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금이 간 모형정원
치도리가 재적하고 있는 부서 근처 ――인기척 없는 복도에 내려선 츠구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었다.
"무스, 대체 무슨일이……!!"
벽의 일부에 큰 구멍이 뚫려있고, 마치 큰 토네이도가 일어난 것처럼 일대가 파괴되어 있다. 그리고 치도리가 있어야 할 방의 문은 열려 있고, 안에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방 안은 엉망이지 않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수수께끼의 공격은 이 방까지는 닿지 않은 것 같다.
츠구미가 조급함을 느끼며 주변을 살피자, 복도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괜찮으신가요!?"
"아, 하가쿠레 씨…… 죄송합니다. 피난할 때 다리를 접질려서. 조금 쉬면 움직일 수 있게 될 거 같아요."
"이 참상은 대체…… 지금, 정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요?"
"그건, 저도 잘……"
어두운 표정을 지은 여성은, 미안해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서도, 이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전 그 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굉음이 울려서…… 복도에 나오니 이 모양이었어요. 바로 위에서 대피 명령이 내려왔고, 제가 다른 모두를 지하 쉘터까지 전이시켰어요. 여기는 정부에서도 중요한 부서니까, 피난이 최우선으로 여겨지고 있거든요."
"당신은 함께 대피하지 않았나요?"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여성은 곤란한 듯한 얼굴로 웃었다.
"제 능력은, 자기 자신을 전이시킬 수 없어요. 저를 전이시키기 위해 남는다고 한 아이도 있었지만, 이런 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전이 횟수를 줄이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어요. 여기서라면, 대피경로도 가까우니까요. ……그런데, 방에서 나갈 때 넘어져버려서. 한심하네요."
그렇게 말하고 눈을 깐 여성은, 빨갛게 부은 발목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이동할 때, 굽이 높은 구두였던 것이 원흉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치도리가 이 방에 있었다면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로써 하나, 걱정거리가 줄어든 셈이다. 문제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치도리의 무사함을 확인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츠구미는 세게 쥐고 있던 오른손에 힘을 풀고,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여성과 눈을 마주치고, 위로하듯 말을 걸었다.
"당신은 훌륭하군요."
"에?"
"아무리 지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몸이 위험한걸 알면서도 이 자리에 남아, 앞으로의 일도 생각한 후 다른 사람의 전이 횟수를 온존시키는 것을 우선시했어요.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결단이 아니에요. ――자랑해도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존경하는 눈으로 여성을 바라보았다.
――운이 나빴다면, 날뒤는 누군가가 이 곳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녀 역시, 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책무 쪽을 우선시 한 것이다. 솔직히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인원은, 정말로 질 좋은 인재가 갖추어져 있다.
"전 지금부터 파괴음이 들리는 쪽을 향해 가려고 하는데, 당신은 괜찮은가요? 만약 괜찮으시다면, 안전한 곳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만."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여성은 살짝 볼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전 혼자서도 괜찮아요. 하가쿠레 씨는,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주세요. ――조심하세요. 대피지시가 내려졌을 때 들은 정보는, 마법소녀가 날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니까요."
"마법소녀가? ……그건, 서두르는게 좋겠네요."
마법소녀라는 말을 듣는 순간, 츠구미의 머릿속에 히츠기의 얼굴이 떠올렸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결계 밖에서 이렇게까지 위력있는 스킬을 행사할 수 있는 인간은 한정되어 있다. 최소한, B급 클래스의 자질은 필요할 것이다. ……아아, 정말 싫은 예감밖에 들지 않는다.
……미미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은 동남쪽. 장소는 아마도, 정부 끝에 있는 정원 쪽일 것이다. 서둘러야한다.
생각에 잠기는 듯한 행동을 보인 츠구미는, 벌떡 일어나, 여성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
◆◆◆
전이로 사라진 하가쿠레 사쿠라의 잔상을 배웅하면서, 쭈그려 앉아있던 여성은 후우, 하고 열띤 한숨을 내뱉었다.
"하가쿠레 씨, 멋있구나…… 나에 대해서도 칭찬해줬고."
그렇게 말하고, 여성은 열을 띤 뺨을 어루만졌다. 비록 상대방이 나이가 어린 소녀였다고 해도, 칭찬을 받으면 나쁜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여성은 눈을 감으면서, 반년 전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라돈전에서의 전이관리부의 실수. 그 피해를 첫번째로 입은 사람은 하가쿠레 씨인데, 저 사람은 우리를 한 번도 탓하지 않았지. ……정말로, 된 사람이구나."
……워낙 바빴던 중에 무심코 생기고 만, 한시간의 공백. 만약 그 때 전이능력자인 하가쿠레 사쿠라가 나서지 않았다면, 미증유의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 틀림없다.
그날의 일은, 주의 환기로서 사사건건 부서 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그야말로 수천명의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이를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말았다. 자신을 위해 소비된 한 번의 전이가, 누군가를 죽일 지도 모른다. 여성은, 그것이 가장 무서웠던 것이다.
"다른 모두는 분명 마수대책실과 연계해서 통상업무로 돌아갔겠지만, 나도 빨리 생존보고를 넣어야지. ……후배도 걱정하고 있을거고."
――다른 동료는 쉘터에 숨어있을 것이니,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 정부에 대한 습격이다.
……정신이 병든 마법소녀가 날뛰고 있을 뿐이라면 다행이지만, 그 이외였을 경우가 두렵다. 만약 이것이 정부가 감지하지 못하는 마수의 습격이라면, 마수 탐지 시스템 자체에 구멍이 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다행히, 현장에 십화인 하가쿠레 사쿠라가 향해주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성은 살며시 가슴에 손을 얹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가쿠레 씨가 향해 준다면 안심일지도. 여차하면 능력으로 도망칠 수 있을 테니까."
현장으로 향한 그녀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이 됐지만, 적어도 십화의 직책을 맡은 인간이다. 최악의 사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벽에 손을 짚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언제까지 이 자리에 쭈그려앉아 있을 수는 없다. 벽의 붕괴 위험도 있으므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저기 잠깐!!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요!?"
――숨을 헐떡이며 거기에 서 있던 사람은, 낯익은 인물이었다.
"저기, 제 말 들리시는건가요? 얼른 대답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가시가 돋친 경어에, 언짢은 듯한 표정. ――십화의 다섯 번째. 휴우가 아오이가 거기에 있었다.
◆◆◆
파괴음이나 노호가 들리는 장소에 당도한 츠구미는, 망연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부가 고용한 정원기사에 의해 정성껏 조성된 일본 정원――정부의 부지 중에서도 후미진 곳에 있는 그 정원은, 보기에도 무참히 파괴되어 있다. 그 중심에서, 두 인물이 대치하고 있었다.
"적당히 하고 멈춰!! 그 이상 무리하게 움직이면 목숨에 관계된다고!!"
"……………"
흰 옷 군데군데 피를 흘리면서도, 꼿꼿이 앞을 향해 그런 말을 던지는 유키노와, 손발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축 처진 채 묵묵히 있는 히츠기가 거기에 서 있었다.
지끈, 하고 왼쪽 눈이 아파온다. ……어쩌면, 스즈네가 봤다는 검은 실에 반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츠구미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뭔가 좋지 않은 것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어째선지 알 수 있다.
"죄송합니다!! 상황을 알려주세요!!"
――고민해도 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해 소리를 지른 츠구미에게, 유키노가 고함치듯이 말을 되받아쳤다.
"하가쿠레인가? 딱 좋아, 네 실로 그녀를 구속해 줘. 상황은 보는 바와 같아. 히츠기가,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해 날뛰고 있어!"
――그렇게 유키노가 외치는 순간, 주변의 공기가 흔들렸다. 소름끼치는 오한에, 츠구미는 반사적으로 회피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 구르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 원래 있던 곳을 살펴본다. 츠구미는 그 광격을 보고, 섬뜩해했다.
허공에 떠 있듯이 자리잡고 있는, 주먹 크기의 이음매가 없는 상자(큐브). 그 배치는, 머리나 심장, 여러 개의 인체의 급소에 대응하듯이 위치해, 상자는 그 자리에서 회전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갑자기 몸 속에 나타난다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잠깐 이건, 웃지 못하겠는걸."
――그것은 히츠기 아이리의 능력, 상자(큐브)임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기초 스킬은 【상자】와 【회전】 두 가지다. 【상자】라고 하는 것은 그 이름대로, 상자와 같은 물건을 자유롭게 출현시키는 스킬이지만, 상자 자체에 특별한 효과는 없다.
본래라면 그저 꽝 스킬이었을 그것을, 히츠기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레벨까지 갈고 닦았다. 그 집념과 노력은, 분명 존경할 만 하다.
그녀가 인식할 수 있는 장소――예를 들어 몸 안에 있을지라도, 그 상자는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출현할 수 있다. 상대방이 생물이라면, 뇌나 등뼈 부근에 그 상자를 출현시키는 것 만으로 순식간에 행동 불능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이다.
히츠기의 또 하나의 스킬은 【회전】인다. 그녀는 이 스킬을 이용해, 내놓은 상자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드릴과 같은 공격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회전의 지점을 바꾸어, 아까 본 복도같은, 토네이도를 인위적으로 일으킨것과 같은 공격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아, 인정하자. 이 정부 안에서 난동을 부린 사람은, 틀림없이 히츠기 본인이다.
츠구미는, 히츠기가 유키노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어딘가 마음속으로 히츠기를 믿고 있었다. 설령 누군가에게 조종당했을지라도, 그녀는 절대 정부에 적의를 드러낼 짓을 하지 않는다――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쪽을 보는 히츠기의 눈은 어둡게 잠겨 있어, 자신의 의지라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조종되고 있다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고, 실제로 그럴 것이다.
"――용서 못 해."
눈앞이, 분노로 붉게 물들어 가는 기분이 들었따.
히츠기가 아니라, 그녀에게 이런 짓을 시킨 녀석을 용서할 수 없다. 그녀의 꿈도, 소원도, 노력도, 그 모든 것이 무참히 짓밟여졌다. 악마의 소행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츠구미는 붉은 실을 꺼내면서, 째려보듯이 히츠기를 올려다보았다.
"괜찮아. ――내가 반드시 멈추고 말겠어."
――더이상 그녀를 마음대로 욕보이는 것은 참을 수 없다. 묶어서 붙들어서라도 멈추게 할 것이다.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벌였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지금은, 어떻게 해서라도 히츠기를 멈출것이다.
결의를 담고, 바로 달려나간다. 츠구미에게 있어서, 첫 대인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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