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2장 28. - 기억의 잔재
28. 기억의 잔재 츠구미가 휘청거리며 침대로 돌아와, 머리를 감싸고 있자, 방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추운 듯이 입가의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치도리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 깨어났구나. 갈아입을옷을 가져왔는데, 이거면 돼?" 발그스름하게 볼을 붉힌 채, 치도리가 옷――주로 속옷이 들어있는 손가방을 추구미에게 건냈다. 그것을 받으면서, 츠구미는 미묘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감사의 말을 했다. 평상시에는 옷 세탁 등은 따로따로 하고 있으므로, 아무리 남매라고 해도 이렇게 속옷을 보이는 건 조금 부끄럽다. "응, 괜찮아. 일부러 고마워." "신경 쓰지마. ――아직 안색이 안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더 쉬어야 하는거 아냐?" "문제 없어. 오히려 너무 많이 자서 몸이 뻐근할 정도라고." 츠구미가 ..
2019. 9. 9.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26. - 하얀 방의 소녀
26. 하얀 방의 소녀 새하얀 방 안에, 소녀가 인형을 껴안고 울고있다. 소녀의 얼굴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 팔 속의 인형은 손발이 하나씩 빠져 없었다. 소녀는 열심히 없는 부분을 고치려 하지만, 빠진 팔과 다리의 파츠를 찾지 못하는 한,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왜 저 인형은 저런 심한 상태가 되어버렸을까. 츠구미는 뭔가를 잊은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머리가 멍한 탓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츠구미가 소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침내 소녀는 무언가를 결의한 것처럼 눈을 감았다. ――암전 ――새하얀 방 안에서, 소녀가 인형을 들고 웃고있다. 인형의 손발은 깨끗하게 고쳐져, 마치 신품처럼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점이 하나 있다. 소녀의 몸이 한층 작아진 ..
2019. 9. 2.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25. - 뒤에 숨어있는자
25. 뒤에 숨어있는자 총알같이 쏟아지는 얼음덩어리가, 땅바닥을 마구 찌른다. 그리고 모든 얼음이 떨어진 뒤, 그곳에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상태라면, 아무리 라돈이라도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결계 내에 그 마수의 기색은 이제 느껴지지 않는다. ――틀림없이, 리돈은 죽었다. 불사성을 모사한 괴물을 쓰러뜨렸다. 그것이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지 츠구미는 알까? 벨은, 반짝이는 얼음 조각이 흩날리는 호수의 자취를 응시했따. 그 중 한 곳만, 얼음이 떨어지지 않은 곳이 있다. ――츠구미가 서 있는 곳이다. 츠구미는 멍한 눈으로, 얼음의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흔들 좌우로 흔들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벨은 츠구미의 옆까지 가서, 그 등을 향해 말을 걸었다. "라돈은 완전히..
2019. 8. 30.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21. -사람의 명예-
21. 사람의 명예 벨은 귀신같은 형상으로, 츠구미를 노려보고 있었다. 외모가 고양이라서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공기는 벨의 위압 때문에 몹시 무거워 보였다. ……꽤 화가 난 모양이네, 하고 츠구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그런건 츠구미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다. "정부와의 연락은 벌써 끝났어. 이젠 여기서 적을 기달리 뿐이야. ……자, 이거. 가지고 있던거 돌려줄게."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고, 손에 들고 있던 단말기를 벨에게 던졌다. 츠구미가 사용할 일은 이제 없겠지만, 다음부터는 땅에 던지지 말고 아껴주길 바란다. 벨은 단말기를 받고, 칫, 하고 크게 혀를 찼다. "하고 싶은 말은, 그것 뿐이냐?" "……벨 님에게는, 정말로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해. 사과로 끝날..
2019. 8. 18.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20. -감정의 행방-
20. 감정의 행방 츠구미가 자리에서 떠난지 몇분 뒤, 벨은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 것이다. 벨은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보니, 아까 던진 단말기는 어디로 간걸까. 츠구미가 주운것까지는 기억하고 있지만, 그 뒤는 모른다. 거칠게 다루어도 망가지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일단 정부가 지급한 것이므로 잃어버리는 것은 역시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츠구미가 그대로 단말기를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렇다면 어째서 츠구미는 단말기를 돌려주지 않은 것일까. ――주운 뒤에 돌려주는걸 잊은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돌려주지 않았다? 그런 생각에 당도했지만, 있을 수 없다는 듯 벨은 고개를 저었다. 짧은 만남이지만, 벨은 츠구미의..
2019. 8. 17.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16. -악식-
16. 악식 ――장소는 바뀌어, 일 할 시간이다. 검은색의 튜닉에, 빨강 베이스에 검은 레이스를 감은 무릎길이의 주름치마. 느슨하게 말은 검은 머리에 붉은 리본 헤드드레스를 붙이고, 검은 망사스타킹 위에 빨간색의 숏부츠를 신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빙빙 돈다. 복잡한 기분이지만, 정말 잘 어울린다. 벨이 발견한 이 의상은, 마법소녀라기보단 마녀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가쿠레 사쿠라의 활동 시간은 주로 야간이기 때문에, 이러한 어두운 색의 의상이 행동하기 쉽다. 그 사이에 벨이 방심하지 말아라, 고 소리쳤지만, 이것도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필요한 의식이다. 나나세 츠구미로서의 의식과, 하가쿠레 사쿠라로서의 의식을 바꿈으로써 몸에의 동기율을 올리는 것이다. "좋아, 준비 완료." 츠구미는 지금, 결계 내부에..
2019.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