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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7. 곤란한 방 배정

by 린멜 2021. 8. 1.


147. 곤란한 방 배정





영국 군부 관계자들과 지장 없는 회의를 마친 뒤 츠구미 일행은 영구 측에서 제안했던 식사 모임을 전부 캔슬하기로 했다. 전적으로 일본 측 인원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이쪽은 불려온 측이니까」라고 방심하고 있던 츠구미 일행이었지만, 첫 습격 미수로 인해 영국을 조금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경계를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비록 이 나라에 일본이나 마법소녀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이 있다 해도, 마수를 쓰러뜨릴 때까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은 유감스럽게도 빗나가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경계 수위를 높여야만 한다.

일본 측으로서도 이 타이밍에 독을 마시게 될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저쪽이 준비한 식사에 손을 대는 것은 불안했다.

그에 영국도, 처음에 영국 측 외교관이 문제를 일으킨 것도 있어, 식사 모임 중단을 겉으로는 흔쾌히 받아들이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뭐 어쨌든, 서로 내일 마수전에서 이겨야 한다는 목적은 일치한다.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뒤겠지만, 빠르게 철수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일본측이 무엇인가 불이익을 입는 일이 생기면, 윗사람이 대응해 단교든 뭐든 할 것이다. 거기는 츠구미의 일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츠구미는 다음 일――식사 운반을 행하고 있었다.

식사 모임이 중단되었으므로, 점심――츠구미의 감각으로는 저녁에 해당하지만――은 야마부키가 말한 대로 츠구미가 전이로 일본에 돌아가, 일부러 정부의 식당에 가서 식사를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영국과 일본은 거리가 상당하기 때문에, 제대로 전이가 될지 불안했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전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거리는 그렇게까지 능력에 영향은 끼치지 않는 듯하다. 뭐 그렇지만 보통의 전이보다 다섯 배 정도는 쓸데없이 피곤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국가간의 이동이 가능하다면, 멀리 나왔다는 것의 고마움을 별로 느낄 수 없다. 딱히 여행 온 것이 아니니 그런 건 필요 없겠지만, 뭔가 좀, 하고 생각할 때는 있다.


하지만, 츠구미에게 있어선 좋은 일도 있었다.

그 식사를 조달할 때, 식재료 선물 건으로 친하게 지내던 직원들이, 하가쿠레 사쿠라가 다른 나라에 나간 것을 알게 되어, 이것저것 잔뜩 준비해 준 것이다. 일반인보다 조금 더 많이 먹는 츠구미로서도, 나름 만족할 만한 양을 확보할 수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되었다.

다음 저녁 시간――일본 시간이라면 꽤 이른 아침 시간이겠지만, 그 무렵에 또 대량의 저녁 식사를 가지러 오겠다 약속하고, 츠구미는 일본을 뒤로했다.

이것은 그저 여담이지만, 점심을 다 먹은 후에, 토노가 작은 소리로 「애완동물은 주인을 닮는구나」란 말을 한 걸 보면, 어쩌면 정부 지하에 격리 중인 벨도, 한가한 나머지 폭음 폭식을 반복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덧붙여서 벨과 츠구미 중 어느 쪽이 애완동물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무사히 점심을 넘긴 츠구미 일행은, 2진을 맞이하기 위해 다시 호텔 큰 방에 모여 있었다.

이번에는,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은 없고, 영국 측 외교관만 몇 명 있을 뿐이다. 역시 그들도, 이 이상 폭탄――마법소녀를 자극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맞이한 2진의 내역은, 전이 관리부의 치도리를 포함한 마법소녀들과, 결계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신기성 사람. 통역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2진의 호위를 담당하는 마법소녀들. 그리고 마수의 데이터를 얻기 위한 직원이 10명 정도로, 합계 40명 정도의 인간이 새로이 영국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렇게 보면 꽤나 상당한 일대 프로젝트인 것 같지만, 이 추가 인력의 대부분은 내일 싸움과는 관계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살벌한 분위기는 풍기지 않고 있었다.

특히 치도리가 속한 전이 관리부의 마법소녀들은 이른바 전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문이기에 반쯤 놀러 온 것이나 다름없다. 뭐, 위험이 없다면 그게 제일이긴 하겠지만.

그리고 급거 추가된 호위 마법소녀 중엔, 알고 있는 얼굴――스즈시로와 카자구루마의 모습도 있었다.

특히 스즈시로 쪽은, 회의 중에 이야기 나온 것처럼, 아마도 독 대책을 위해 불린 것일 것이다.


――독을 다루는 기술이라 하면 세간에는 약간 부정적인 이미지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선 더없이 유익한 기술이 된다. 어떤 의미로는, 공수 모두 뛰어난 희귀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녀가 있으면, 비록 독을 삼키게 된다 해도 간단히 해독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원정의 위험이 훨씬 줄었다고 할 수 있겠지.

스즈시로는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런 스즈시로의 모습에 치유를 받으며, 츠구미는 조용히 야마부키의 설명을 들었다.


"그럼 지금부턴 따로 행동을 하겠습니다. 전이 관리부의 사람들은 각자 조건을 만족시키는 행동을, 그리고 관측반 분들은, 런던 주변에 가 현지 스탭과 함께 기재 설치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기성 분들은 이 호텔의 방비를 굳혀주십시오. 호위 마법소녀는 각자 지정된 그룹에 따라 행동해 주십시오."

"어머, 우린 어떻게 하면 될까?"


이름을 불리지 않은 토노가, 야마부키에게 그렇게 물었다.


"토노 씨와 하가쿠레 씨는 저녁까지는 신기성의 호위에 들어가 주시고, 그다음은 푹 쉬어 주십시오. 어쨌든 본 무대는 내일이니까요. 컨디션 관리를 똑바로 하지 않으면 곤란하니까요."

"그래, 알겠어. ――하가쿠레 씨도 그럼 되는 거지?"

"네, 전 딱히 문제없습니다."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즉 신기성의 호위 후, 저녁 식사 운반만 끝내면 츠구미의 오늘 일은 종료라는 것일 것이다. 그 정도인 편이, 알기 쉽고 좋다.


"그럼, 일단 이 자리에서 해산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제게 연락해 주십시오."


야마부키의 그 말에 각자 수긍한다. 뭐 원래 영국에 온 후의 움직임은, 일본에 있는 동안에 협의를 해 두었으므로, 변수만 일어나지 않으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 이동을 시작하려는데, 2진에서 온 직원이 종이뭉치를 꺼내며 소리 높였다.


"아, 여러분 이동하기 전에 한 가지 괜찮을까요? ――추가 인원을 포함해, 저희가 방을 배정했으니, 지금 바로 배부해 드리겠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직원은 그렇게 말하고 차례차례로 종이를 배포해간다. 츠구미는 그 척척 배포하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 듯 입에 손을 갖다 댔다.


……숙박이라고는 들었지만, 설마 누군가와 같은 방을 쓰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식은땀을 살짝 흘렸다.


하가쿠레 사쿠라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와 같은 방을 써도 사안이 발생한다. 독방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밤에만 전이로 집에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역시 단체 행동을 하고 있을 때 제멋대로 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원래 이 원정은 유키노가 올 예정이었기에, 분명 그 대신인 하가쿠레 사쿠라도――1인실에 배정될 것이다. 아니, 틀림없다.

츠구미는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아래부터 차례로 방 배정을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몇 인조가 같은 방이 주로, 비전투원과 마법소녀가 조가 되도록 배분되어 있었다.

그리고 확인하던 중에, 츠구미는 줄곧 마음에 걸렸던 치도리의 이름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치도리는 스즈시로와 같은 2인실인 듯하다.

이 방 배정을 보고, 츠구미는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치도리는 전이 관리부 소속의 인간이지만, 일단 마수와의 전투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같은 부서의 동료와 같은 방을 쓴다면 모를까, 십화 클래스의 마법소녀와 같은 방을 쓰는 견 위화감이 있었다.

……하지만 치도리의 경우는 유괴 전력이 있으므로, 어쩌면 그것도 고려되어 강한 마법소녀인 스즈시로와 같은 방이 된 걸지도 모른다.

참고로 남자 직원들은 마법소녀와 함께 묵을 순 없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묵을 수 있는 방에서, 만약을 위해 돌아가며 불침번을 선다고 한다.


……하지만 마수를 쓰러뜨리러 일부러 외국까지 온 것인데, 어째서 이쪽이 이렇게까지 경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어쩌면, 외국에선 이 정도의 경계가 보통인 것인가? 쇄국한 나라에서 자란 츠구미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담담하게 배정표를 확인하던 츠구미였지만, 자신의 이름이 적힌 란을 보고 얼굴을 움찔거렸다. 그리고 새파래진 얼굴로 토노의 옷소매를 잡고,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저기, 토노 씨. 괜찮은 건가요, 이거?"

"어머, 확실히 여긴 넓은 스위트룸이었지? 뭔가 문제라도 있어?"

"문제는 방이 아니라, 방을 쓰는 사람인데요……!?"


그렇게 작은 소리로 외치며, 츠구미는 방 배정이 된 종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에는 방 번호와 방의 상세 설명 뒤에 「토노 스미레&하가쿠레 사쿠라」라 적혀 있었다. 즉, 츠구미와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은 토노인 셈이다.


……보통이라면 「예쁜 여자와 하룻밤을 함께 보낼 수 있다니 럭키!」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상대는 그 토노이다. 섣불리 잘못 건드렸다간 순식간에 숯덩이가 될 것이다.

너무는 아니지만, 무서워서 하룻밤을 같이 지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토노는 아는지 모르는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으응. 그러니까 하가쿠레 씨와 같은 방이잖아? 그렇게 허둥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밖에 없는데요. 진담이신가요?"


츠구미는 초조함이 섞인 상태로 그렇게 말하며 토노를 쿡쿡 찔렀지만, 토노는 물음표를 띄우며 의아해하고 있다. ……정말 괜찮은 걸까 이 사람.


애초에 젊인 여성――게다가 무녀라는 특수한 입장에 놓인 인간이, 아무리 마법소녀라 해도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저항이 없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정말이지 영문을 모르겠다.


츠구미는 불확실한 눈으로 토노를 바라봤지만, 토노는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려 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토노는 일단 접어두고, 츠구미는 방 배정을 건네준 직원에게 향했다.


"저기, 죄송합니다. 이 방을 배정받았는데, 1인실로 바꿀 순 없는 건가요?"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여직원은 미안한 듯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호위 인원을 늘렸기 때문에, 묵을 수 있는 방이 부족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방 자체는 비어 있지만, 묵는 지대가 너무 흩어지면 결계의 효과가 희미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하가쿠레 씨의 경우는 토노 씨와 서로를 호위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함께 있어 주시는 편이 저희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가요."


그런 말을 들으면, 억지로 밀어붙일 수도 없다.

……이래선 한밤중에 몰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라 생각하면서 츠구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는 끝났을까?"


그렇게 말한 토노는 상냥하게 웃으며 츠구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뭐어, 일단은요."

"상태를 보아하니 1인실은 준비하지 못했나 보네. ――딱히 상관없잖아. 우린 친구니까."


밤중에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도 기대되는걸, 라 말하면서 토노는 즐겁게 밤의 예정을 말하고 있다. 츠구미는 그런 토노의 모습을 보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라는 건, 만능 면죄부는 아니라고요?"


츠구미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억지를 부리듯 대꾸했다.

――벌써부터 밤이 오는 것이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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