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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3. 뜻밖의 협력자

by 린멜 2021. 2. 16.


133. 뜻밖의 협력자





이나바에게 말을 걸고, 츠구미는 곧바로 직원이 지정한 곳으로 전이했다. 장소는 시가지, 주택이 늘어선 토지이다. 아직 현지의 피난 지시가 내리지 않은 건지, 드문드문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몇몇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은 없다. 흥미 위주로 다가오는 아이들 상대로는, 위험하니까 너무 돌아다니지 말라 당부하고, 츠구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길 기점으로 반경 10미터인가. ……확실히 성가신걸."


츠구미는 중얼거리듯 그렇게 말했다. 이 느낌이라면 탐사계 능력을 가진 마법소녀라면 모를까, 보통은 꽃을 찾아 헤매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직접 움직이며 찾아 헤매는 경우다. 그렇게 생각하고, 츠구미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10미터라면, 실이 닿는다. 설령 꽃이 어느 장소에 있든, 범위 내에 있는 한 반드시 찾아 내 보이겠다.


츠구미는 작게 숨을 고르고 손가락 끝의 감각과 연결하듯 가는 실을 사방으로 내뿜고, 지휘하듯 팔을 흔들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높이를 바꿔가며 실을 휘두르며, 좁은 틈으로 골목길이나 배수구, 주택 내부 등을 침입해, 마수의 기색이 없는지 살핀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할지, 예의 그 마수의 기색은 상처를 입은 덕분에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벽이나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듯 실을 움직여 손가락을 통해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정밀 조사하면서 마수의 기색을 찾는다. 지나친 정보 때문에 뇌에 부하가 걸리고 어지럽지만, 꽈악, 하고 입술 끝을 깨물어 의식을 일깨운다.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지금은 참아야만 한다.

대책실 직원에게 빌린 손목시계의 초침 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범위 내의 수색을 계속한다. 서서히 흐르는 시간――타임 리미트에 급하면서도, 조바심을 드러낼 순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판단과 패배를 막기 위한 면밀함이다.

그렇게 작업을 반복하면서 온 신경을 손가락 끝에 집중시키다, 츠구미는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찾았다."


실 너머로 전해져 오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악의를 품은 마수의 기색. 아직은 그것이 더미인지 본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베어 내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츠구미는 그대로 실 한 가닥을 끌어당기듯 꽈악 잡고는 천천히 몸을 기울이며 오른발에 힘을 주었다.

츠구미가 팟, 하고 쏘아진 총알처럼 움직인다. 가볍게 담을 뛰어넘어 달려가, 그렇게 도착한 끝에 있는 것은 탁구공 정도의 크기의 달리아와 닮은 꽃이었다. 해안에서 봤을 땐 튤립처럼 보였는데, 어쩌면 장소에 따라 종류가 다른 걸지도 모른다.


만약을 위해 보고는 해 두는 게 좋겠지,라고 생각하며 츠구미는 실을 꽃에 감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의 목숨을 먹고 피는 꽃이라. ――그런 건, 아무리 예쁜 꽃의 형상을 띤다 해도 필요 없어."


휙 팔을 옆으로 후려치듯 휘둘러, 꽃을 밥알 크기로 토막 낸다. 토막 난 꽃은 팔랑거리며 땅에 떨어지더니 이윽고 공기에 녹듯이 사라져 갔다.

츠구미는 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단말기를 꺼내 대책실로 전화를 연결했다.


"여보세요? 방금 막 이쪽에 있던 마수 꽃을 구제했습니다. 뭔가 달라진 게 있나요?"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직원은 『아뇨, 특별히 달라진 건……아무래도 거기 있던 건 더미 같네요』하고 답했다. 그리고 타다닥하는 PC에 무언가를 입력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직원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럼 다음 현장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준비되셨나요?』

"네. 언제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실을 이용한 수색으로 정신이 약간 피폐해지긴 했지만, 힘 자체는 그다지 소비하지 않았다. 연속으로 전이와 실을 이용한 수색을 하는 건 분명 부담이 되겠지만, 그 정도는 기합으로 버텨보겠다.


『장소는 이바라키현 XX시 야산에 있는 신사 근처입니다. 좌표는――』


위치를 들으며, 츠구미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예상보다 느린 페이스지만, 익숙해지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원 마수를 쓰러뜨리는 건 특별히 자신이 아니어도 된다. 직원이든 다른 마법소녀든 누구라도 좋아. 그러니까 제발, 일초라도 빨리 근원을 지워 없앴으면 좋겠어. 그렇게 빌면서, 츠구미는 다음 현장으로 전이했다.




◆◆◆




――하가쿠레 사쿠라가 행동을 시작한 지 50분 후. 전체적으로 세었을 때 70이 넘는 꽃――더미 마수가 구제되었을 무렵, 대책실에서는 직원들의 꾸준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가쿠레 씨가 향했던 포인트 89의 홋카이도 산도 아니었습니다! 대체 어디에 본체가 있는 건가요!?"

"시끄러워. 그걸 모르니까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거잖아. 떠들 틈이 있으면 손을 더 빨리 움직이라고!!"


끊이지 않는 문의 전화에, 쏟아지는 지시와 우는 것 같은 외침. 착실하게 소우비가 표시한 포인트는 사라져 가고 있지만, 운이 나빴는지 아직 근원 마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사망자 수는 60명인가……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대체 언제 본체를 찾을 수 있는 거지?"


그렇게 말한 이나바는 꽈악, 하고 엄지손가락을 깨물었다.

포인트는 착실하게 지워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근원이 되는 마수는 찾을 수 없었다. ――과연 정말 이 안에 본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나바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소우비의 탐지가 잘못된 것 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 후로 다른 탐사 능력을 가진 마법소녀나 신기성의 술사도 찾아보았지만, 거의 소우비와 동등한 의견이었다.

이 지도상에 배치된 108개의 붉은 점――그중에, 이번 소동을 일으킨 이레귤러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만약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다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나바가 담담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터벅터벅 발소리를 내면서 한 소녀가 다가왔다.


"――어라라, 왠지 상당히 힘들어 보이네요!"

"……아가츠마 씨?"


그렇게 말하며 이나바의 얼굴을 들여다본 사람은, 십화의 한 사람인 아가츠마 스오였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죠? 당신은 분명 쉬는 날이었던 것 같은데요."


이나바는 의아해하며 그렇게 말했다. 아가츠마는 십화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 실체는 하가쿠레 사쿠라와 같은 재야의 마법소녀이다. 시프트가 들어가 있지 않은 날――즉 휴일은 정부의 관리하에서 제외되어, 출동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이번 소동에 대해 그녀에게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음―, 저는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러 정부에 와 있었는데, 조금 시끄러운 거 같아서 다른 아이에게 이야기를 묻고 이 사건에 대해 들었어요! 전이 능력자가 필요한 거죠? 큰 일은 못 할 수도 있지만, 도와드릴게요!"

"네. ……분명 그렇습니다만, 아가츠마 씨는 괜찮은 건가요?"

"에? 뭐가요?"


이나바가 그렇게 말하자, 아가츠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는 투였다.


"아뇨, 아가츠마 씨는 이런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이나바는 핫 하고 입을 막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실언이다. 적어도 협력하겠다 한 사람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나바에게도 할 말이 있다. 애초에 아가츠마 스오라는 마법소녀는, 이런 일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타입의 마법소녀인 것이다.

외견이나 언동은 붙임성 있는 밝은 아이로 보이지만, 그 본질은 완전 정반대다. 주위에는 잘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아가츠마는 아무래도 정부――라기보다도 마법소녀의 관계자를 싫어하는 구석이 있는 것이다.

가끔 보여주는 표정이나, 밝은 말속에 어른거리는 조롱의 태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수많은 마법소녀를 상대해 온 이나바이기 때문에 알아챈 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나바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피해자가 생긴다는 사실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녀가, 갑자기 협력하겠다 한 것이다. 위심을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흐응, 뭐 상관은 없지만요.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을까 싶어서요! 에헤헤, 왜냐면 전 착한 아이니까요!"


아가츠마는 그렇게 말하며 웃고는, 이나바의 옆에 앉아 싱글벙글 웃었다. ……여하튼 도와준다고 하니 거절할 필요는 없다.


"……협력 감사합니다. 덧붙여서, 전이의 잔여수는 얼마나 되나요?"

"음― 한 17번 정도요! 돌아로 때를 생각해 두 번쯤은 남겨뒀으면 좋겠는데요."


――아가츠마가 가진 전이는, 하가쿠레와 달리 횟수 제한이 있다. 그 날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하루에 20번 정도의 전이가 가능하다고 한다. 외에 차이가 있다면, 아가츠마의 스킬은 살아있는 것도 함께 전이할 수 있다는 것일까. 하지만, 동행에도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실은 수색의 효율을 위해 소우비 씨와 함께 동행했으면 합니다만, 소우비 씨가 아가츠마 씨보다 조금 더 크죠……"


아가츠마가 함께 전이할 수 있는 생물은, 자신보다 작은 것뿐이다. 미부나 유키노 정도라면 가능했겠지만, 그래선 의미가 없다.


"맞아요. 전 아주 조금 몸집이 작아서, 함께는 어려워요! ――그래서, 전 어디로 가서 뭘 해야 하죠?"


그렇게 천진난만하게 물어오는 아가츠마에게, 이유야 어떻든 협력에 감사하면서 이나바는 컴퓨터의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렇네요, 우선 이 지도의 포인트 `102로 가 주세요――"


그렇게 지시를 내리자, 아가츠마는 별다른 반론 없이 현장으로 갔다. ……처음부터 의심을 한 것은, 지나친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바쁜 나날이 계속되다 보면, 이런 식으로 마음이 황폐해져 간다. 나쁜 경향이다.


그런 자기혐오에 쿡쿡 쑤셔오는 위를 무시하면서, 이나바는 기도하듯 이마 앞에 손을 모아, 중얼거리듯 말했다.


"부디――한시라도 빨리 근원을 찾아 주세요. 이 이상 사망자가 늘어나기 전에."


그렇게 빌고 있을 틈이 없다는 것쯤은 이나바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울리는 사망자의 보고음에, 초조함만이 더해간다. 누구나 사태 수습에 노력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누군가. 누구든 좋으니까. 제발 빨리 근원 마수를 찾아 줘. 이나바는 그렇게 깊이 빌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은 그로부터 30분이나 후였다.




◆◆◆




아가츠마가 수사에 가담한 지 30분 후. 본체의 꽃이 아닌 108포인트 모든 꽃을 구제한 순간, 피해자들의 몸에 깃든 씨앗은 환상처럼 사라졌다. 어쩌면 저것들은 더미가 아니라 예전에 하가쿠레가 싸웠던 메뚜기처럼, 존재의 핵을 나눈 군대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건에 대해 마지막 꽃을 베어낸 마법소녀――하가쿠레 사쿠라는 후일 조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E급 이하의 마수라고는 하지만, 반응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그게 마지막 꽃이었나요?


하지만 아무도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마지막 꽃의 소멸로 씨앗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 후 이 사건이 종식된 뒤 정부의 어느 보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7월 모일. 잠정 F랭크의 마수가 대량으로 확인됐다. 그 마수의 기색이 너무나 작아 결계의 예지 시스템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는 나이 어린 여성을 중심으로 300명 이상. 그 피해자 중에 마법소녀의 적성을 가진 여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적성자를 노린 이레귤러 마수임을 확정 지었다.

몸에 씨앗을 박아, 몸을 둘러싼 힘――생명력을 양식으로 성장하는 마의 식물. 그 씨앗들은 신경에 휘감겨 순식간에 온몸을 둘러싼다. 본체인 씨앗을 떼내면 생명력 흡수는 정지되지만, 씨앗과 뿌리가 떨어져 나가는 순간 피해자의 몸에 신경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오며, 대부분 쇼크로 죽는다.


개체명을 【겨우살이】로 임시 정의한다.


반입된 씨앗을 해석한 결과 , 전국에서 여성을 습격한 꽃은 『자子』이며, 근원인 부모인 겨우살이 꽃을 구제하는 것으로, 자가 토해낸 씨앗도 뿌리째 자연 소멸한다고 대책실은 판단. 탐색에 능한 마법소녀의 도움을 받아 부모 꽃의 장소(더미를 포함)를 특정. 대책실의 의뢰를 받아 전이가 가능한 마법소녀가 꽃을 구제하러 현지로 가, 겨우살이 꽃의 소멸을 확인했다.


피해자 가운데, 사망한 것은 약 3할――92명. 이들 중에는 아직 적성 연령에도 못 미치는 어린 소녀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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