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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1장 6. 첫 출전 -

by 린멜 2019. 6. 17.


6. 첫 출전



마법소녀에 의한 마수의 응전은, 기본적으로 정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정부에 의한 선별―― 일명 오디션을 거쳐 마법소녀가 된 사람은 정부에 의해 파견지와 근무 시간이 정해져, 내비게이터의 지시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의 마수 토벌을 한다.


그렇다면 츠구미같은 정부에 소속되지 않은 마법소녀는 어떻게 마수와 싸우고 있는걸까?


그런 츠구미의 의문에, 벨은 답했다.



"마수에게 등급이 있는것은 알고 있겠지? 내포하는 에너지의 크기에 따라서 그것들은 등급이 나뉘어져, 그 힘의 크기에 맞는 매개체를 만들어 현세에 출현한다. 그러므로 에너지 관측에서 출현까지의 시간이 다르다. 뭐, 이정도는 상식이겠지만."


"아아, 그 정도는 알고있어. 등급에 따라 출현예측시간이 달라지지."



마수의 강함의 등급은 전부 다섯 가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A급부터 E급까지가 존재한다.


정부에는 마수의 출현을 예측하기 위한 기계, 통칭 『야타의 거울』이 있으며, 그 거울에 비춰진 지도에 의해 마수의 출현 장소와 시간을 고정밀로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A급은 5시간.


B급은 3시간.


C급은 2시간.


D급은 1시간.


E급은 30분과 같이, 예측으로부터 출현까지의 사이에, 피난을 갈 수 있을 정도의 시차가 있다.


그리고 마수의 등급에 맞춰서, 마법소녀도 등급을 매기는데, 기본적으로는 쓰러뜨린 마수의 등급을 그대로 따르게 되어 있다.


거기에 따르면, 현재 츠구미―― 아니, 하가쿠레 사쿠라의 등급은 결국 F급.



"E급을 예로 들면, 녀석들은 출현까지 30분의 시간이 있다. 정부는 그 최초 5분 사이에, 대기시킨 마법소녀들 중에서 가장 현장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 현장으로 가게 하는 것이지. 시스템으로서는, 소방서와 별로 다르지 않지."


"그러면, 정부에 속해있지 않은 마법소녀는, 마수퇴치에 들어갈 틈이 없는거 아니야? 섣불리 끼어들면 반감을 살 것 같은데."


"빠져나갈 길은 있다. 전이의 힘이 있다면 그것도 간단하지. 네녀석의 경우는―― 응전하는 마법소녀가 결정하기 전, 즉 출현 예측이 나온 지 오분 이내에 현장으로 가, 자신이 대응하겠다고 정부에 선언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자동적으로 전투권을 얻을 수 있지."


"괜찮은거야, 그거?"


"문제 없을 것이다. 다른 녀석들이나, 정부 소속에서도 향상심이 높은 자들은 모두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니. ――게다가 생각해 봐. 이 나라에서는, 하루에 백마리 가까운 마수가 나오잖아?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보다 좋을게 없겠지."


"뭐, 확실히 그렇긴 하지."



게다가 마법소녀들의 대기장소에 따라, 대처가 제때 되지 않아 거리에 피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츠구미나 다른 정부 소속이 아닌 마법소녀가 전투에 나서면 정부 측에 언제든지 싸우러 나갈 수 있는 마법소녀가 대기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정부에 있어서도 메리트일지도 모른다.


마수의 출현 건수는, 연간 3만건에 이른다. 즉, 하루에 60에서 100마리의 마수가 일본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이 매일같이 나타난다면, 확실히 대처는 어려울 것이다.


30년 전에는 하루에 몇 건의 출현밖에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로부터 10년 사이에 점점 발생 건수가 늘어나, 지금 수에 자리잡았다. 근 20년은 거의 같은 수의 출현이었으므로, 지금보다 늘어나는 일은 아마 없을것이다.


거기에 대항하는 마법소녀의 총 수는,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약 3000명 남짓. 대략, 전원이 1년에 10회 정도 전투를 해내면 할당량은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것은, 마법소녀의 은퇴율과 순직률이다.


일년 사이에 순직자가 500명, 은퇴자가 500명……매년 3할 이상의 인원이 교대되고 있다. 마법소녀란, 찬란한 사회적 지휘나 팬시한 이름에 반해, 꽤나 가혹한 직업이라고 봐도 좋다. 그 일원에 자신도 끼어버렸다 생각하면 두렵긴 하지만, 깊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지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그래서, 앞으로 3분 뒤 적이 나타난다, 라는건가?"



그렇게 츠구미가 중얼거렸다.


츠구미들은 지금, 관동 교외의 숲 속에 서 있었다. 벨의 이야기에 의하면, 아무래도 이 자리에 E급 마수가 출현할 예정인 듯 하다.


덧붙여서 정부에의 연락 자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벨이 끝내버렸다. 츠구미가 이야기해도 되었지만, 벨에게 "결점을 드러낼 것 같아서 안 된다."고 거절당했다……그렇게까지 빠져있지는 않은데.



"……하지만 괜찮으려나. 실이라고 실. 살그머니 다가가 상대의 목이라도 졸라매야 하는건가?"



기다리는동안, [실]이라고 하는 스킬로 어떤 것이 가능한지를 시험해 보았지만, 대략적으로 말하면, 말 그대로 『실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천잠사처럼 가는 실. 밧줄처럼 굵은 실. 대략 츠구미가 상상할 수 있는 실은 대부분 낼 수 있었다. 강도에 관해서도, 칼로 끊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하는것도 가능했다.


어디까지 늘릴 수 있는지는 검증하지 않았지만, 가는 실로는 이 숲을 덮는 정도로 두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실의 색은 왠지 붉은색으로 고정되어 있어, 기습 등으로 사용하기에는 별로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츠구미가 불안한 듯 투덜거리자, 벨은 귀찮은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츠구미를 보며, 당연한 듯 대답했다.



"흠. 전투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사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유스킬이란 그런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는데."



불안을 넘기려 말을 계속하다보니, 따끔따끔 작은 바늘이 찌르는 듯한 중압감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위를 바라보았다.



"하늘이, 소용돌이치고 있어."


"아아, 온다. 자세잡아."



꿀꺽, 하고 숨을 삼킨다. 이러쿵저러쿵 떠밀려오긴 했지만, 솔직히 마음의 준비는 별로 되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나. 사소한 건, 나중에 생각하면 돼. 언제나, 츠구미는 그렇게 해 왔다. 이번에도 틀림없이 어떻게든 될 것이다.


눈 앞에,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빙글빙글 원을 그리듯 모여든다. 그것은 천천히 구체가 되어, 독한 낌새를 풍기며―― 두개로 갈라졌다.



"우와, 크다……"



거기에 있던 것은, 신장 3미터는 될 듯한――멧돼지였다. 크기와 이빨의 색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것 말고는, 보통 멧돼지처럼 보인다.



"멍하니 있지 마라, 바보녀석! ――결계를 기동한다!"



멧돼지의 박력에 무심코 뒷걸음친 츠구미에게, 벨은 발차기를 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결계 작성을 선언한다.


본래라면 결계의 기동 등도 마법소녀의 몫이지만, 츠구미는 여러가지로 특수한 존재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몇 가지의 술식은 벨이 대신 행할 수 있게 해 두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눈앞에 멧돼지가 다가왔다. 너무나도, 빠르다.



"――우, 우와아아!!"



엉겁결에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츠구미는 반사적으로 나무 위로 도약했다.


가지를 발판삼아 굵은 줄기까지 올라와, 차분하게 숨을 고른다. 멧돼지는 나무 아래 다리를 쿵쿵 구르며,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츠구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결계의 안에서는 마법소녀는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거구나. 마치 닌자같아."



게다가, 생각보다는 먼저 몸이 움직였다. 이것이 마법소녀라는 존재가 가진 포텐셜인가, 하고 놀란다. 역시 일본을 지키는 최전방의 존재는 격이 다르다.



"에잇, 꼴사납게 도망치지 마라 볼썽사납다. 내 계약자가 그런 짓을 하면 나의 평가가 떨어질 것이다!"



파닥파닥 하고 박쥐의 날개를 퍼덕이며, 츠구미의 옆까지 온 벨이 화를 냈다. 기분은 모르지 않지만, 첫 싸움이니까 조금은 봐 줬으면 하는데.



"아니아니, 이것은 전략적 피난이니까…… 만약을 위해, 지금 다른 스킬을 확인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그렇게 얼버무렸다. 하지만 스킬 확인은 중요하다. 새로 볼 수 있게 된 항목도, 미리 정확하게 확인해 두고 싶다.



"자, 서둘러."



그렇게 말하고 던지듯 건네진 판자를, 재빨리 눈으로 확인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아래 있는 멧돼지가 뭔가 좋지 않은 일을 저지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고마워, 벨 님. 그러니까, ……응? 이쪽은 스킬의 명칭만 적혀있는건가?"



상시발동형 패시브 스킬 란에는 [최적화]와 [신체강화]. 아래를 보면 [조사술]이라고만 적혀있다. 상세한 것은 전혀 쓰여있지 않았다. 아마 위의 두가지는, 사전에 마법소녀에게 갖추어져 있는 스킬일 것이다. 아래의 조사술이라는 것은 츠구미의 고유스킬 [실]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의 발동형 액티브 스킬 란에는 [투명화/15분], [폭식/전투 종료 후] 라는 것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표기되어 있다. 투명화는 뭔지 알겠지만, 폭식은 대체 뭘까.


츠구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을 하던 도중, 벨이 말을 걸었다.



"차분히 보는건 괜찮은데, 괜찮겠어? ――올거야."



그렇게 말하며, 벨은 턱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덩달아 츠구미는 왼쪽 아래를 내려다봤다.


반짝이는 빛이 순간 눈에 들어왔고, ――그 앞에 흰색의 빛을 감싼 멧돼지가 보였다.


멧돼지는 뒷다리에 힘을 담아 당장이라도 츠구미가 있는 나무를 향해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건, 위험한걸. 그렇게 생각한 순간, 멧돼지의 모습이 눈 아래서부터 사라졌다.


콰과과광――!! 하고 굉장한 소리를 내며, 나무가 커다랗게 도려낸 듯 분쇄되어간다. 당연히 나무는 꺾이고, 그 여파로 주변 나무들도 차례로 쓰리져, 숲의 경관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자신이 [전이]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진심으로 생각해."



그 자연파괴를 반대편 나무 위에서 바라보며, 츠구미는 읊조렸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멧돼지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 전이를 행했지만,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E급 마수라는 것은 저렇게나 강한 것일까. TV같은곳에서 하고있는 특집에서는, 보통보다 큰 짐승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저런 기술까지 사용할 수 있을 줄은 몰랐따.


멧돼지는, 분노한 듯 주위의 나무를 파괴하면서 「부오오오오오옷!!」하고 우렁찬 외침을 지르고 있었다. 아마 츠구미를 찾고있는 것이겠지.


츠구미는 멧돼지의 동향을 살피면서, 또 하나의 고유 스킬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이대로 다행수단이 떠오르지 않으면 전이를 쓸 수 없을 때까지 계속 도망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겠지.


바싹바싹하고, 마음이 초조해진다. 가능한 한 신경쓰지 않고는 있지만, 옆에 있는 벨로부터의 중압도 장난아니다.


후우, 하고 작게 숨을 내쉰다. ――각오를 정할 때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손바닥에 실을 만든다. 그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의 정보가 들어왔다.



"[실], 그리고 [조사술] ――과연, 이런건가."



벨이 「쓰면 알게 된다」라고 말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가, 문자 그대로 손에 잡히듯 알 수 있었다.



"준비는 됐나. 나는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재촉하듯 벨이 말한다. 마음 탓인지 조바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분명 기분탓은 아닐 것이다.



"아아, 이제 괜찮아. ――그럼, 반격의 시작이다."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당돌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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