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원탁 회의
――4월 28일. 정부 회의실에 있는 원탁에, 아홉 명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지정된 10시까지, 앞으로 5분인가요. ……딱히 10분 전 행동을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아직 안 온 건가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히츠기 아이리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투표에서 10위까지 뽑힌 A급의 마법소녀들이다. 육화의 여섯명에 더해, 새로 추가될 예정인 세 명. 그러나 아직 한 명, 아직 이 자리에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마법소녀가 있었다.
――잠정 A급, 하가쿠레 사쿠라다.
연말의 영웅적 행동에 더해, 지난 두 달 동안 거의 혼자서 B급 마수 토벌을 독점하는 등, 그녀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점은 칭찬받을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 행위 자체는, A급 마법소녀들로부터 비교적 호의적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기본적인 방침으로서, 정부는 상급 마법소녀를 터무니없이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 하기에, 원래 등급보다 아래 등급의 마수를 상대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A급의 마수는 주로 육화가. B급은 육화와 그 외의 A급의 마법소녀. C급은 B급의 마법소녀――이런 식으로 전투가 나뉘어진다. 간혹 랭크를 올리고 싶은 희망자들이, 위 등급에 도전하긴 하지만, 그것도 시뮬레이터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전투의 허가조차 나지 않는 것이다.
즉 이번 하가쿠레 사쿠라가 상대한 B급의 마수는, 본래 A급의 마법소녀가 싸워야 할 상대였던 것이다.
A급의 마법소녀로서는, B급의 마수 퇴치는 귀찮은 잡일일 뿐이다. 그것을 자기 대신 처리해주니, 딱히 악의를 품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뭐 그냥 공명심이 높은 마법소녀가 보기엔, 하가쿠레 사쿠라는 눈에 띄고 싶어하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불만을 정부 내에서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은 별로 추천할 수 없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비정상적으로 마수대책실의 모두에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섣불리 욕을 하면, 그렇지 않아도 마법소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대책실 직원의 눈총을 받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언터처블한 존재라고 해도 좋다. ……정말로, 귀찮은 인물이다.
"혹시 길을 잃은건 아닐까? 내가 데리러 갈까?"
"아, 그렇다면 나도 같이 갈래."
미부와 스즈시로가 입을 모아 말한다. 그 목소리에 타의는 느껴지지 않고, 아무래도 선의에서 오는 제의인 것 같다.
이 둘은 어떤 의미에서 트러블메이커이긴 하지만, 그 인간성은 지극히 선량하다. 새로 들어온 멤버가 어떤 인물이던간에, 나름대로 우호적으로 대해줄 것이다.
――그래, 문제가 있다면 한 명밖에 없다.
"하아? 그냥 두면 되잖아요, 그런 녀석. 길을 잃던 말던 자기책임이잖아요?"
무사태평한 두 사람에게, 중학생 정도의 소녀――서열 5위의 휴우가 아오이가 화난 목소리를 높였다. 노란색의 메쉬가 들어간 보브 컷의 머리를 흔들면서, 휴우가는 불쾌한 듯이 말을 이어갔다.
"애초에, 신인 주제에 제일 늦게 오는게 바보같은 짓이거든요. 저기, 토노 선배는 그 부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야기를 듣던 토노는, 홍차가 담긴 컵을 책상에 두고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딱히 그렇게까지 화 낼 필요는 없잖아, 아오이 양. 분명 그녀도 곧 올거야. ――게다가 너무 격하게 말하는 것도 좋지 않아. 다른 세 명의 신인 분들이 위축되어 있잖아."
"……죄송합니다."
토노의 담담한 주의에, 휴우가는 마지못해 하는 식으로 사과했다. 아무래도 역시 아득한 격상은 물지 않는 것 같다.
……휴우가 아오이에게는, 못된 버릇이 있다. 그녀는 자신보다 경험이 적은 마법소녀에게, 묘하게 대하는 태도가 강한 것이다. 그런 휴우가가 보기에는, 중요한 회의에 지각할 것 같은 하가쿠레 사쿠라(신인)는, 알맞은 공격 대상일 것이다. 참고로 마법소녀 경력이 3년이 되지 않는 유키노도, 공격 대상중 한 명이다.
"――어이,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 『기다리던 사람』이 온 것 같다고."
일련의 흐름을 귀찮게 바라보던 유키노가, 퉁명스럽게 그렇게 말했다. 그 목소리에 이끌려 히츠기가 문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수대책실 이나바입니다. 하가쿠레 사쿠라 씨를 모시고 왔습니다. 입실해도 괜찮을까요?"
"네 들어오세요."
히츠기가 입실허가를 냈다. 그와 동시에,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그럼 저는 여기서 실례하겠습니다. ……하가쿠레 씨, 그."
"네, 나중에 봐요. 안내 감사합니다."
이나바와 하가쿠레 두 사람은 작게 말을 나누고, 하가쿠레만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얼굴에는, TV 인터뷰에서 보았을 때와 같은, 평온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라돈 전 때에, 빛나는 눈동자로 호전적으로 웃던 그녀와는 판이하다.
그 때의 모습을 봤었던 히츠기에 있어서는, 지나친 차이에 위화감을 느껴 버린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현저한 것은 드물지도 모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 자리는 그쯕으로 괜찮은가요?"
"네, 어서 앉으세요."
열여덟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하가쿠레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빈 자리――유키노와 미부 사이에 앉았다. 그녀는 당당하게 등을 펴고, 기죽지 않고 똑바로 고개를 들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위축되어 있는 다른 세 사람과는 판이했다.
히츠기는 작게 숨을 내쉬고, 책상 위의 자료를 집어들었다. 육화 담당 사무측에서 떠넘긴, 회의를 위한 진행서이다. 그리고 히츠기는 얼굴을 들고, 씩씩하게 소리를 냈다.
"그러면, 이걸로 전원 모였네요. 그럼, 육화――아니 십화로써 첫번째 회의를 시작할까 합니다."
――아무리 최연장이라지만, 왜 내가 사회진행 역할을 해야 하는걸까. 예전처럼, 사무측 사람이 하면 좋을텐데.
『자율성을 추구하기 위해』라는 명목으로, 사회역은 육화 멤버중 누군가가 맡게 되었다. 그런데도, 회의 담당자는 어째선지 항상 히츠기에게 서류를 건네는 것이다.
사무측에 보기좋게 부려먹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정부에 취직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히츠기에게는, 앞으로의 관계성을 생각했을 때 거절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달리 맡길 수 있는 인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유키노라면 사회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겠지만, 그녀가 사회라면 휴우가가 반대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사회를 보게 되면, 애초에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게 된다. ……소거법으로 따지면, 히츠기가 사회역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회의라기보다도 첫 대면의 의미가 큽니다만, 우선 새로 들어온 멤버 네 사람의 자기소개를――"
"기다려주세요, 히츠기 선배."
히츠기의 말을 가로막듯이, 휴우가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히츠기는 통증이 올라오는 복부를 살짝 누르면서, 입을 열었다.
"네, 뭔가요 휴우가 씨."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그녀가 정말로 십화에 어울리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죠, 하가쿠레 사쿠라 씨?"
휴우가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눈이 하가쿠라를 향했다.
하가쿠레는 양손가락을 깍지끼며 팔꿈치를 괴고, 사랑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대면에 앉아 있는 히츠기에게는, 그녀의 가느다란 눈 안쪽에, 위험한 색이 있는 것이 잘 보였다.
"즉 여러분은, 제 실력을 의심하고 계시는거군요."
"뭐, 확실히 말해서 그렇게 되네요. 왜냐면 당신, 연말의 싸움 이후에는 B급 이하의 마수만 쓰러뜨렸잖아요. 그 정도의 실력밖에 없는데, 막상 A급과 싸울 단계가 되어 겁을 먹으면 이쪽이 곤란하거든요."
――역시 또 시작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히츠기는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싸맸다. 다만, 히번만큼은 휴우가의 말도 일리가 있다.
십화로서 움직인다는 것은, 곧 A급을 쓰러뜨릴 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하가쿠레가 B급의 마수를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다 해도, 결국 A급의 마수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히츠기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가쿠레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살짝 오른손을 입에 갖다 댔다. 자세히 보니, 작게 떨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 부담감으로 기분이 나빠진 걸까. 그렇게 생각한 히츠기가 끼어들려는 순간, 킥, 하고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무의식중에,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히츠기는 그 웃음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고, 살며시 닭살 돋은 두 팔을 문질렀다.
――아아, 어째서 이 사람은 항상 기이할 때에 웃는걸까.
큭큭 하고 작게 어깨를 떨며, 하가쿠레 사쿠라가 웃고 있다. 그것은, 즐거워서 웃고 있다기 보다는, 조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그런 하가쿠레의 모습을 보고, 기가 죽은 듯 물러나는 휴우가가, 소리를 지르듯이 말했다.
"뭐, 뭐가 그렇게 이상하다는 건가요!"
"아뇨? ――당신의 대사가 너무 예상대로였기에, 놀라서."
그리고 그녀는, 너무 웃어서 나온 눈물을 살짝 손가락으로 닦고, 명랑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같으면 온화해 보였어야 할 그 미소는, 이 자리에 있어서는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평소에는 소란스러운 다른 멤버들도, 그녀의 행동을 관찰하듯 상태를 지켜보고 있따.
"자. 그러면 휴우가 씨의 말대로, 저는 자신이 십화에 만족할만한 실력이 있는지 증명을 해야겠네요."
하가쿠레는 느닷없이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장 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가쿠레 씨? 어디로 가는건가요?"
당황한 히츠기가 그렇게 말을 건네자, 문에 손을 대고 있던 하가쿠레는 돌아보며, 당연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물론, 시뮬레이터 룸이죠. ――미리 대책실의 이나바 실장님에게는 이야기를 해 두었으니까, 여러분은 모니터룸으로 향해주세요."
"어머, 즉 당신은 자신이 A급 마수와 부족함 없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앞에서 실연해 보이겠단 거네?"
평소와 다름없는 어조로, 토노가 하가쿠레에게 그렇게 물었다. 이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네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저를 인정하지 않으실거잖아요?"
"후후, 그렇네. 당신 말이 맞아. ――그럼, 우리는 모니터룸으로 향할태니까. 나중에 봐, 사쿠라 양."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가쿠레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방 밖으로 나가 버렸다. ……말릴 틈도 없었다.
"……회의실에 오는 것이 늦었던 건, 이번 건을 이나바 실장에게 교섭하고 있었기 때문인걸까. 쟤, 꽤 하는걸."
의자에 털썩 하고 등을 맡기며, 유키노가 감탄한 듯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저 솜씨는 훌륭하다. 이번 하가쿠레 사쿠라의 행동은, 자신의 실력 부족을 지적받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첫 회의 때에, 사전에 규탄되는 것을 헤아리고 전투 시뮬레이션을 예약하는 등, 보통의 신경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아오이 짱의 패배네. 만약 사쿠라 짱이 제대로 A급 마수를 쓰러뜨린다면, 확실히 사과해야해."
"……알고 있어요."
토노에게 타일러진 휴우가는, 매우 못마땅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뭐 불안은 남지만, 당장의 문제는 이것으로 해결이겠지.
이대로 깔끔히 하가쿠레 사쿠라가 시뮬레이션 상에서 A급 마수를 쓰러뜨리기만 한다면, 십화로서 더할 나위 없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 다소의 혼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닮지 않았네."
"응. 특히 알맹이는 완전 달라."
미부와 스즈키 두 사람은, 애초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히츠기는 깊이 커다란 한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짝 짝, 하고 박수를 쳤다. 이목이 히츠기에게 집중된다.
"일단, 여러분도 이동을 시작할까요. ――하가쿠레 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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