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0. 피투성이의 내방자

by 린멜 2021. 1. 27.


130. 피투성이의 내방자





분명히 큰 부상을 입고 나타난 것은 이나비를 포함한 대책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소녀――하가쿠레 사쿠라였다.


"하, 하가쿠레 씨!? 그 상처는 대체……!?"


이나바가 그렇게 묻자, 하가쿠레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어라, 히츠기 씨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까? 엇갈린 걸까요」라 말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히츠기 씨? 무슨 말씀이시죠?"

"저기, 길어질 거 같아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연히 바다에서 히츠기 씨를 만났을 때 꽃 모양의 마수가 공격해 왔습니다. 다행히 저와 히츠기 씨는 무사했지만, 히츠기 씨의 지인인 소녀가 다쳐서…… 그 부상에 대해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어 대책실에 왔습니다만, 혹시 민폐였나요?"


그렇게 말하고, 하가쿠레는 불안한 듯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히츠기와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나바는 나직이 숨을 내쉬고, 하가쿠레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즉, 하가쿠레 씨도 피해 현장에 있었단 것이군요."

"에? 저도라는 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하가쿠레에게 이나바가 사정을 간결하게 설명하자, 하가쿠레는 「그렇습니까. 그밖에도 피해자가 그렇게나……」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이나바를 똑바로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이나바 씨에게 이걸 전해드리고 싶어서.


하가쿠레는 피로 거무스름한 주머니에 살며시 손을 넣더니, 작고 검은 물체를 손바닥에 얹어 이나바의 앞에 내밀었다.


"마수의 씨앗입니다. 한심하게도 한 발은 피하지 못하고 맞아버려서. 버리는 것도 뭣해서 가져왔는데, 괜찮으시다면 유용하게 사용해 주세요."


그렇게 조금 부끄러운 듯이 말하는 하가쿠레에게,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말문이 막혔다.

……자세히 보면, 파카의 좌측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아마 그곳에 피탄 당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째서 씨앗이 그대로 여기에 있는 것인가.

이나바가 멍하니 그 씨앗을 바라보고 있자, 가까이 온 미부가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씨앗을 들여다보며, 하가쿠레에게 가벼운 모습으로 물었다.


"이게 그 씨앗인가. 꺼낼 때 굉장히 아프다 들었는데, 괜찮았어?"

"아아. 조금 아팠지만, 금방 꺼내서 그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상처도 실로 꿰매 막았으니, 걱정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렇게 웃으며 말하는 하가쿠레를, 이나바는 조금 무섭다 느꼈다. 웬만한 마법소녀라도 쇼크로 죽을 수 있는 그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해버리는 그 모습은 너무나 일그러져 보였다. 아니, 평상시에는 성실해 보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받는 걸 지도 모른다.

이나바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잡념을 떨치려는 듯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어쨌든, 씨앗이 생겨 돌파구가 마련됐다. 남은 건 소우비가 씨앗을 해석해, 다음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합니다, 하가쿠레 씨.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이나바는 그렇게 말하며 만약을 위해 손수건 너머로 씨를 받고, 그대로 씨를 소우비에게 건넸다.


"소우비 씨 신속하게 씨앗의 해석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미부 씨는 하가쿠레 씨를 의무실까지 데려다주세요. 그 상태라면, 아무리 상처를 막았다고는 해도, 제대로 치료는 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가능하면 갈아입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 모습은 좀 자극적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하가쿠레의 모습을 언뜻 바라본다. 파카에 번진 피는 대부분 말라 거무스름한 색을 띠고 있지만, 팔 부분이 아직 붉다. 본인이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아까부터 아낌없이 노출되어 있는 흰 다리가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본인은 바다에 있었다 했으므로, 아마 수영복을 입은 채 갈아입지 않고 여기에 온 것일 것이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의 낭비를 걱정해 준 것은 솔직히 감사하지만, 아까부터 수영복을 지적해야 할지 망설이는 직원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좋은 의미로 눈에 독이므로, 옷을 갈아입으라는 것은 진심이었다.


그러자 하가쿠레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자극적……?」이라며 이상하단 듯 중얼거렸다.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몇 초의 침묵 후 얼굴이 새빨갛게 붉어지고, 하가쿠레는 다리를 가리듯 양 손을 포갰다.


하가쿠레는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동요를 숨기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아, 아니, 이건 그, 방금 전까지 바다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서둘러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부, 부끄러워요, 잊어주세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다리를 숨기며, 하가쿠레는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그런 말을 외쳤다. ……아무래도 눈앞에서 일어난 사건에 너무 정신이 팔린 나머지 자신의 모습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언제나 침착하고 온화한 하가쿠레로는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이나바가 비통한 얼굴로 혼란스러워하는 하가쿠레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미부가 앞으로 나서며 하가쿠레의 손을 잡았다.


"자 자, 빨리 의무실로 가자. 괜찮아, 정말 귀여워. 잘 어울린다고."

"재, 재차 말하지 말아 주세요……!! 우으,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치료가 끝나면 다시 돌아올 테니까……!!"


그렇게 미부에게 끌려가듯 나간 하가쿠레는, 그렇게 말하며 대책실에서 사라졌다. 마치 폭풍우와 같은 순간이었다.


"누구 사진 찍은 사람?"

"멍청아,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잖아. 핸드폰 같은 거 꺼낼 틈 없다고."

"분명 이 방에 감시카메라가 몇 개 놓여 있으니까, 나중에 거기서 화상 꺼내오자. 이번 일이 해결되면 다 같이 보자고."

"그럼 사건 뒤처리까지 생각하면 밤을 새도 볼 수 있는 건 빨라야 3일 뒤겠는걸. 아아― 그때까지 빡세게 일하는 사축이 되어주겠어……"


하가쿠레가 나간 후, 그렇게 직원들이 저마다 농담을 하고 있었지만, 작업하는 손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우선도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뭐 당연한 일이다.


이런이런 하고 이나바가 어깨를 으쓱이자, 소우비가 쿡쿡 웃으며 입을 열었다.


"후후, 하가쿠레 씨는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군요. 조금 의외였어요."

"그녀는 항상 진지하니까요. 분명 긴장을 푼 모습을 보인 게 부끄러웠을 거예요. ――그래서, 그 씨앗은 해석이 가능할 것 같나요?"


이나바가 그렇게 묻자 소우비는 두 손으로 기도하는 모습으로 씨앗을 감싸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몇 가지 힘의 흐름이 느껴져요. 이대로 찾을 수 없는 건 아닙니다만, 경우의 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네요……가능한 한 크게 확대된 일본 지도를 꺼내 주시겠어요? 힘을 느낀 장소를 체크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금방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나바는 확대 지도를 준비하도록 직원에게 지시를 내리고, 소우비에게 계속 해석을 진행해달라 부탁을 한 뒤, 여러 가지 보고가 표시되어 있는 자신의 PC를 응시했다.

――현재 피해 인원은 대략 300명. 확인한 바 그중 절반은 마법소녀 적성자다. 이것은 일본 전체의 적성자 수를 생각하면, 비정상적인 비율이다. ――즉 이것은, 명확한 의사를 가진 공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이나바는 생각했다. 결계를 빠져나온 이레귤러. 노린 듯이 적성자를 공격하는 그 음습함. 몸에서 꺼낼 수 없게 조정된 씨앗. 그건 지금까지의 이레귤러와는 달리, 완벽할 정도로 지상의 사정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수가 성장한 것인가. 아니면 이쪽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제3자――신이나 인간의 안내가 있었는가. 지금은 아직 추측에 불과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움직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나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띵 하고 작은 소리가 울리며 새로운 보고가 들어왔다. 그 보고를 보고, 이나바는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침내 사망자가 나와버린 건가."


보고를 받은 최초의 사망자는, 8살의 소녀였다. 언니와 함께 걷다가 운 나쁘게 두 발의 씨앗을 몸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순식간에 몸이 쇠약해져 숨이 끊어진 모양이다. 즉 마수의 씨앗은, 숙주가 죽을 때까지 그 힘을 계속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겨우살이보다 질이 나쁘다.


이나바는 애도하는 눈길로 눈을 내리깔고, 오른손을 가슴 앞에 두고 주먹을 꾹 쥐었다.


"아마도 사망자는 이제부터 더 늘어나겠지. ……시간과의 승부가 될 것 같구나."


――씨앗에 대한 대처법을 찾는 것이 먼저인가. 아니면 피해자들의 힘이 다하는 게 먼저인가. 최악의 데스 레이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