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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3장 65. - 테라스의 다도회

by 린멜 2019. 11. 10.


65. 테라스의 다도회






――때는, 정부 회견에서 4월 15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늦었지만, 대학 입학을 축하드려요. 아, 이건 치도리의 선물이에요. 괜찮다면 받아주세요."


"응 응, 고마워. ――그건 그렇고, 나가사키의 카스테라인가. 얼마전에는 아키타카의 벚꽃이 든 젤리를 받았고, 치도리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있구나."



분위기있는 카페의 테라스 자리에, 츠구미와 메부키는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메부키는 내밀어진 카스테라의 상자를 받으면서,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다.



"치도리의 전이 스킬은, 결계 밖에선 가본 적 없는 장소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쉴 때마다 각지의 지부로 멀리 나가게 하는 것 같아서…… 저로서는, 그다지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요."



쓴웃음을 지으며 츠구미는 그렇게 말했다.


――치도리는 처음에 정부와 계약한 대로, 이동 역할로서의 힘을 쓰고 있다. 이동을 위한 문을 사용하려면, 아까 츠구미가 말한 것과 같은 조건은 있지만, 그래도 그 유효성은 가늠할 수 없다. ……너무 도움이 돼서 그만두지 못하게 되는 것은 곤란하지만.



전이 관련 스킬을 가진 정부소속의 마법소녀는, 기본적으로 전투에는 잘 나가지 않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도 은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보통 마법소녀는 길어도 20대 중반의 나이에 은퇴하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육체의 쇠퇴 등이 아니라, 그저 세간의 눈이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세상이 마법소녀를 아이돌 취급한다는 것과, 자체적으로 은퇴하여 마법소녀의 제약을 비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협력해 주는 신의 절대수가 정해져 있는 이상, 출세를 못하는 연상의 여성보다, 젊고 미래가 있는 소녀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고 세간이 생각해 버리는 것은, 잔혹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육화 수준의 거물이 되면 반대로 은퇴하는 것을 아까워하게 되는데, 그 대신 후배의 마법소녀가 미움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정말로 마법소녀 업계는 지옥이다.



"뭐, 생명의 위험은 없는 것 같으니 안심했어. 치도리로부터 『마법소녀가 됐어』라고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으니까. 난 이미 졸업했으니까 학교에서는 힘이 될 순 없지만, 기 이외라면 무엇이든지 의지해 줘. 뭐, 이래도 약간의 권력은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메부키는 츠구미를 향해 윙크를 했다. 그 동작이 그녀에게 너무나 잘 어울려서, 츠구미는 자기도 모르게 넋을 잃고 보고 말았다.



"응? 왜 그래 츠구미 군. 넋이 나간듯이."


"아아 아뇨, 선배는 오늘도 예쁘구나 싶어서요."



츠구미가 순순히 그렇게 대답하자, 메부키는 눈을 깜빡이고 나서, 풋 하고 미소를 지었다.



"뭐야 갑자기. 칭찬해봤자 딱히 나오는 건 없거든. ――아, 혹시 공물이 부족한거야? 지금부터 뭐라도 사러 갈까?"


"아뇨,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혹시, 아직도 그 건을 신경쓰고 있는거에요? 괜찮다니까요. 저는 그 호신 굿즈 덕분에 산 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가볍게 어깨를 움츠렸다. 아무래도 메부키는, 아직 놀이공원의 사고 후에 있었던 일을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메부키에게 새 안경과 편지를 받았을 때, 편지에는 『답례』라고 쓰여 있었다. 훗날 메부키에게 그 일을 물어보니, 예상치 못한 말이 되돌아 온 것이다.



――유원지 사건에서 츠구미가 사용한 호신 굿즈. 그것이 정부 주도로 증산이 결정된 듯 하다.


……확실히 마수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그 사고에서도 증명되었다. 하지만, 모르는 사이에 실험에 어울렸다는 기분이 되어, 츠구미는 조금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메부키로서도, 뜻밖에 츠구미를 선전역으로 해버린 죄책감이 있는지, 이렇게 자주 츠구미에게 무언가를 사주려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했지만, 그 이상으로 호신 굿즈를 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은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그나저나, 선배도 바쁘지 않나요? 대학 들어가자마자 전용 연구실이 마련됐다고 했잖아요. 거기다가 갑자기 실장급의 대우죠? 선배의 실력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지만, 질투같은건 괜찮은건가요?"



――제도 대학, 마도 이공학 연구실. 그곳이 메부키의 새로운 배움터이다.


신입생이면서도 자신의 연구실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유명 기업이나 정부의 백업을 받는 희대의 연구가. 그 서양식 외모와 더불어, 세상에서는 찬반양론의 의견이 분분하다.



뭐 이 선배라면, 어중이떠중이의 의견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걱정스러운 것은 걱정스러운 것이다.



츠구미가 그렇게 물어보자, 메부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두 손을 깍지끼고 책상 위에 올렸다. ……가슴이 묘하게 강조되어 눈을 둘 곳이 없다.



"어머, 걱정해 주는거야? 고마워, 기뻐. ……뭐, 처음 며칠은 괴롭힘 같은 일도 있었지만 말야. 다른 연구실의 선배가 일갈하자 금방 수습되더라. 히고로모 유키라는 남자인데, 넌 알고있어?"


"아―, 전에 어디선가 들은 거 같아요. 마법소녀의 활동 이론에서의 1인자잖아요. 잘도 그런 거물이 도와줬네요."



――히고로모 유키란, 마법소녀의 그릇과 적성의 연관성이나, 어떤 메커니즘으로 신력이 스킬에 반영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는 20살 전후의 청년이다. 그의 연구에 의해, 정석자의 분리가 이전보다 훨씬 편해졌다고 한다. 아직 신분은 학생에 불과하지만, 머지않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말야, 아무래도 그는 네 담임인 스즈네 선생님의 먼 친척인 것 같아. 내 입학에 있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줄 수 있게끔 이야기를 해 주었다고 해. 후후, 스즈네 선생님께도 나중에 제대로 답례하러 가야겠는걸."


"스즈네 선생님은, 정말로 묘한 인맥을 가지고 있네요……"



츠구미는 진지하게 그렇게 말했다. 육화의 친척을 포함해, 스즈네의 친척은 특이한 인물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네가 더 걱정되지만 말이야. 치도리에게 들었어. 두 달 동안, 컨디션 불량으로 지각이나 조퇴의 수가 늘었다며? 눈 언저리의 통증이라면 편두통같은 증상같은데, 병원은 가 봤어?"


"……네, 일단은. 놀이공원에서 머리를 맞은 후유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MRI도 시험해봤지만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서요. 당분간 상태를 볼까 해요."



메부키에게 그렇게 대답하면서, 츠구미는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 ――몸상태가 나쁘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 츠구미는 학업도 희생해 B급 마수 사냥에 힘쓰고 있었다. 컨디션 불량의 이유가 눈 언저리의 통증이라는 것은, 이렇게 말하면 스즈네나 키사라가 적극적으로 쉬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다정함을 이용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월말까지만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B급의 한 달 출현수는 대략 5체에서 8체 사이다. 시간대나 빈도는 랜덤이기 때문에, 츠구미는 대체로 일주일 전후의 기간을 두고 B급과 싸우기로 정했다.



그 때 정부와 분쟁이 있었지만, 그것은 바로 해결됐다.



두 번째 B급전이 끝난 후, 정부로부터 『싸워주는 것은 고맙지만, B급 마수를 독점하는 것은 곤란하다』라는 식의 의미의 내용을, 자극적인 말을 피하며 돌려말했다. ……어쩌면, 십화에 들어가는 것을 승낙한 츠구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츠구미도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었다.



츠구미는 마수대책실의 이나바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B급과의 싸움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현 단계에서는, 정부 소속이 아닌 『하가쿠레 사쿠라』는 실전으로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정부로서도, 십화에 들어가는 『하가쿠레 사쿠라』가 약한 것은 곤란할 것이다. B급과의 전투를 거의 독점하게 된 것은 사과하지만, 부디 4월 말까지 그 행위를 허용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부탁했다.


그리고 고민하기 시작한 이나바에게, 츠구미는 이런 말을 했다.



"3월부터 4월 말까지, 나는 포상금을 받는 것을 거부합니다. 제멋대로 싸움의 수를 늘리고 있으니까, 그게 당연하죠? ――이나바 씨. 부디 그 조건으로 다른 분을 설득해주시면 안될까요?"



이 한마디의 효과는 뛰어나서, 이나바는 몇 분만에 자신의 상사를 설득한 것이다. ……혹시 정부는 그렇게나 돈이 궁했던 것일까. 조금 걱정이 된다.



그리고 이나바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계속 연결되어있던 단말기에서 「어쩜 이리 고결하지」라던가 「고귀해」라는 기묘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들의 정신 상태는 정말로 괜찮은걸까? 조금이지만 불안해졌다.



――게다가, 대부분의 마법소녀들은 그렇게까지 싸움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마법소녀의 총 수는 대략 3천명. 그 중, A급의 마법소녀는 30명 정도이며, 현재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20명 정도이다. 나머지 10명은 몸이나 마음이 부숴져 은퇴가 임박하거나, 재야로 내려와 계약신과 한가로이 살고 있는가 둘 중 하나이다.


그리고 B급 마법소녀는 50명 정도이며, 앞으로도 건강히 계속 싸울 기개가 있는 사람은, 대략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C급 이하이며 실력도 비슷하다.



……이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싸울 수 있는 마법소녀』라는 것은, 정부가 발표하는 3천명보다 훨씬 적다 봐도 된다. 그중에는, 언제 자신이 고랭크의 싸움에 끌려갈지 두려워하는 마법소녀들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 츠구미의 행동은 그렇게까지 잘못된 것이라고도 단언할 수 없다. 누차 말하지만, 정말로 마법소녀의 업계는 지옥이다.



츠구미가 복잡한 표정으로 책상을 응시하고 있자, 메부키는 걱정하듯 살짝 츠구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 ――네가 쓰러져 슬퍼하는 인간은, 분명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을테니까."


"……네, 명심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기특하게 고개를 숙였다. 츠구미 본인은 무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만약 메부키에게 츠구미의 현 상황을 이야기한다면 격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메부키는 화를 내면서도 츠구미에게 협력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매우 상냥하니까.



――하지만, 선배를 말려들게 할 수는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메부키는 자신이 나아갈 길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곤란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발목을 잡는 짓은 하고싶지 않다.


그리고 두 사람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책상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메부키는 핸드폰을 들고 화면을 확인하자,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미안, 츠구미 군. 연구실 쪽에서 에러가 발생한 것 같아서, 지금 돌아가야 할 거 같아. ――또 조만간 차를 마시러 권해도 될까?"


"네, 기꺼이."



웃으며 대답하는 츠구미에게, 메부키는 안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메부키는 지폐를 몇 장 책상 위에 놓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아, 하고 뭔가를 떠올린 듯한 소리를 냈다.



"그러고보니, 아까 이야기했던 히고로모 선배가, 너와 만나보고 싶다고 했었어."


"하? 그런 유명인이 왜 저랑?"



츠구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묻자, 메부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츠구미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 비밀 이야기를 하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는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거 같아. 놀이공원 사고에 연루된 소년이 『나나세 츠구미』인 것도, 당연히 알고있을거야. ……남자의 적성자가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연구자로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은 모르지 않지."



그렇게 말하고 메부키는 츠구미에게서 멀어지며, 예쁘게 웃었다.



"라는 이유로, 조만간 연락이 올지도 모르니까, 츠구미 군이 싫지 않다면 이야기정도는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뭐, 그렇게까지 단단히 마음먹을 필요는 없어. 분명 단순한 지적 호기심같은 것일테니까 말야."



그리고 메부키는, 시간을 신경쓰며 발빠르게 카페를 떠났다.



"……여기도 저기도, 귀찮은 일 뿐이구나."



남겨진 츠구미는 미지근해진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바깥 경치를 바라보았다. 떨어지기 시작한 벚꽃잎이, 땅에 떨어져 갈색으로 변색되고 있다. 꽃구경 계절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봄이 끝나고, 이제 곧 여름이 온다. 츠구미에게도,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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