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전사들의 마음
왠지 미묘하게 어색한 기운이 감돌면서도, 츠구미와 미부는 대책실 앞까지 돌아왔다. 의무실에 가 있던 것은 20분 정도이므로, 다행히 그렇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대책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직원들은 너무 바빠 츠구미와 미부가 돌아온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래선 도움을 청하려 해도, 서투르게 말을 걸면 민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츠구미가 어떡하지 하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에 펼쳐진 거대한 일본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살펴보니 아무래도 A1복사지를 여러 장 연결해 즉석에서 만든 것 같았다. 그 일체의 꾸밈없는 지도에는, 띄엄띄엄 몇 개의 붉은 동그라미가 쳐져 있고, 그 옆에는 숫자의 번호가 쓰여 있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흰 벽에 프로젝터로 숫자가 비치고 있다. 현재 숫자는 5/286이다. 뭘까 하고 생각하며 그걸 바라보고 있자, 띠링, 하고 피아노의 건반 소리가 방에 울려 퍼지며, 숫자가 5에서 6으로 바뀐다. ……무슨 일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쩐지 싫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 츠구미와 미부를 눈치챈 소우비가 달려왔다.
"하가쿠레 씨. 상처는 괜찮으신가요?"
"네, 문제없어요. 소독도 받았으니까요."
츠구미가 그렇게 답하자, 소우비는 「의사가 진찰해 줬으면 안심이네요」하고 한도의 한숨을 쉬었다. ……뭐 정확하게 말하면 의사의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특별하게 팔에 느껴지는 위화감은 없으니 괜찮을 것이다.
"그럼 다행이에요. 피투성이의 모습을 봤을 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니까요."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옷에 묻어 있던 피의 대부분은, 다친 아이를 안아 올렸을 때니까요. 정말로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휙 하고 돌려 보인다. 상처를 꿰맨 실이 약간 걸리는 것 같긴 하지만, 마법소녀의 회복력이라면 2, 3일이면 거의 완치될 것이다. ……팔을 돌렸을 때, 미부에게 비난받는 듯 한 시선을 받았는데, 틀림없이 기분 탓일 것이다.
"큰 지도가 놓여있는데, 뭔가 알아낸 건 있어?"
미부가 그렇게 묻자, 소우비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한 기색을 보이더니, 곧바로 얼굴을 들고 말하기 시작했다.
"마수와 연결된 장소는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도에 그려진 빨간 원이 그거예요. ……하지만, 조금 문제가 있어서."
"문제?"
"수가 너무 많아요. 마수의 기색은 전부 합쳐 100이 넘어요. 아마 대부분은 우리의 눈을 속이기 위한 가짜겠죠. 신기성이나 전이 관리부의 협력을 얻어 근원 특정과 탐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진전은 없어요. 제 탐사가 더 정확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아무리 수가 많다 해도 마수의 위치는 알고 있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이 잡듯 샅샅이 뒤지면 금방 해결될 것 같은데."
미부가 의아한 듯 그렇게 말하자, 소우비는 낙심한 듯 입을 열었다.
"죄, 죄송해요. 장소는 대충 포착했는데요, 반경 약 10미터 정도의 오차가 있는 것 같아요. 현지로 향한 마법소녀와 직원이 필사적으로 수색을 하고는 있지만, 더미인 꽃도 포함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이에요. 제가 현지에 가면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럴 수도 없고……"
죄송한 듯 그렇게 말하는 소우비에게, 츠구미는 그런 건가, 하고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런 상태라면 소우비가 현지로 향하는 것이 가장 빠를 테지만, 전이 관리부의 수용력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전이할 수 있는 마법소녀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기본적으로 쿨타임이 길다. 복수의 이동이 가능한 치도리도, 한 번에 한 시간의 쿨타임을 강요당한다. 분명 다른 마법소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이레귤러가 나타날 가능성도 생각하면, 관리부 측도 그렇게 간단하게 전이를 남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역시 오길 잘했어」라고 강하게 생각했다. 이 상황에, 츠구미 이상으로 적합한 마법소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투 중에 반복되는 빠른 속도의 전이라면 몰라도, 단순히 전이만 사용한다면 큰 힘은 필요하지 않다. 전이의 가성비로 따지면 아마 츠구미의 우위에 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몇 차례 전이를 거듭해도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츠구미는 침울해하는 소우비의 손을 잡고, 안심시키려는 듯 눈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적의 위치를 아는 것만으로도 요행이잖아요? 다행히, 여기엔 전이 전문가가 한 명 있어요. ――제 전이 스킬의 쿨타임을 아시나요?"
그리고 자신을 고무하듯, 훗 하고 부자연스레 당돌하게 웃으며 츠구미는 말을 이어갔다.
"――약 2분이에요. 그 쿨타임 동안에 마수의 기색을 찾아보겠습니다. 근원의 마수가 발견될 때까지, 전 몇 번이고 전이하겠어요. ……그러니까 소우비 씨는 마음에 두지 말아 주세요. 여기서부턴 제 일이니까요."
"하가쿠레 씨…… 감사합니다, 저 선배인데 너무 한심하고 글러먹었네요."
그런 츠구미의 말에, 소우비는 자조하듯 웃었다. 그런 소우비에게, 미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을 하면, 나 같은 사람은 말참견밖에 안 하고 있는데 뭐가 되겠어? 불렸지만 아무 소용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에 비하면 소우비 선배는 남다른 일이라도 열심히 한 편이잖아."
그렇게 시원스레 말하면서, 미부는 「뒤는 하가쿠레나 현지의 마법소녀가 노력해 줄 거야. 믿고 기다리자」라고 소우비의 등을 어루만졌다. 꾹 눈물을 참는 듯 고개를 숙인 소우비는, 작은 소리로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이나바 씨에게 물어 향할 장소를 정해야겠네요. 서둘러야 하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방안을 빙 둘러보았다. 소우비에겐 큰소리를 쳤지만,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역시 마수가 있는 장소 후보지의 수일까.
현재 체크가 끝난 곳은 대략 20개. 자신이 2분마다 구제와 전이를 반복하더라도, 한 시간에 30포인트 정도밖에 체크할 수 없다. 언제 근원을 찾을지는 모르지만, 최악의 경우 이 페이스라면, 몇 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유메지는 괜찮을까. 그런 불안이 츠구미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또 띠링하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소리는?」하고 소우비에게 묻자,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저건 사망자의 보고예요」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저 벽에 비친 것이, 현재 사망자 수와 피해자 수예요. ……사람이 죽는 것은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렇게 분명하게 나타나니 역시 괴롭네요."
"――……그런, 가요."
싸악, 하고 자신의 핏기가 가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희생자가 나왔다. 그 정보는, 츠구미에게 충격을 줬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치료 같은 걸 하지 말고 여기 앉아 있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의무실에 가 있었던 시간――수십 분 사이에 몇 개의 포인트를 돌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했어야 했다, 저렇게 했어야 했다. 후회는 항상 뒤에 찾아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앞을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 아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으니까.
츠구미는 결의를 다지고 고개를 들어, 소우비와 미부를 바라보았다.
"다녀오겠습니다. ――이 이상 희생자를 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두 할 수 있는 일은 제대로 해 냈다. 그렇다면 다음은 자신의 차례일 것이다.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자, 소우비는 깊게 고개를 숙이고 「부디 무운을」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미부는 츠구미에게 다가가 츠구미의 등을 세게 두드리며 「힘 내!」라고 말했다.
거기에 츠구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곧장 이나바의 곁으로 향했다. 맞서야 할 건 꽃의 마수――그리고 시간이라고 명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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