미는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다. 아까 것은 어디까지나 엄포다.


뭐, 유키타카의 말이 너무 당당하다 보니, 그녀들은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마지막까지 원망스럽게 이쪽을 바라보던 리더격 소녀는 신경이 쓰이지만, 츠구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일 것이다.



"……괜찮아?"



츠구미는 계속 침묵하고 있는 소녀――이타도리의 등을 살짝 어루만진다. 교복도 아직 젖어 있어서, 이대로는 감기에 걸려버릴지도 모른다.



계속 아래를 향한 채 떨고 있던 이타도리는, 주뼛주뼛,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츠구미 쪽을 향한다. 어렴풋한 눈동자가, 츠구미를 바라본다.


그녀는 몇 번 눈을 깜박거린 후, 아, 하고 작게 목소리를 냈다.



"……병원에서, 부딪힌 오빠?"


"아아, 그래. ――어이! 괜찮아!?"



이타도리는 안심한 듯 미소지으면서,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다. 땅바닥에 부딪치기 전에 껴안았지만, 말을 걸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설마 하고 살며시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니, 그곳은 이상하리만큼 뜨거웠다.



"열이 나고있어……어쩌면 처음부터 아팠을지도 몰라."


"에, 구급차 부를까?"



옆에서 들여다보던 유키타카가 그렇게 말을 걸었따. 확실히 그게 좋을지도 모른다. 다소 상황을 설명하는데 힘들겠지만, 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을 것이다.



구급차를 불러, 골목에서 나와 벤치에 소녀를 눕혔다. 소녀는 쎄엑쎄엑 하고 거친 호흡을 반복하며, 때때로 괴로운 듯 기침을 하고 있다.



"저 애들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츠구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 아이는 병원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이지만, 그런 음습한 괴롭힘을 받을 만한 아이로는 보이지 않았는데.



"글쎄. 뭔가 지뢰라도 밟은거 아닐까? 인간이란 비교적 어지간한 일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니까, 이 아이도 그런 느낌 아냐?"



그리고 유키타카는 기지개를 키며, 귀찮은 듯 하품을 했다.



"구급차가 오면 난 먼저 돌아갈게. 아― 드물게 남을 돕는 일을 했더니 엄청 소름이 끼치네. 뭔가 밸런스를 맞추지 않으면…"



유키타카는 양 손을 비비면서, 농담하듯 그런 말을 했다. 그런 유키타카에게, 츠구미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 비뚤어진 천칭같은건 버려. ……그건 어쨌든, 오늘은 살았어. 고마워."



유키타카가 미리 소녀들을 동요시킨 덕분에, 이야기가 간단히 끝난 것이다. 츠구미 뿐이었더라면,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이상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이쪽이 동영상을 가지고 있는 이상, 그녀들도 섯불리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숙이자, 유키타카는 마치 이상한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츠구미를 응시했다.



"츠구미 짱은, 생판 남을 위해서 고개를 숙일 수 있구나. 나는 그런거 잘 모르겠지만."


"……별로 그렇게 거창한건 아니지만 말야."


"흐응, 뭐 됐어. ――아, 구급차가 온 거 같네."


"그런거 같네. ――죄송합니다! 이쪽입니다!"



츠구미는 손을 들어, 큰 소리로 구급차를 불렀다. 그러자 곧바로 구급차는 츠구미 쪽에 멈춰서고, 구급대원이 내려왔다.



그리고 츠구미는 소녀와 함께 구급차에 올라, 유키타카와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 유키타카가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분명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해 올 것이다.



"……그렇게까지 나쁜 놈은 아니지만."



츠구미는 그렇게 작게 투덜거렸다. 적어도, 츠구미에게 있어서는 좋은 친구인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유키타카를 【악】이라고 단정하지만, 츠구미에게 있어서는 선악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뭐, 지금 그런걸 생각해도 별 수 없나.



츠구미는 그렇게 생각하고, 구급대원의 처치를 받고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우선 이 아이가 병원에서 안정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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