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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3장 67. - 책사와 아이

by 린멜 2019. 11. 13.


67. 책사와 아이






긴 복도를 걸으면서, 츠구미는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과했던 것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무리 필요한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자신보다도 격상인 사람들만 있는 장소에서, 그렇게 실례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츠구미라고 해도 본의는 아니었다. ……건방지다고 미움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다.



"언제까지 우물쭈물 할 셈이냐. 만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 좋은거 아니냐."


"……그렇네."



벨의 질책에, 츠구미는 살며시 오른손으로 가슴을 눌렀다.



――일의 발단은, 이나바와의 대화에서였다.



회의가 시작되기 두시간 전에 정부에 도착한 츠구미는, 우선 첫번째로 마수대책실에 얼굴을 비췄다. 그 이유는, 육화나 다른 세 명의 됨됨이를 자세히 알아내기 위해서이다.


미리 인터넷이나 잡지 등으로 각자의 정보는 모아왔지만, 실제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히 그들에게 답례를 하고 싶었던 것도 있다. B급 마수와의 전투 시에, 그들은 여러가지로 힘을 써 주었다. 모처럼 만날 기회가 생겼으니, 마침 딱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대책실에 방문한 츠구미가 환영 분위기 속에서 이나바들에게 들은 것은,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것은 서열 5위, 휴우가의 악랄함이다.



세상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그녀의 상하관계에 대한 가치관은, 그것은 이미 굉장한 것이었다. 휴우가는 어려서부터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예능 겅력――활동연수라는 것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상식 속에서는, 나이보다 활동 기간이 긴 쪽이 『선배』로서 존경을 받아야 한다, 고 되어있는 것 같다.


이나바에 의하면, 활동 시작이 몇 개월밖에 차이나지 않는 유키노조차, 휴우가에게 있어서는 공격대상에 해당하는 것 같다. ……정말이지 귀찮은 성격이다.



게다가, 휴우가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번 회의에서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에게 달려들 가능성은 꽤 높다고 한다. 방향성으로는, 십화로서의 실력 부족의 지적일까.


하가쿠레 사쿠라가, 아직 이레귤러를 제외하고 A급의 마수를 쓰러뜨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충분한 공격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런 어쩔 수 없는 뒷사정을 듣고 츠구미가 골머리를 앓고 있자, 이나바로부터 하나의 제안을 받았다. ――모의전 실시이다.


즉,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A급과의 가상전투다. 실제로 A급과 싸워보임으로써, 십화의 멤버에게 직접 실력을 보여준다, 는 것 같다.



――하지만, 회의장에서 가상전투를 제안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왕에 한다면, 이참에 철저히 휴우가의 코를 납작 눌러줘야 한다. 이나바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츠구미와 이나바를 포함한 마수대책실의 인원들은, 두 시간 동안 작전을 세웠다. 회의에 늦을 뻔 한 것은 그 때문이다.



――작전의 1단계는 종료되었다. 이제, 무사히 A급 마수에게 승리할 뿐이다.


츠구미가 긴장하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벨이 살짝 츠구미의 앞으로 이동했다.



"그나저나, 의외로군. ――대놓고 육화 상대로 시비를 거는 제안을 하는 정부의 개(이나바)녀석도 상당하지만, 네놈의 부추김도 능숙했다."



심술궃게 웃으면서, 벨은 츠구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싫다, 벨 님. 평소에 나나세 츠구미가 얼마나 악랄한 녀석과 함께 있는지 잘 알잖아? 그 정도는, 유키타카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걸."



그에 대해, 츠구미는 매우 냉정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 모습은, 방금 전까지 호전적으로 휴우가를 부추기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왜냐면 그 모습은――거의 연기였으니까.



――두시간 전의 작전 회의에서, 이나바가 먼저 츠구미에게 지시한 것은, 『휴우가를 화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 후에 있을 2단계 작전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장치였다.


회의에 늦어지는 시점에서 휴우가가 시비를 걸어오는 것은 상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미션 자체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게다가 츠구미에게는, 최대의 무기가 있다. ――그렇다, 유키타카의 행동 모방이다.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고, 행동을 조종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유도한다. 그것의 프로페셔널인 유키타카와 평소 함께 지내고 있는 츠구미에게 있어서는, 비교적 단순한 사고회고를 가진 휴우가의 행동을 조종하는 일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뭐, 그걸 스스로 할 지 말 지는 다른 이야기지만.



"나머지는 이길 뿐. ……솔직히 상대에 따라서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이나바 씨의 2단계 작전이 성공한다면, 충분히 승산은 보일거야."



츠구미는 기도하듯 오른손을 심장 위에 놓고, 눈을 내리깔았다.



"부탁해요, 이나바 씨."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츠구미는 복도 끝에 대기하고 있던 대책실의 직원 중 한 명에게 재촉당해, 시뮬레이터 룸 안으로 들어갔다.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리는 미리 마련해 두었으니, 이 쪽으로 오시길."



십화의 각자가 모니터룸 앞에 도착하자, 마수대책실의 이나바가 공손한 어조로 그렇게 재촉했다. 그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휴우가가 말한다.



"또 당신입니까…… 언제부터 대책실은 하가쿠레 사쿠라의 개가 된 건가요?"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아주시겠습니까? 저희는 어디까지나 정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얼굴인 십화가 사이가 틀어지는 것은, 저희로서도 본의가 아닙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일 뿐입니다. ――뭐 개인적인 취향으로 말하자면, 비뚤어진 아이보다도, 솔직하고 귀여운 아이를 더 선호하는 건 맞지만."



고압적인 휴우가에 대해, 그것을 코웃음치듯 이나바가 말했다.


다른 십화의 멤버는, 다소 어이없는 모습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예전부터 문제가 되었지만, 대책실과 휴우가의 궁합은 상당히 나쁘다. 아이돌로서의 일을 우선시하는 휴우가를, 대책실의 사람들은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휴우가 쪽은, 싸움도 하지 않는 주제에 잔소리가 많고 주의를 주는 대책실의 직원을 까닭없이 괜히 싫어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휴우가 쪽에 잘못이 있지만, 아직 그녀가 정신적으로 미숙한 것과, 육화라는 특별한 입장이어서 간과되었던 면도 있다. 뭔가 계기만 있다면 휴우가의 성격도 조금은 개선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직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짜증나는 녀석의 코를 누를 기회가 찾아왔으니, 대책실의 사람들이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이것은 어디까지나, 명목상으로는 하가쿠레 사쿠라 편들기가 아닌, 『십화의 운영을 윤활하게 하기 위한 도움』이다. 어떻게 생각해도 이나바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휴우가의 말대로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장래 유망한 마법소녀(하가쿠레 사쿠라)의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도움이라고 생각하면, 정부의 이념에서 보아도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확실히 지금은 아직, 하가쿠레 사쿠라의 힘은 다른 십화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대책실의 직원들은 확신하고 있었다. 분명 그녀는, 십화 중에서도 굴지의 실력자로 올라설 것이라고.


하가쿠레 사쿠라의 성장률은, 다른 마법소녀와 비교하면 상당히 두드러졌다. 이대로 순탄하게 마수를 사냥할 수만 있다면, 그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흥.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수를 쓴 건 아니겠죠. 당신의 입장이라면 사전에 시뮬레이터의 상대를 하가쿠레 사쿠라에게 전달할 수도 있겠죠? 만약 미리 대책이 생긴다면, 힘을 시험하는 의미가 사라지잖아요?"



휴우가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미약하지만, 히츠기나 유키노도 의심 어린 눈으로 이나바를 바라보고 있다.



……대책실의 하가쿠레 사쿠라에 대한 태도는, 정부 내에서도 나름대로 유명해져 있다. 의심받는 것 자체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건에 관해서는, 하가쿠레 사쿠라도, 그리고 대책실의 직원들도 룰 위반은 하지 않고 있다. 이나바가 한 것은 어디까지나 『조언』과 『제안』, 그리고 아주 조금의 도움이다. 아무 문제도 없다.



"뭐, 여러분이 저희들을 의심하는 마음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의 입장이었다면, 틀림없이 부정을 의심했을 테니까요. ――그러니, 휴우가 씨. 당신이 이것의 설정을 부탁드립니다."



이나바는 빙긋 미소지으며, 태블릿 단말을 휴우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의아한 듯 받은  태블릿을 들여다본 휴우가는, 놀란 듯 눈을 부릅떴다.



"이건, 전투 상대의 마수 설정화면이잖아요."


"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본 바, 휴우가 씨가 가장 하가쿠레 사쿠라 씨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기에. 어차피 랜덤으로 대전상대를 정해도 제가 의심을 받고――아뇨, 충돌이 있을 것 같으니, 당신이 정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신가요?"


"……그렇게까지 말 한다면야, 별로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말한 휴우가는 의심스러운 듯 이나바를 보더니, 재빨리 태블릿 단말을 조종해 무언가를 선택했다. 그리고 화면을 확인하고, 억지로 떠맡기듯이 이나바에게 반납했다.


이나바가, 수중에 돌아온 태블릿의 화면을 본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A급 리스트 No.201, 미궁의 미노타우로스인가요."


"뭔가 문제라도?"


"아뇨? 그럼, 이것으로 전투시스템을 실행하겠습니다. 휴우가 씨도 저쪽에서 기다려주세요. ――다른 분들은 이미 훨씬 전부터 앉아계십니다."



그렇다, 다른 멤버는 이나바와 휴우가가 주고받는 동안, 자리에 앉아 버린 것이다. 관여되는 것이 귀찮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주고받음은 그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휴우가가 대전 상대를 고른 이상, 일체의 부정은 없다. 비록 그것이――이나바들의 계획대로였다 해도 말이다.



방 안으로 들어가는 휴우가의 등을 배웅하면서, 이나바는 살며시 오른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웃음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살며시 복도를 나와, 조용히 웃음소리를 내뱉는다.



"정말이지, 저 애는 단순하다니까."



――이나바는, 처음부터 대전 상대를 휴우가에게 선택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 이유는, 원래 랜덤으로 뽑혔어야 했던 상대를 특정하기 위해서이다.



하가쿠레 사쿠라의 실력은 실질 A급 클래스라고는 하지만, 상대에 따라서는 고전할 수도 있다. 비록 시뮬레이터로 A급의 마수를 쓰러뜨려 보였다 해도, 엉망진창이 되어 간신히 이긴다면, 십화 멤버들의 신용은 얻을 수 없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스마트하게 승리하는 것이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데이터에 남아 있는 모든 A급의 마수의 대책을 생각했어도 좋았지만, 두시간 정도의 논의로는 몇 체 분의 대책이 고작이다. 그래서 이나바는, 싸우는 마수의 선택지 그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이 작전의 근간이다.


――우선 처음에 하가쿠레 사쿠라가 휴우가에게 압력을 가해, 분노나 반발의 감정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휴우가가 분노 때문에 시야가 좁아졌을 때, 무리하게 대전 상대의 선택권을 떠넘기는 것이다.



휴우가의 성격을 분석해봤을 때, 그녀가 어떤 타입의 마수를 고를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자신은 전혀 고전하지 않았지만, 다른 마법소녀에게 있어서는 귀찮은 능력을 가진 마수』


――분명 휴우가는, 그런 마수를 택한다. 그 예상이 보기 좋게 적중한 것이다.



"리스트로 뽑은 세 체의 마수 중 하나가, 바로 그 미노타우로스였지. 대책은 충분히 짜여져 있어. 즉,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뒤는, 하가쿠레 씨가 무사히 이기길 빌 뿐이네."



그렇게 말하며, 이나바는 예쁘게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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