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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29. 서포터의 고뇌

by 린멜 2021. 1. 18.


129. 서포터의 고뇌






――마침 츠구미가 유메지를 옮길 무렵, 정부에선 벌집을 건드린 것 같은 소동이 벌어졌다.


"규슈 지부에서 연락! 비번 마법소녀 3명, 일반인 6명이 피해를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도후쿠 지부에서 연락. 이곳은 마법소녀의 피해는 없는 듯 하지만, 다수의 일반인이 피해를 입은 듯합니다."

"홋카이도에도 상당한 피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범위가 넒어서 피해자의 회수에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의료 헬기를 수배해도 괜찮겠습니까!?"


직원들에게서 차례차례로 올라오는 피해 보고에, 마수 대책실의 실장――이나바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마테라스님의 감지 결계를 빠져나갈 정도의 기색이 작은 마수…… 상정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수가 너무 비정상적이야……!!"


――그렇다, 한 개체나 두 개체 정도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납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확인된 마수의 수는, 수백이 넘었던 것이다. 피해자 수는 확인된 것만으로도 벌써 200명이 넘는다. 아직 사망자가 나왔단 보고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대처법을 모르는 이상 그것도 시간문제이다.


"마수에 대한 보고는 들어왔나?"


이나바가 초조함을 억누르며 그렇게 묻자, 과거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던 직원이 외쳤다.


"현장에 있던 마법소녀의 보고에 의하면, 적은 손바닥만 한 꽃 모양의 마수 같습니다. 심어놓은 씨앗이 뿌리를 뻗음으로써 대상자에게 힘을 빼앗는 기생형인 듯합니다. 이전에 E급에서 보고됐던 기생형 마수와도 닮았습니다만……"

"그 종은 파괴할 수 없는 건가?"

"앞서 피해를 입은 마법소녀가 아픔을 견디지 못해 파괴를 시도했다고 합니다만, 씨앗을 파괴하는 순간 뿌리가 날뛰고 전신에 쇼크 증세를 일으켜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의사의 말로는 잘못하면 그대로 심장이 멈춰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태가 안정됐다 합니다만, 역시 일반인을 상대로 그 방법을 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피해자 중엔 어린아이들도 많으니 몸이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뿌리를 처리할 방식을 생각해야겠군."


그렇게 분한 듯이 말하는 이나바가 다른 자료를 재검토하고 있을 때, 대책실의 문이 열렸다.


"――죄송합니다. 긴급 소집이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대책실의 문을 열고 두 소녀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나바는 작게 숨을 내쉬고, 어주를 바꾸어 입을 열었다.


"소우비 씨, 미부 씨. 비번인데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나바가 공손히 인사하며 머리를 숙이자, 소우비는 난처한 듯 말했다.


"위급한 상황이니까, 그러지 말아 주세요. 게다가 제 힘이 도움이 될지 어떨진 아직 모르니까요……"


불안한 듯 어두운 표정을 짓는 소우비에게, 이나바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이번 이레귤러는 꽃형 마수니까요, ――식물을 조종하는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나바가 그렇게 말하자, 지금까지 불안해 보였던 소우비의 표정이 일변해, 감정을 없앤 듯 한 무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부터 꺼림칙하단 듯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습니까. 꽃이 관련되어 있다면 어쩔 수 없죠. 가능한 한 협력하겠습니다. ――꽃에 의태하는 마수 같은 건, 구축해야만 하니까."


그렇게 마치 사람이 변한 것처럼 말을 꺼내는 소우비에게, 언제 봐도 이건 익숙지 않다 생각하며 이나바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소우비의 계약신은, 꽃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그렇기에 소우비는 꽃을 사랑하고, 꽃을 해치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아무래도 꽃형 마수도 소우비에겐 혐오의 대상에 들어가는 듯하다.

……조금 불온한 모습이지만 의욕을 내준다면 더할 수 없이 좋다, 고 생각하면서 이나바는 또 한 명의 소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미부 씨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습됐단 소식에 걱정했습니다만,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응, 상처 하나 없어! 게다가 노려진 건 내가 아니라, 앞을 걷던 애들이니까 말이야. 눈 깜짝할 사이였지만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야."


미부는 기운차게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사전에 온 보고에 의하면, 미부는 앞을 걷고 있던 아이들이 마수에게 노려진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씨앗이 사출 된 순간 칼을 뽑아 씨앗을 자른 듯하다. 평범한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곡예다.


"역시 미부 씨네요. ……미부 씨가 봤을 때, 그 마수에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예를 들어, 이상한 기색을 느꼈다던가."


――이번에 미부를 부른 것은, 마수와 직접 대치한 감상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부는 유키노 같은 이론파와는 달리, 직감이 뛰어난 마법소녀다. 그녀가 느낀 것 중에, 뭔가 타개책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부른 것이었다.


이나바가 그렇게 묻자, 미부는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가,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그렇네…… 구태여 말하자면, 벌과 비슷했어."

"벌, 인가요?"

"응. 아무래도 움직임이 기계적이랄까, 마수 특유의 『괴롭혀 주마!』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어. 개개의 의지가 있다기 보단, 벌처럼 여왕――지시를 내리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한, 그런 느낌이었달까."

"그렇습니까……"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나바는 수긍했다.

지금까지 자신들은, 기색이 작은 마수가 대량으로 내려왔다고만 생각했지만, 어쩌면 이 꽃은 미부의 말대로 군체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그게 낫다. 우두머리를 쓰러뜨려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빠른 해결법이다. 씨앗을 하나하나 어떻게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나바는 오른손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숙주에 기생한 씨앗은 시시각각 체력을 빼앗아, 약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쇠약사이다. 피해자 중엔 어린아이들도 적지 않다. ……의사의 경과보고로 생각해 보면, 견딘다 해도 수시간이 한계일 것이다. 그때까지 아무리 어려워도 타개책을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이나바라 해도, 직감으로는 사망자를 한 명도 내지 않는 것은 어렵다고 마음 구석에서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나바 일행, 마수 대책실의 일이기도 하다. 성공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나바 씨. 그 꽃이나 씨앗의 현물은 구할 수 없는 건가요? 식물의 일종이라면, 제 스킬로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묻는 소우비에게, 이나바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현장에 사람을 보내 몇 차례 회수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꽃은 씨앗을 쏘는 순간 순식간에 시들어 모래가 되었고, 사람을 맞추지 못한 씨앗은 몇 분 만에 공기에 녹듯 사라져 버립니다. ……한 번 체내에 들어간 것이라면 숙주의 힘이 간섭해 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인도적으로 그것은 시도할 수 없으니까……"


몸속에 들어간 씨앗을 파괴하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사람보다 통증에 강한 마법소녀가 죽을 뻔한 것이다. 쉽게 허가를 내릴 순 없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 방금 전 병원으로부터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씨앗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를 바꾸어, 쐐기 모양으로 변해 중요한 장기에 얽히는 듯하다. 그렇게 되면, 더는 물리적으로 빼낼 수 없다.

즉 씨앗에 맞아 곧바로 빼낸 인물이 없다면, 씨앗을 절대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한 주문이다.

……대상의 부분 전이가 가능한 마법소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아쉽게도 그 마법소녀는 현재 다른 마수와 전투 중이다. 적어도 몇 시간은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고 속이 타들어가지만, 불운을 탓해봐야 의미 없다.


"그런가요…… 대상이 되는 것만 있으면 기색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시험 삼아 병원에 가 피해자를 만나보시겠습니까? 직접 씨앗을 건드리지 않아도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나바가 그렇게 소우비에게 제안한 바로 직후에, 미부가 움찔하고 어깨를 떨며 경계하듯 문 쪽을 응시했다.


"미부 씨? 왜 그러신가요?"


이나바가 의아한 듯 그렇게 묻지만, 미부는 허리에 찬 칼에 손을 댄 채 문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온다」고 고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이나바가 이끌리듯 문 쪽을 향한 순간――문 앞의 공간이 흔들렸다.


탁, 하고 공기가 터지듯 그 자리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 모습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피로 물든 흰 파카에, 대담한 슬릿이 들어간 수영복 같은 검은 스커트. 높은 위치에서 묶어 올려진 검은 머리를 흔들거리며, 그 인물은 똑바로 서 있었다.


"갑작스레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꽃의 마수 관련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곤혹스러운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난입자――하가쿠레 사쿠라는 진지한 얼굴로 이나바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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