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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2. 유키노의 간청

by 린멜 2021. 5. 30.


142. 유키노의 간청





흐흥, 하며 작은 가슴을 펴는 히고로모――유키노 시즈쿠를 보며, 츠구미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경악할만한 사실을 본 것에 대한 충격도 있지만――나름대로 사이좋게 지내던 여자아이의 내용물이, 안면이 있는 남자였던 것이 비교적 쇼크였다. 솔직히, 눈앞에서 변신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뭐야, 생각보다 시시한 반응이군."


히고로모는 츠구미의 반응이 시큰둥했는지 투덜거리듯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유키노의 모습 그대로 의자에 앉았다. 아무래도 아직 변신을 풀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옷이 어깨에서 흘러내릴 것 같은데 신경 쓰지 않는 걸까.


"아니, 충격이 너무 강해서. 그렇구나, 히고로모씨가……그건, 음……"


그렇게 답하면서, 츠구미는 말끝을 흐렸다. 솔직히 말해 억누른 감정을 내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도 비슷한 것이기에 말을 꺼내는 것은 자중했다.

그리고 다소 마음이 안정된 츠구미는, 히고로모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자신이라는 전례가 있어, 여자로 변해도 얼굴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히고로모와 유키노는 얼굴은 조금 비슷하지만, 츠구미와 하가쿠레 사쿠라처럼 꼭 닮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류키노의 내용물이 히고로모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뭔가 더 이렇게, 비록 남자였다고는 해도 속은 분명 귀여운 느낌의 남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쪽이 정신적인 대미지는 더 적었을 것이다.


그리고 츠구미는, 유키노와 친하게 접하고 있는 휴우가를 문득 떠올리며 약간 찝찝한 기분이 되었다.

휴우가와는 히츠기 사건 이후, 유키노를 포함해 십화 중에선 그런대로 사이가 좋은 편이었는데, 그중 두 사람이 남자인 걸 알면 휴우가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불붙은 듯 화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들켰다간 매도당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츠구미는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입을 열었다.


"저어, 그, 히고로모씨는 왜 마법소녀가 된 건가요? 설마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쓸 생각으로……?"


히고로모――유키노 시즈쿠는 원래 재야의 마법소녀였다. 그것은 즉 신에게 마법소녀가 될 것을 제안받았고, 히고로모가 그것을 받아들였단 것이 된다.


하지만, 히고로모가 왜 그 제안을 받아들였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히고로모는 유능한 연구자다. 지위고 권력이고 돈이고 전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그가 마법소녀가 된 건 연구 이외의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


……만약 그렇다면, 어쩜 터무니없는 학자 근성인가. 도저히 흉내 내고 싶지 않다.

츠구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묻자, 히고로모는 알기 쉽게 싫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나. 나는 그렇게까지 자신의 몸을 다룰 생각은 없어. 계약한 것은 그저 결과일 뿐이다."

"결과?"


츠구미가 그렇게 되묻자 히고로모는 망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밤새워 의식이 몽롱했을 때, 환청 상대에게 적당한 대답을 했더니 계약을 한 것이 되어 있었지. ……설마 그때 자신에게 신이 말을 걸어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으니까 말이야. 방심하고 있었어. ……어이, 그런 불쌍한 눈으로 날 보지 마."


……상상 이상으로 하찮은 이유였기에,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적어도 마법소녀에게 꿈을 품고 있는 아이들에겐 들려줄 수 없다.


"그건 그, 안타깝네요."


츠구미가 눈을 피하며 그렇게 답하자, 히고로모는 불만스러운 듯 팔짱을 끼면서 입을 열었다.


"흥, 나도 얼빠진 짓을 한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봤자 소용없잖아. 포상금으로 연구비가 윤택해진 것이 유일한 다행이지만. ……뭐, 판단력이 떨어졌을 때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지겨울 정도로 학습했다."


그렇게 말하며 히고로모는 작게 하품을 했다. ……대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츠구미로선 지금의 히고로모도 상당히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로 보이지만, 정말 괜찮은 걸까.


"그래서, 넌 왜 마법소녀가 됐지?"

"에?"

"내가 말했으니까, 다음은 네 차례겠지? 그렇지 않으면 뭐냐, 여기까지 와서도 시치미를 뗄 생각인가?"


그렇게 어이없다는 듯 말하는 히고로모에게, 츠구미는 체념한 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

――상대가 이렇게까지 터놓고 말을 해 준 것이다. 마주하지 않는 것은 역시 불성실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츠구미는 무거운 입을 열었다.


"제가 마법소녀가 된 건――"


그렇게 츠구미의 사정을 얼추 들은 히고로모는 「그런가. 재야에는 있을 법한 이유로군. 그래도 나보다는 낫지만」 이라며 푸념했다.


히고로모가 말하길, 츠구미처럼 죽을 때까지는 아니지만, 결계 사고에 휘말려 계약을 하는 예시는 많은 듯하다.

……분명 신 측도, 자신이 우위에 설 수 있는 타이밍을 노리고 말을 걸고 있기 때문이겠지. 치사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신도 자선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정부로서도 결계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대책은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적정 소유는 각자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좀처럼 근절은 어렵다고 한다.


"흠. 자네가 마법소녀가 된 것은 어떤 의도가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라면 아무래도 우연이었던 것 같군.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네의 계약신은 연기를 할 수 있는 타입은 아니라 생각하니까. 유감이야, 뭔가 진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히고로모 씬 벨 님을 의심한 건가요?"


츠구미가 발끈하며 그렇게 말하자, 히고로모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조금 의심하고 있다. 아아,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말라고. 자네와의 이야기로 대부분의 의심은 사라졌지만, 실제로 자네의 계약신과 이야기하지 않고는 답을 낼 수 없어. ――미안하지만 이건 천성이라서 말이지. 나는 내가 보고 들은 것 이외엔 쉽게 판단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정보는 사람을 사이에 두면 변화해 버리니까."


히고로모는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해 버리면 이쪽에선 반론할 방법이 없다. 츠구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눈을 내리깔았다.


"뭐 그렇게까지 신경 쓰진 않지만요. 벨 님은 몰라도 저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로 의심받아도 어쩔 수 없으니까."


츠구미가 마법소녀가 되어 버린 것은 단순한 우연이지만, 츠구미의 경우 떳떳하지 못한 과거가 너무 많기에 의심을 받아도 불평할 순 없다. 오히려 츠구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자들이 보면 「이번에는 무슨 짓을 저지를 작정이냐」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분명 상대가 히고로모기에 이 정도의 가벼운 혐의로 끝난 것이겠지. 만약 다른 사람――의심스러운 것은 처벌이다, 라고 생각하는 인간이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자네가 자란 내력은 확실히 이상하니까 말이지. 직접 제대로 조사해 혐의를 벗으면 된다. 아아, 인수인계 절차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아, 그건 이미 결정사항이군요……"

"당연하지. 넌 날 과로사로 죽일 생각인가?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인류의 손실이다."


그런 농담을 하면서도, 히고로모는 때때로 졸린 듯 눈을 비비고 있다. 유창하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졸음은 슬슬 한계일지도 모른다.


"저기, 제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히고로모 씬 좀 더 제대로 쉬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대학에서 연구도 하고, 십화 시프트에도 나오고 있잖아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요."


이번 건도 그렇고, 이 사람은 수면이 부족하면 여러 가지 의미로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생활을 서포트할 수 있는 인재를 고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츠구미가 걱정하듯 그렇게 말하자 히고로모는 벌레씹은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진작 그랬겠지. 이것도,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면서도 일을 시키는 정부와 토노 잘못이다. ――솔직히 난 지금 당장이라도 마법소녀를 은퇴하고 싶지만, 지금은 정부에 소속돼 있다고는 하나, 계약한 건 재야 때였으니까. 짜증스럽게도 계약신의 허가가 나지 않으면 그만둘 수가 없어."


그렇게 말하며, 히고로모는 초조한 듯 쾅하고 세게 책상을 쳤다. 화가 치미는 모양이다.

츠구미가 「혹시 나날의 푸념을 들려주기 위해 부른 것인가?」하고 의심하기 시작한 그때, 히고로모는 츠구미를 흘끗 올려다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걸로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게 됐을 거라 생각하는데, 어때?"

"아니, 어떠냐고 물어도……"


질문의 의미를 이해 못하고 츠구미는 난처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넌 아까 내게 『일을 너무 많이 한다』라고 했지.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히고로모는, 백의의 주머니에서 강한 힘에 의해 짓눌린 것처럼 구겨진 흰 봉투를 꺼냈다.


"그건 뭔가요? 편지인가요?"

"오늘 아침 무렵, 네게 연락을 하기 전에 토노가 【유키노 시즈쿠】에게 가져온 지령서다. 그래――이 내가 필사적으로 정부의 안건을 처리하고 있을 때, 그 여자는 추가로 귀찮은 일을 떠맡긴 거지."


상당히 깊은 분노와 원성이 담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면서, 히고로모는 봉투를 툭툭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것을 들은 츠구미는, 역시 토노 씨는 위험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우와아……」하고 질린다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러자 히고로모는 말없이 츠구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방긋하고 웃었다. 그리고 미끄러지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츠구미의 손을 잡으면서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츠구미를 쳐다보고는, 연민을 부르는 가냘픈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나를 조금이라도 불쌍하다고 생각했나? 아아 그렇겠지. 평범한 인간이라면, 이런 불쌍한 날 저버릴 수 있을 리 없지."

"하, 아니 저기, 왜 손을."

"하가쿠레 사쿠라에겐 내일 예정이 없었지? ――나나세 군. 자네에게 동지, 아니 친구로서 부탁이 있네."

"아, 싫어요. 듣고 싶지 않아요. ――제길, 전혀 놓으려 않잖아 이 사람!! 설마 그게 본론이냐!!"


귀찮은 일의 낌새를 눈치챈 츠구미는 손을 뿌리치려 했으나, 생각보다 힘이 강해 도무지 뿌리칠 수 없었다. 마치, 사냥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짐승처럼 매달려 온다.


그리고 히고로모는, 죽음을 알리는 천사 같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탁한다. 내일 12시, ――내 대신 토노와 영국으로 가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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