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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8. 고마운 설교

by 린멜 2021. 3. 26.


138. 고마운 설교





병원을 뒤로하고 하룻밤 동안 정부에 보고를 한 츠구미는, 친구에게 나중에 짐을 가져가겠단 전화를 한 뒤 곧바로 지하의 근신방에 있는 벨에게 갔다.

하루 동안 깨어있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졸리다. 피곤한 상태에서 밤을 샜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역시 혼나겠지. 알고는 있지만, 역시 마음이 무겁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하의 관리자와 이야기를 한 후, 벨이 있는 근신방으로 향한다. 이 앞은 완전 개인실처럼 되어 있으므로, 말투 같은 건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작게 숨을 내쉬고, 문 손잡이에 손을 걸친다. 츠구미가 각오하고 들어가니, 큰 의자에 걸터앉은 벨이 입을 열었다.


"――어제는 꽤나 시끄러웠나 보군."

"아아, 응, 돌발적인 이레귤러가 있어서말야. 나도 그걸 좀 도왔는데……"


츠구미가 머뭇거리며 그렇게 말하자, 벨은 얼굴을 들이밀며 사나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런가. 그런 것보다 네놈에게 얽매인 그 불쾌한 계약에 대해 말해보실까. 응? 내 계약자 씨?"


그렇게 말하며, 벨은 츠구미의 뺨을 꼬집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화가 난 게 틀림없다.


"아, 아팟, 손톱에 찔린다고!"

"호오? 이런 경미한 손톱자국보다 그 팔의 상처가 더 큰 것 같다만?"

"알았다니깐, 다 설명할 테니까……!"


벨이 손을 떼자 츠구미는 뺨을 문지르며 오늘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고, 예상했던 대로 벨은 더욱 노했다.


"하아? 네놈 그걸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여신인지 뭔진 모르겠다만, 까부는 것도 적당히 해라!!"


……뭐 그 분노는 당연한 것이다. 자신이 눈을 뗀 사이에 다른 여신이 멋대로 자신의 소유물에 침을 묻힌 것이다. 제대로 신경을 쓰고 있다면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겠지.

게다가 이번 건에 관해서 츠구미에게도 잘못이 있었다. 아무리 죽을 마음이 없다고는 하지만, 벨이 없는 곳에서 멋대로 다른 신과 계약을 하는 것은 벨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츠구미는 바닥에 정좌해 벨의 잔소리를 신묘한 얼굴로 받아들였다.


"――정말이지, 네놈은 정말로 무슨 말을 해도 학습을 하지 않는군. 애당초 나 이외의 신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 없는 것인데."


잔뜩 불만을 토로한 벨은 그렇게 말하며 큰 한숨을 내쉬고는, 꼬리를 펴고 츠구미의 얼굴을 찰싹 때렸다. 평범하게 아프다.


"……그 상황에서 멋대로 계약한 건, 확실히 경솔했다고 생각해. 정말 미안해."

"흥, 입으로는 무슨 말을 못 하겠냐. ――프레이야인가, 이름은 외웠다."


벨은 꺼림칙하게 여신의 이름을 입에 올리곤, 크게 혀를 찼다. ……모습을 보아하니, 근신이 풀린다면 당장이라도 프레이야를 만나러 갈 것 같다. 또 근신하게 되면 곤란하다 생각하면서 츠구미는 작게 어깨를 떨어뜨렸다.


"잘도 그렇게 귀찮은 일들을 떠안는구나. 어렴풋이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네놈은 바보인가?"


벨은 그렇게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나라고 딱히 원해서 이러는 건 아닌데……"


친누나인 시카바네 사쿠라의 죄. 치도리와의 관계. 거듭되는 이레귤러의 대응과, 이번 마화에 프레이야 건. 어떤 것도 피할 수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한 명의 인간을 짓누르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문제였다.


"어쨌든, 내가 여기에서 나갈 때까지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역겨운 기색도 느껴지고 말이지."

"벨님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이번 이레귤러는 솔직히 이상하다고 생각해.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어느 때보다 누군가의 의지를 느꼈달까. 마치――어떤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


――애초에, 그때 히츠기들과 만난 건 정말 우연이었던 것인가.

바다 한복판에서 우연히 히츠기들을 만나, 마화의 습격을 받았으며, 그 마화의 대처에는 전이 능력이 필수라 한다. 확률로 따져봐도, 너무나도 잘 맞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이번 건으로 가장 수상한 존재――프레이야의 관여가 의심되지만, 애초에 그 여신이 츠구미에게 간섭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그 날 바다에 갈 것을 종용한 자, 즉 시로가 자신을 사건의 재앙에 던져 넣은 것이 되는데――그렇게 생각하고, 츠구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역시 그건 생각이 지나친가. ……일단 오늘은 이제 돌아가자. 다음에 뭐 챙겨 왔으면 하는 거 있어?"

"뭔가 먹을 것 좀 가져오도록. 양이 많으면 뭐든 좋다."

"오케이. 그럼, 다음에 봐 벨님."


그렇게 인사를 하고, 츠구미는 지하를 나왔다. 지상으로 돌아가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하던 그때, 츠구미는 깜짝 놀란 듯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갈아입을 옷은 어떡하지. 치도리가 집에 없었으면 좋겠는데."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며 치마 끝을 집는다. ……이거 빨아서 돌려주면 되는 건가.


"이번엔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다니, 정말 운도 없다니까. 나중에 시로에게 따져야지."


아무리 파카를 걸치고 있었다 해도, 수영복임에는 변함없다. 뭐 사진 같은 걸 찍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츠구미는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츠구미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안면이 있는 직원에게 엉뚱한 부탁을 받을 거라고는 지금의 츠구미는 알 길이 없었다.




◆◆◆




마화의 습격으로부터 일주일 후, 어느 스레에서.


【십화】 하가쿠레 사쿠라 전용 스레 【10위】



1 : 무명의 국민

여기는 A급 마법소녀 하가쿠레 사쿠라의 종합 스레드입니다.

잡담·고찰 등을 자유롭게 하세요

·다른 마법소녀의 화제는 전용 스레에서

·도배 금지/스레드와 상관없는 글 금지


~~~


44 : 무명의 국민

그건 그렇고 이번 사건은 장난 아니었지. 탐지 시스템을 벗어나다니 정말 웃기지 말라고……


45 : 무명의 국민

요즘 이레귤러는 인간에 대한 살의가 너무 높은 거 같지 않음???


46 : 무명의 국민

게다가 저 꽃은 랭크로 치면 E보다 아래인 F급 레벨이라고 하더라. 다들 랭크 높은 마법소녀만 봐서 조금 무뎌진 거 같은데, 평범한 인간은 무기가 없으면 그 정도의 마수도 이길 수 없다니까.


47 : 무명의 국민

역시 마법소녀는 대단하네.


48 : 무명의 국민

나 말야, 지금까지 E급 마수 정도로 하나하나 피난하는 걸 귀찮아했었는데, 마음을 바꿨어. 아직 죽고 싶지 않으니까.


49 : 무명의 국민

그나저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는 사건은 오랜만인걸. 다들 이때라는 듯 정부의 대응을 욕하는 거 보면 웃긴다니까.


50 : 무명의 국민

>>49

웃기긴 뭐가 웃기냐 쓰레기 새끼야. 사람이 죽었다고.


51 : 무명의 국민

하지만 정부도말야, 좀 더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응이 너무 늦잖아. 우리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까 제대로 일 하라고.


52 : 무명의 국민

사망자를 제외하면 반나절 만에 해결됐으니 괜찮은 편 아닌가?

원인도 분명치 않은 대화제에 비하면 이번엔 일을 제대로 한 편이잖아.


53 : 무명의 국민

가족을 옹호하는 것 같아서 별로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정부에서 일하는 내 형은 이번 사건 때문에 멘탈이 나갔어.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갔을 때 잠깐 이야기했는데, 너무 바빠서 잠도 잘 못 잔다며 울고 있더라.


54 : 무명의 국민

근로 환경도 블랙인거냐ㅋㅋ

역시 안 좋은 소문이 끊이지 않을 만 해.


55 : 무명의 국민

어떻게 보면 그 녀석들도 마법소녀처럼 목숨을 걸고 있는 거구나……


56 : 무명의 국민

정부에 대한 투정은 스레와 맞지 않으니까 다른 데 가서 해. 여긴 하가쿠레 씨의 귀여움을 이야기하는 스레니까.


57 : 무명의 국민

하? 하가쿠레 씨는 귀여운 게 아니라 아름다운 거야 정정해 멍청아


58 : 무명의 국민

끓는점이 너무 낮아. 머리에 칼로리가 부족한 거 아님? 하가쿠레 씨를 본받으라고


59 : 무명의 국민

>>58

하가쿠레 씨를 본받은 결과, 몸무게가 배로 증가한 사람도 있으므로 말조심해 주세요

참고로 전 20킬로 쪘습니다.


60 : 무명의 국민

난 13킬로


61 : 무명의 국민

여기에선 돼지 품평회도 하는 건가?


62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 씨는 언제나 맛있게 먹으니 말이지~

과거 대식 영상 같은걸 보면 나도 모르게 덩달아 간식을 먹게 된단말이지……


63 : 무명의 국민

>>61

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신랄하네


64 : 무명의 국민

그러고 보니 이번 사건에서도 하가쿠레 씨의 목격 사례가 드문드문 있었어. 봐봐,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담장을 뛰어넘는 모습이라던가.


65 : 무명의 국민

이전 스레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움직임이 너무 화려해서 팬티가 보였다는데 ㄹㅇ임?


66 : 무명의 국민

흐릿한 사진만 남아있지만, 검은색이었다는 건 확인됐어. 개인적으론 맨다리를 아낌없이 내놓은 게 충격적이었지만.


67 : 무명의 국민

>>66

하가쿠레 씨 항상 내색하지 않으니까.


68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 씨의 명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아마 그거 팬티가 아니라 수영복일거임

정부에 근무하는 형 말로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수영복 차림으로 도우러 달려와 줬다고 해. 와이셔츠와 치마는 정부에서 지급한 물건이고.


69 : 무명의 국민

레알!? 네 형은 왜 그 사진을 안 찍은 건데!!


70 : 무명의 국민

아니, 그 위급한 타이밍에 그랬다간 해고잖아.


71 : 무명의 국민

정론이네ㅋㅋ 확실히 그렇지.


72 : 무명의 국민

>>68

도우러 달려왔단 건, 자기가 왔단 소리임?

터무니없이 좋은 사람이잖아.


73 : 무명의 국민

라돈전 때부터 생각한 건데, 이쪽이 놀랄 만큼 착한 사람이지.

어떻게 저렇게 완벽한 인격체로 자란 거지? 내 건방진 여동생이 본받게 하고 싶어.


74 : 무명의 국민

>>73

우선 여동생의 뇌에 고칼로리 초콜릿을 처넣는 거부터 시작하자


75 : 무명의 국민

>>74

그 흐름은 이제 그만



사건이 진정될 무렵, 감시 카메라 영상을 추출한 하가쿠레 사쿠라의 사진의 존재가 발각됐다. 그리고 스레인 중 한 명인 직원이 꺼려하는 하가쿠레 사쿠라에게 도게자를 해 허가를 얻어, 그 사진을 스레에 올리고, 스레는 축제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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