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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3장 79. 다가오는 타임 리미트

by 린멜 2019. 12. 15.



79. 다가오는 타임 리미트





요동하는 공기를 느끼며, 종횡무진으로 펼쳐지는 히츠기의 공격을 피한다. 요동을 눈치채고 상자가 나타나기까지 1초 정도의 틈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 자체는 쉽지만, 정말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피한 후이다.



"――큭, 위험해!!"



히츠기 아이리의 진면목은, 갑자기 나타나는 상자의 공포가 아닌, 지금까지의 전투 경험으로 나오는 예측력이다.


츠구미가 피할 방향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절묘한 장소에 배치되어 있는 여러개의 상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옆으로 피해 버리면, 그 순간 내장이 마구잡이로 파괴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아무리 결계 밖에서 낼 수 있는 상자의 수가 적다고는 하지만, 핀포인트로 조준사격을 당해 버리면 잠시도 버티지 못한다. ……히츠기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순식간에 상자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건 미적지근한 편이다.


전이를 조금씩 반복하듯 공격을 피하면서, 츠구미는 그런 생각을 했다. 이것이 원래의 히츠기였다면, 4수, 5수 앞까지 츠구미의 행동을 미리 읽고, 전이 예정 장소에 미리 상자를 설치하는 정도는 간단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녀를 조종하고 있는 존재는, 히츠기의 능력을 만전으로는 부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은 단지 조종하는 녀석의 솜씨가 나쁜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히츠기가 마음속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저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츠구미에게 있어서는 형편이 좋은 편이다.



"………읏!!"


"겨우 잡았다. ……부탁이니까, 얌전히 있어 주세요."



히츠기의 손발을 밧줄로 고정하고, 가는 실을 짜 띠처럼 만들어 눈과 귀를 막는다. 이쪽의 위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공격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강하게 옥죄듯이 히츠기를 구속한 츠구미는, 주변을 살피며, 피묻은 옆구리를 누르고 있는 유키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유키노 씨, 괜찮으신가요!!"


"아아, 조금 스친것 뿐이야. ……그보다도, 히츠기에게서 눈을 떼지 마. 실을 분단하듯 상자를 출현시키면, 순식간에 구속에서 벗어날테니까 말야."



아픔을 참듯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유키노는 그렇게 말했다.



"네, 조심하겠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츠구미가 침통한 얼굴을 하고 그렇게 중얼거리자, 유키노는 숨을 고르는 듯 숨을 깊게 내쉬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 진단으로는, 아마 어제의 이레귤러가 원인이려나. 그 마수가 마지막에 낸 검은 안개를, 히츠기가 빨아들였다고 들었어. 지인으로부터 꺼림찍한 정보를 듣고 급히 정부로 달려왔지만, 설마 히츠기와 싸우게 될 줄은 몰랐어. ……정말이지, 적도 귀찮은 짓을 하는걸."


"역시 이레귤러가 원인인가요……"



――기정의 테두리를 벗어난, 마수(이레귤러). 츠구미도 과거에 두 번 조우했다.


원래 마수는 사람에 대한 해의나 기학심이 넘치지만, 라돈이나 그때의 파란 도깨비는 다른 마수와 달리, 악의를 증폭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마치, 그런 식으로 조작된 것처럼.


하지만, 설마 쓰러진 후에도 이렇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히츠기도 자세한 검사는 하지 않고 방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와줘서 다행이야. 내 스킬은 마수를 상대하기엔 편리하지만, 사람에게 사용하기엔 공격력이 너무 강하니까."


"유키노 씨의 스킬은, 분명히 【공기】와 【열】이었죠? ……확실히 구속에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쩔 수 없지. 대인전같은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만약을 위해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 하급 마법소녀는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해두었는데 정답이었던 모양이네. 보통 마법소녀로는 히츠기는 절대 상대할 수 없어. 여하튼 나조차도 이 꼴이니까말야. ……제길, 이럴 때 토노는 나올 수 없는건가? 정말이지, 만일의 경우에도 쓸모없는 여자로군."



씁쓸하게 그렇게 욕을 하는 유키노에게, 츠구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서열1위의 토노 스미레는, 제사의 관계로 어제부터 제전에 틀어박혀 있다. 최소한, 내일이 되지 않으면 이쪽에 나올 수 없다. 전력으로서 기대는 못할 것이다.



"그나저나, 히츠기 씨는 괜찮을까요. ……아까부터 그녀는, 구속을 끊으려고 계속 상자를 꺼내놓고 있습니다. 신력의 고갈로 몰아넣으면 편하긴 하겠지만, 이대로라면 그것은 바랄 수 없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실이 구속하는 속도가 더 빠르지만, 이대로라면 점차 악화될거에요……"



계속 실을 자르는 상자에 대해, 츠구미는 전싱력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서 실을 지그재그로 다시 짜내고 있다. 신력 부족의 피로가 보이기 시작한 츠구미에 비해, 스킬을 계쏙 사용하고 있는 히츠기에게는 힘이 쇠약해진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부족해야 할 힘을, 그녀는 도대체 무엇으로 보충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자, 츠구미는 형언할 수 없는 불안에 휩싸였다.



"지금, 내 계약신에게 부탁해서 그녀의 상태를 알아보고 있어. 원래 그런 간섭은 룰 위반이지만, 이것은 분명 상궤를 벗어나고 있으니까. 본래는 ㅡ토퍼가 되어야 할 히츠기의 계약신이, 그녀의 폭주를 묵인하고 신력을 흘려보내고 있는 이상, 계약신마저 마수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각오를 해 두는게 좋을지도 몰라."



곤란한 얼굴로 그렇게 고하는 유키노에게, 츠구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법소녀는, 언제나 죽음과 가까이 살고 있다. 그것은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실은 알고 있었다 생각만 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마수의 편리성 때문에 잊혀지고 있었지만, 본래 녀석들은 우리 인류의 『침략자』인 것이다. 마수는 결코 편리한 에너지 공급원이 아니라, 명확한 악의를 가지고 인류에게 적대하고 있다.


아마도 마수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그저 사냥터이고, 놈들에게 인간은 격하의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 놈들을 언제까지나 좋을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낙천적이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30년동안, 인간은 마치 작업처럼 마수를 쓰러뜨려 왔지만, 마수 측이 조금도 진전되지 않는 전황에 안달이 나, 새로운 접근 방법을 시도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런 것은, 이레귤러를 두번이나 경험한 자신이 가장 잘 알았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 츠구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벨의 권능――【폭식】 스킬을 가지고 있는 츠구미이기에, 지금의 히츠기의 위험은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지금, 엄청난 기세로 몸속의 에너지를 탐식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문제, 라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이대로 계속 구속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히츠기에게 둥지를 튼 악의를 제거하지 않는 한, 그녀를 구할 수 없다.


……해주, 혹은 퇴마 등과 같은 스킬 보유자가 있다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특이한 능력자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것이 현 상황이다.


왜냐하면, 싸움에 사용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마법소녀는 대체로 무능하게 취급받으며, 그 대부분이 단기간에 은퇴에 몰리고 만다. ……철저한 실력주의가 빛을 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비록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마법소녀가 있었다 하더라도, 과연 츠구미들이 히츠기를 제압하는 동안 이 자리에 올 수 있을까? 반드시 도울 수 있다는 보증은? 생각하면 할수록 사고의 미로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츠구미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문득 히츠기의 저항이 약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공급되던 신력이 끊어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 츠구미는 히츠기 쪽으로 얼굴을 들었다. 그 찰나, 어째선지 가려져있을 천 너머로 눈이 마주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다음 순간, 유키노의 조급한 목소리가 츠구미의 귀에 닿았다.



"지금 당장 거기서 멀어져!! ――큰 게 올거야!!"



츠구미가 핫 하고 히츠기를 바라보자, 주변의 공기가 부풀어 오르는듯 한 낌새를 느꼈다. 그 농밀한 신력의 기색에, 자기도 모르게 기세에 눌려 압도된다.



"――읏, 제기일!"



작게 욕설을 내뱉고, 구속하던 실을 풀고 급히 그 자리에서 전이한다. 그리고 히츠기에게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나타난 순간, 히츠기의 몸을 중심으로, 커다란 토네이도가 일어났다. 그 토네이도는, 주위의 나무나 바위를 깎아내면서 계속 회전하고 있다.



――그 공격은, 아무리 봐도 결계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능력을 넘어섰다. ……만약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면, 산산조각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드디어 리미터를 떼어낸건가, 이제 어쩔 수 없군."


"유키노 씨! 무사하신가요!?"


"아아. 순간 방벽을 쳤으니까. ……하지만 유감이지만, 난 이제 한계야. 이 이상 시간을 벌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워."


"……저도 지금과 같은 공격이 몇 번이나 계속되면, 솔직히 견딜 자신이 없어요. 곤란하네요."



――저쪽은 이쪽을 죽일 생각으로 덤벼들지만, 츠구미들은 히츠기를 극한으로 상처입히지 않게 싸워야 하는 것이다. 그 핸디캡이 있는 이상, 방법은 없다고 해도 좋다.


게다가 츠구미가 조종하는 실은, 대상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 지금의 히츠기를 구속하려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속박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즉, 저 토네이도의 공격권 내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점점 회전은 약해지고 있지만, 같은 공격을 여러번 반복하면 손 쓸 방법이 없다.


――한두번이라면 어떻게든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세번째는 무리다. 아마도, 츠구미가 신력의 고갈로 쓰러지는 것이 빠를 것이다.



그러던 중, 서서히 토네이도의 모래먼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상자가 빙글빙글 소용돌이치고 있는 중심에는, 공중에 출현한 상자의 위에 올라탄, 피투성이가 된 히츠기가 유령과 같은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구속에서 벗어날 때, 상당히 터무니없는 짓을 했을 것이다. 손발에 남은 깊은 상처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본래대로라면, 행동불능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처다. ……츠구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적을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구속을 시도하겠습니다. ――유키노 씨의 계약신으로부터 해석결과 연락은 아직 오지 않았나요?"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유키노는 옆 공간을 빤히 보고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미안. 몇 분만 더 있으면 해석 결과가 나올 거 같긴 하지만,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것 같아. 조금만 시간을 벌어줬으면 좋겠어. ……최악의 경우, 내가 책임지겠어.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면 도망쳐도 상관없어. ――부디, 그것만은 기억해 둬."



――최악의 경우란, 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츠구미 자신은, 그 답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살며시 대답에 뚜껑을 덮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맞설 수조차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게 숨을 내쉬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지금은 오직, 히츠기를 잡는 데만 집중해야 한다.



"――다녀오겠습니다. 가능한 한, 서둘러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는 앞으로 뛰쳐나갔다. 기다리는 해석 결과에, 부디 구원이 있기를 빌면서.






◆◆◆






츠구미가 다시 히츠기를 향해 나서는 그 모습을, 건물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그 인물은 여기 오기 직전까지 뛰었는지, 어깨를 오르내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당황과 동요, 그리고 깊은 슬픔의 빛을 눈동자에 비추며, 그 인물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히츠기 선배. 왜 당신이 이런 일을……"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마법소녀 ――휴우가 아오이는, 울먹이는 얼굴로 멍하니 히츠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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