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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28. 꿰뚫린 것은

by 린멜 2021. 1. 6.


128. 꿰뚫린 것은






"대체 무슨 일이……!?"


지켜지듯 츠구미에게 안긴, 히츠기가 놀란 듯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츠구미에겐 그에 답할 여유는 없었다.

――그때 꽃이 이쪽으로 향한 순간, 츠구미는 반사적으로 앞 테이블을 발로 차 옆으로 넘어뜨리고, 히츠기를 안아감쌌다.피하기는 무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혼자였다면 전이로 어떻게든 되겠지만, 지금은 그걸 말해봤자 소용없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테이블을 실로 보강해 방패로 삼았지만, 이마저도 관통한 무언가에 왼 팔을 피격당했다. 엄지손톱만 한 물체――씨앗 같은 무언가, 가 팔의 살을 파고들어 꽂히고 있다.

통증을 참으면서 무사한 손으로 실을 조종해 꽃을 공격했지만, 간단히 끊어져버려, 별 효과 없었다. ……너무 무르다.

상처 부위에 실을 뽑아 씨앗을 옭아매듯 감싸, 숨을 멈추고 단숨에 뽑았다. 뚜둑 하고 뭔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극심한 통증이 달린다.


"윽……, 아팟!?"


신경이 그대로 찢어지는 듯한 통증에 무심코 소리를 지르며 빼낸 씨앗을 보자, 검붉은 굵은 실 같은 뿌리 같은 것이 팔 안에서 날뛰고 있었다. 하지만, 씨앗과 분리된 순간 힘을 잃었는지, 서서히 움직임을 멈추더니, 마침내 희미한 빛이 되어 사라졌다.

……뿌리가 사라질 때까지의 몇 초간은 지옥과 같은 아픔을 맛봤지만, 그 순간의 비명은 어떻게든 씹어 삼켰다. 분명 그 한순간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것이다. 빨리 뽑은 게 정답이었다.

츠구미는 순식간에 팔의 상처를 실로 막고 일어서서, 험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상한 꽃……아마도 마수에게 공격을 받았어요. 다친 데는 없으신가요?"

"저, 저는 괜찮아요. 하가쿠레 씨가 감싸주신 덕에. ……그런데, 당신의 팔이. 죄송해요, 제가 즉각 반응했더라면 하가쿠레 씨가 다칠 일도 없었을 텐데."


히츠기는 그렇게 말하며 괴로운 얼굴로 츠구미의 팔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한심함을 탓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마법소녀를 은퇴한 사람은,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 예전과 같은 초인적인 신체 능력은 사라지고, 몸에 익힌 스킬도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 지나친 상실감에,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히츠기는 그렇지 않겠지만, 공격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계속 마법소녀로 활동해 온 히츠기에게 있어 답답한 일일지도 모른다.


"신경 쓰지 마세요. 보기보단 심하지 않으니까요. ……그보다, 해변에 있는 두 사람이 더 걱정이에요. 제가 데리고 올 테니, 히츠기 씨는 실내에서 기다려 주세요."


――비슷한 개체가 아직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 빨리 두 사람을 대피시키는 게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이타도리들이 있는 해변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너무 늦은 줄도 모르고.

생각해보면 이미 전조는 있었다. 테라스에서 이만한 소동이 벌어졌는데, 그들은 소리도 지르지 않고, 돌아오지도 않은 것. 그리고 기억에 남은 총성의 파열음이, 츠구미의 귀에는 약간 이중으로 들렸던 것.

혼자서만 싸우는 마법소녀의 특성상, 지켜야 할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의 판단에 대한 허술함.


――말하자면, 츠구미에겐 사람을 지키며 싸우는 경험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왜, 어째서……?"


츠구미가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그렇게 말하며 신음하는 듯 작게 우는 소리가 파도 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깨와 배 두 군데에 상처를 입고 죽은 듯 쓰러져 있는 소녀와, 거기에 매달려 우는 소녀. 생각했던 최악의 광경에, 츠구미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왜! 왜 날 감싼 거야!? ――그렇게, 그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했으면서!!"


그렇게 부르짖듯 외치는, 무사했던 쪽 소녀――이타도리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오열을 터뜨렸다. 그 바로 옆에는 짓밟힌 두 송이의 꽃이 있었고, 아마 그것에 공격을 받았으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망연해지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질책하며, 츠구미는 쓰러져있는 유메지의 옆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유메지 양. 의식은 있나요?"


그렇게 묻자, 유메지는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하아 괴로운 숨소리를 내며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방심했다. 근처에 있었는데 지키지 못했어……!!

습격 시에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노리듯 츠구미들을 노린 그 꽃이, 근처에 있던 유메지들을 노릴 거라는 건 간단히 예측할 수 있었을 텐데. 츠구미는 마음속으로 혀를 차면서, 손에 피가 나도록 꽉 움켜쥐었다.

상처는 두 곳. 출혈은 적지만, 움찔움찔 온몸에 부자연스러운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뿌리는 이미 온몸에 퍼져 있는지도 모른다.

츠구미는 초기에 씨앗을 제거했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통증은 없었지만, 이 상태에서 씨를 빼는 건, 유메지의 몸에 부담이 너무 크다.

하지만, 이건 의사에게 진찰을 맡겨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서둘러 정부에 연락해 전문 치료사를 요청해야 한다.


――과연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반드시 시간에 맞춰야 한다. 그렇게 초조해하며, 츠구미는 살며시 유메지의 몸을 안아 올렸다.

……유메지와 같이 전이로 정부에 가는 게 가장 좋겠지만, 츠구미의 전이로는 그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유메지 양을 정부계열 병원까지 옮기겠어요. 그동안 이타도리 양은 히츠기 씨와 함께――"

"나, 나데코 짱은 절 감싸줬어요……! 이상한 꽃이 이쪽을 향했을 때, 나를 밀쳐내고……! 괘, 괜찮은 거죠, 나데코 짱은 살릴 수 있는 거죠!?"


츠구미가 말을 하는 도중, 이타도리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듯 그렇게 말을 했다. 그와 동시에, 팔 안에 있는 유메지가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츠구미를 올려다봤다. 이 사람이라면, 분명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구해 줄 것이다――그녀의 눈에는 그런 신뢰가 아려있었다.


현역 마법소녀에 대한 순진한 신뢰.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츠구미는 안타까운 마음에 휩쓸렸다.


가슴이 아프다. 츠구미의 능력으로는, 유메지를 직접 구할 수 없다. 츠구미가 할 수 있는 건 유메지를 병원으로 옮겨 정부에 대응을 부탁하는 것 정도일 뿐, 그 이외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츠구미의 감상 따윈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건, 그녀들이 얼마나 안심할 수 있는 말을 지어내는가이다. 안심해, 걱정하지 마, 반드시 어떻게든 할 테니까. 그렇게 말 뿐인 무책임한 말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타산을 무시하듯, 츠구미의 입은 제멋대로 움직였다.


"――구할게.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널 구해줄게."


그런 어조조차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그대로의 말이, 순식간에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은 츠구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신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움직여야 한다. 정부에 협력을 요청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후회는――결국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이니까.


"하가쿠레 씨!! 정부에 연락해 구급차를 불렀어요! 10분 후면 여기로 올 테니, 도로 앞까지 그녀를 옮겨주세요!"


멀리서 그렇게 외치는 히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이쪽의 상황을 파악해 사전에 움직여 준 듯하다. 히츠기의 유능함을 감사히 여기면서, 츠구미는 작게 숨을 내쉬는 두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유메지 양을 실어 나르는 대로, 전 곧장 정부로 가겠습니다. ――인간은, 이런 마수 따위에 절대 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유메지를 도로로 옮기고 히츠기에게 맡긴 뒤, 츠구미는 주머니에 넣어둔 피범벅의 씨앗을 꺼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 씨앗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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