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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3장 81. 설득의 행방

by 린멜 2019. 12. 21.



81. 설득의 행방







――힘을 빌려주세요.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고한 하가쿠라에게, 유키노는 작게 숨을 죽였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와, 그에 상반되게 때때로 떠오르는 불안의 색. 그러나, 시선만은 확실히 유키노와 휴우가를 향하고 있다.



"힘을 빌려달라고 해도, 자세한 걸 모르는 한 답할 수 없어. 넌 대체 뭘 할 생각이지?"



유키노가 그렇게 묻자, 하가쿠레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전재로, 히츠기 씨를 마수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 돼요. 핵만 절제할 수 있다면, 히츠기 씨가 조종당하는 일은 없어지겠죠?"


"……이론상으로는 가능하겠지. 마핵을 꺼내 강제로 히츠기와의 패스를 차단해 버리면, 히츠기가 조종당하는 일도 없어지겠지. 히츠기를 경유해 신력 탱크가 되어 있는 계약신도 깨어날거야. 문제가 있다면, 마핵의 침식이 얼마나 퍼지고 있을까 지. 깊게 뿌리내린 부분은 주위를 살째 잘라내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마핵의 위치를 모르는 이상, 그 방법은 사용할 수 없어.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이 히츠기의 살을 잘라낼 생각이야?"



유키노가 강한 어조로 그렇게 묻자, 하가쿠레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저는, 히츠기 씨에게 둥지를 틀고 있는 마핵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침식 범위도, 어렴풋하지만 파악하고 있습니다. 손이 닿는 장소까지 접근할 수만 있다면, 절제 자체는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내 계약신조차도 핵의 장소를 몰랐어. 평범한 인간이 그런걸 알 수 있을리가 없어. 게다가, 그럴 수 있다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지? 보이기 싫었나?"



유키노는 눈썹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다. 유키노의 계약신의 이름은 나사티야―― 인도의 의술을 관장하는 신이다. 그 의신을 뛰어넘는 진단을 인간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타이밍에 알리는 것은 너무나도 불성실하다. 도저히 신용할 수 없다.



강한 어조로 책망을 받은 하가쿠레는, 무언가를 참는 듯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입술에 붉은 피가 배어나온다.



"……일부러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어째서 마핵의 위치를 알 수 있는가는, 저도 잘 설명할 수 없어요. 이 힘은, 제 자유의사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단지, 지금의 제게는 그것이 제대로 보이고 있어요. 절대로 잘못 보지 않겠습니다. 제발, 믿어주세요."



하가쿠레는 자신의 왼쪽 눈가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 하가쿠레의 모습을 바라보며, 유키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볼 수 있다』고 단언한다는 것은, 마안 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가쿠레의 기본 스킬은 【실】과 【전이】이다. 마안의 능력이 들어갈 공간은 없을 것이다.



사람 중에는 극히 드물게――유키노의 친척 여성 중에 인지를 초월한 힘을 가진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능력을 가진 인간은, 예외 없이 마법소녀로서의 적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신력을 받기 위한 그릇이 이능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 모순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아까부터 조잘조잘 시끄러워요."



유키노가 생각에 잠겨 있자, 말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휴우가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귀찮은 문답따윈 이 이상 필요 없어요. 결국, 히츠기 선배는 살 수 있는건가요? 구할 수 있는건가요? 부탁이니까, 대답해줘요. 전, 선배만큼은 죽기를 원하지 않아요……"



휴우가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따. 그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았다. 미미한 희망에 매달리는 듯한 그 모습은, 언제나 강한 이미지와는 거리거 먼 것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휴우가는 히츠기에 대해서만큼은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 같다. 주위에 반발해 적을 만드는 휴우가에게, 히츠기는 항상 타이르듯이 끈기있게 말을 걸어주었다. 휴우가에게 있어서, 히츠기는 언니와 같은 특별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만으로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


히츠기를 돕기 위해 움직이는――하가쿠레는 가볍게 『구한다』고 호언장담해 보였지만, 저 상태를 보면 성공률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 보였다. 실패했을 때의 피해를 생각하면, 논외해야 하는 제안이었다.



유키노가 거부를 하려던 그 때, 하가쿠레가 움직였다.



"――구하겠습니다."



확실히, 하가쿠레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하가쿠레는, 휴우가의 어꺠에 양손을 얹고, 시선을 맞추었다.



"반드시 구해내겠습니다. ――히츠기 씨를, 절대로 죽게 두지 않겠습니다."



뚝 뚝, 휴우가의 눈에서 커다란 물방울이 쏟아졌다. 그리고 휴우가는 눈물을 흘리며,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당신을 믿겠어요. ――무엇이든 할테니까, 제발 히츠기 선배를 구해주세요."



작게 오열하며 그렇게 말하는 휴우가를 보고, 유키노는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내가 거절하면, 마치 내가 악역 같잖아.



그런데, 어째서일까. 하가쿠레의 말에는, 어딘가 『믿어보자』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불가사의한 매력이 있었다. 그것은 과연, 천사의 속삭임인가, 아니면 악마의 감언인가. ……어느 쪽이던,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유키노는 일순간의 궁리 끝에, 계쏙 움켜쥐고 있던 오른손을 폈다.



"정말이지. 나도 무뎌진건가."



그렇게 작게 투덜거리고, 유키노는 하가쿠레에게 다가갔다.



"하아, 어쩔 수 없으니까 나도 도와줄게. ――하지만, 우선은 그 작전지 뭔지를 듣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아. 부탁이니까,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줘?"



그렇게 말하며, 유키노는 웃었다.





◆◆◆





츠구미가 작전의 개요를 설명하자, 유키노는 다소 떪은 표정을 지었지만 뭔가 수긍한 것 같았다. 그것에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작게 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휴우가보다 유키노를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거라면 어떻게든 될 거 같네. 뭣하면 히츠기가 꼼짝 못하게 실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지 부적도, 앞으로 2, 3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아뇨, 움직이고 있는 히츠기 씨 상대가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그래야, 힘의 흐름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가볍게 어깨를 움츠렸다. 근육의 움직임이나, 피의 흐름. 그런 것을 움직이는 상태에서 관찰하지 않으면, 어디까지 깊숙히 뿌리가 박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뿌리는 오른쪽 폐까지 침식되어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판단이 서질 않는다.



"부적의 준비는 끝났어요. ……정말로, 괜찮은 거 맞죠?"



불안한 표정으로, 휴우가가 그렇게 물었다. 거기에 츠구미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성공률은 높게 잡으면 7할. 겉말로도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째선지 츠구미에게는 자신이 있었다. 가슴속 깊은 곳을 소용돌이치는 듯한 고양감과 열. 그것은, 그 하얀 소녀가 츠구미의 등을 밀어주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진 것이다.



"괜찮아요. 분명 잘 될 거에요."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츠구미는 휴우가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츠구미는, 휴우가와 둘이서 정지해있는 히츠기에게 다가갔다. 가슴에 부착되어 있는 부적은 검은 균열 같은 것이 펄쳐져 있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만 같았다. ……이 상태라면,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에 또 대량의 상자가 전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위한 대책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이야기한대로, 제게 『방어』 『회피』 부적을 사용했는데요, 하가쿠레 씨에게는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은건가요?"


"저는 괜찮아요. ――잘은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굉장히 상태가 좋거든요. 뭐가 와도, 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렇게 말한 츠구미는 살짝 웃었다. 어느새 두통은 사라지고, 의식은 말끔해졌다. 그리고 히츠기에게 휘감겨있는 검은 불꽃과는 별개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붉은 불꽃. 왠지는 모르겠지만, 저 붉은 불꽃에는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도, 저 붉은 불꽃은 다음 상자가 나타나는 장소――혹은 상처를 입기 쉬운 장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일 것이다. 즉 저 불을 피하면서, 마핵이 침식되어 있는 부분을 판별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작전은 거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침식 부위만 알면, 뒤는 전이로 접근하면 된다.



"마핵을 베어내기 위한 실과, 전이하기 위한 힘은 이미 회복됐어요. ……여기가 막바지 고비네요. ――자아, 붙잡힌 공주님을 구하러 갈까요?"


"하아, 잘난척 하지 말아주시겠어요? ……그래도 뭐, 믿고 있으니까요."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자, 휴우가는 그런 말을 하고, 문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가볍게 츠구미의 등을 두드리고, 진지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자, 해야 할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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