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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3장 75.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

by 린멜 2019. 12. 2.


75.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





5월의 끝자락. 보랏빛 황혼으로 물드는 도쿄만의 선착장에서, 정장으로 분장한 츠구미는, 눈앞에 유연히 서 있는 거대 선박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3년 정도 전에 만들어진, 항해보다도 크루즈를 목적으로 하는 부자용 호화 여객선. 이번 간담 파티 장소는, 이 배 안에 마련되어 있다.


이 배는 안전상의 이유로, 마핵을 녹인 도장제로 바깥쪽이 코팅되어 있어, 약간이지만 요새 정도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아, 요인들이 모이는 파티에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일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꽉 조여서 그런지 조금 숨쉬기 괴로운걸. ――하아. 왜 기모노는 이렇게 힘든걸까."



파도 소리보다 작은 목소리로, 츠구미는 그런 푸념을 했다.



――시로가 준 옷. 그것은 검은 바탕에 화려한 벚꽃 문양이 그려진 아름다운 기모노였다.


기모노의 가장 큰 이점은, 체형에 따른 격차가 적다는 것이다. 신축성이 없는 평탄한 몸이나, 뚱뚱하고 잘록하지 않은 체형이라 해도, 기모노라면 그런대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순히 보기에 좋고 주위의 평판이 좋다는 것이다. 화려한 장소에서 입는 옷으로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어울리는 옷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다를 바라보고있는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는 주변 사람들에게 은밀히 주목을 받고 있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그 아름다운 복장이었다.


보기에도 질이 좋아보이는 천에 그려진, 흩날리는 듯한 형형색색의 벚꽃무늬. 띠는 연한 은색이며, 금과 붉은 실로 흐르는 구름 무늬가 수놓여 있다.


오비도메에는 큰 녹색의 묘안석이 달려있고, 그 주위에는 나전으로 단정한 세공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달의 문양이 떠오르는 비녀는 반짝반짝 빛을 받아 빛나고 있으며, 엮어 올린 검은 머리는 요염하며, 목덜미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가늘고 하얀 목덜미는 금욕적인 색향을 느끼게 했다.



그런 일본풍 미인 그 자체인 츠구미를 보고, 주위 사람들은 홀딱 반해 감탄하고 있었지만, 본인인 츠구미의 심중은 그리 편치 않았다.



――이야기는, 츠구미가 기모노를 받았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 그, 엄청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그 호화로운 옷 한 벌을 시로가 내밀었을 때, 츠구미가 느낀 것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공포였다.



――이 기모노에서는, 돈뭉치의 냄새가 난다. 그것도, 터무니없는 수준의.



피부에 달라붙는 듯한 감촉의 천에, 어두운 장소에서도 희미하게 빛을 내는 것처럼 빛나는 자수. 보기에도 고급인 보석이 달린 오비도메에, 품위있는 머리장식. 그 외의 소품들도, 도저히 일반인이 손을 댈 수 있는 값의 물건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기모노를, 필시 무거운 것일 것이라고 들어보니, 모든것이 마치 날개처럼 가벼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물건이 아니다.



"……이 기모노는, 정말로 나를 위해 준비한거야? 뭔가 다른 것과 착각한 거 아냐?"



너무 동요한 츠구미가, 얼굴이 굳은채 시로에게 기모노의 지장을 묻자,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응? 착각한게 아니다만? ……하지만, 그 기모노는 원래 『누님』에게 주려고 재봉을 잘하는 아는 사람에게 맡긴 것이다. 결국 받는것을 거부당했기에 창고에 넣어뒀다만, 그 무늬는 귀여운 여동생에게 어울릴거라 생각해서 골라놓은 것이다."



물론 치도리에게 보낼 몫도 남겨뒀지, 라고 시로는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츠구미는 그 설명을 들으면서, 떨리는 손으로 기모노를 살짝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원래는 시로의 누님에게――즉 이름 있는 신에게 주려던 기모노.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고 자주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가격조차 제대로 매길 수 없는 물건이지 않는가.



일의 중대함에 겁먹은 츠구미가 기모노를 돌려주려고 하자, 시로는 선수를 치듯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떠나 버렸다. 순간적으로 말은 걸었지만, 왠지 멈춰서는 모습은 없었다.



그리고 기모노 한 벌을 놓고 나간 시로의 등을, 츠구미가 멍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자, 계속 말없이 옆에 있던 벨이 불쑥 중얼거리듯 말했다.



"……녀석은, 정말로 머리가 이상하군."



츠구미는 동의하듯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받아 버린 이상, 안 입을 수는 없겠지. 츠구미는 두통에 머릴 살짝 누르면서,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따로 다른 옷을 준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진 않겠지만, 그런 짓을 하면 시로가 충격을 받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츠구미는 기본적으로, 가족에게는 무르다.


임시라고는 해도 가족이 된 시로 또한, 그 틀 안의 하나다. 슬퍼하는 얼굴은 별로 보고싶지 않았다.



――그리고 츠구미는, 정부에 의뢰해 옷단장이나 헤어 메이크업 전문 업체를 소개받아, 지금에 이른 것이다.


옷단장을 담당한 그들도 프로로서의 긍지가 있는지, 특별히 기모노에 대한 것은 캐묻지 않았다. ……뭐, 갈아입히는 손이 미미하게 떨고 있었던 것은 애교지만. 마음은 안다.



"하가쿠레 씨, 안녕하세요. ――멋진 의상이네요. 오늘을 위해 새로 맞춘건가요?"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 뒤에서 걸어온 인물이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소우비 양. ……네에, 오빠가 준 선물이랍니다. 소우비 양도, 파란 드레스가 잘 어울려요."



츠구미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곳에 있던 것은, 츠구미와 함께 경비 임무를 맡을 예정인 소우비 마키였다. 그녀의 말투는 언제나 온화하고, 타고난 품위가 느껴진다.



소우비는 파랑을 기조로 한 드레스에, 은색의 부드러워 보이는 숄을 두르고 있다. 하얗고 가는 목가에는, 장미꽃을 모티브로 한 귀여운 목걸이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자세다. 등을 펴고, 온화하게 미소를 짓는 그 모습은, 츠구미에게는 없는 관록이 있었다.



"후후,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히츠기 선배도 재난이네요. 오늘 아침 이레귤러와의 싸움에 끌려가서, 목을 다쳤다지요? 큰일은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걱정이 되네요……"


"네. 제게도 낮에 연락이 왔어요. 대리분의 전화였지만, 본인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늦을수도 있지만 배로 향한다고 말을하는 것 같지만요. 솔직히, 너무 무리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츠구미는 소우비의 말에,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히츠기 아이리의 부상. 그 소식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히츠기는 오늘 아침에 이레귤러――시간 단축에 의해 출현한 B급 마수와 싸웠고, 그 전투의 마지막에 마수가 뿌린 검은 안개에 목을 다치고 말았다. 다행히 큰일은 되지 않아, 결계가 풀리 때 부상의 대부분은 나았지만, 목의 위화감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라면, 약간의 부상은 결계가 닫힐 때 신력의 변환으로 완치되지만, 부상의 정도가 심하면 낫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즉 라돈전에서의 츠구미와 같은 것이다.



"그 사람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니깐요. 대부분, 『여러 나라의 인사들이 모이는 날에, 국가 전력인 십화 중 한명이 약화되었다고 생각되게 하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는건 아닐까요? ……조금 정도는, 우리 후배에게 기대줘도 괜찮을텐데요."


"그렇네요……"



걱정스러운 듯, 하지만 어딘가 불만스러운 듯이 그렇게 말하는 소우비에게, 츠구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신경쓰지 마」라고 할 것 같지만, 옆에서 보는 쪽은 불안하다.



"일단, 히츠기 선배가 오든 안오든 저희의 일은 변함없어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파티를 즐기면서, 이상한 움직임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관찰해 주세요. ……식사는 맛있는 것들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되요?"


"아하하…… 조심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웃으면서 얼버무렸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대식가라고 소문이 나 있어서인지, 최근 정부 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먹을것을 선물받는 일이 늘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그것들을 받은 탓인지, 아무래도 소문에 불이 붙어버린 모양이다.



아까 소우비의 발언은, 츠구미가 파티에서 식사에 열중해, 경호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한 것일 것이다. ……조금 불명예스러운 취급이지만, 이제와서 정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소우비와 함께 앞으로의 행동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배 쪽에서 벨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승선 준비가 다 된 것 같다.



선착장 담당 스탭의 재촉을 받아, 배 주위에 모인 보도카메라에 웃으며 배에 올라탄 츠구미는, 등을 쭉 펴고 파티회장으로 향했다.



――지금까지와는 사정은 다르지만, 여기도 어떤 의미론 전장 같은 것이다. 정신을 차려야만 한다.



후우, 하고 작게 숨을 내쉬며, 츠구미는 눈앞의 문을 응시했다. 제복을 입은 도어보이가, 하가쿠레 사쿠라의 이름을 부르며, 호화로운 문을 열어간다.



"――십화, 하가쿠레 사쿠라 님의 입장이십니다."



――자, 전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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