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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8. 친구 초심자

by 린멜 2021. 8. 16.


148. 친구 초심자






그 후 츠구미는, 토노와 함께 신기성 사람들을 호위했다.


――신기성이란 옛날 존재했던 제사와 행정을 관장하는 기관을 근본으로 한 관청으로, 현재는 아마테라스를 중심으로 한 신사나 결계 부적 등의 무술(巫術)을 취급하는 특수한 조직이다. 이른바 일본의 오컬트 전문가들이다.

기본적으로 토노 같은 예외 말고는 신기성 사람이 이렇게 표면으로 나오는 일은 적지만, 이번만은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인 듯하다.

뭐, 신기성이 애지중지하는 토노가 전선에 나와 있으니까, 어느 의미로는 그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참고로 이전에 치도리가 유괴되었을 때 토노가 사용하고 있던 술법도 그곳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술법인 듯하다.

츠구미도 호위――라는 이름의 한가한 시간에 그 원리에 대해 설명을 좀 들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건 딱히 츠구미가 바보인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신기성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의미로 천재들이 모인 것 같다.


――다만 조금 신경이 쓰이는 건, 신기성에서 파견된 인간과 토노의 관계다.

토노 자신은 평소대로 행동하고 있지만, 신기성 인간은 토노에 대해 담담하다……고 할까 딱히 토노와 엮이려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명색이 같은 조직에 속해 있는 것 치고는 너무나 어색한 대응이다.

어쩌면 토노가 마법소녀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신기성 측과 어떠한 알력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 잠깐의 교환만으로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어쨌든, 츠구미와 토노는 무사히 호텔에 결계――악의를 가진 인간의 접근과 공격을 탐지하는 시스템―가 설치된 것을 확인하고, 화기애애하고는 거리가 먼 공간을 뒤로했다.

……딱히 주술을 다루는 인간 모두가 어둡다고까지 할 순 없지만, 그저 답답한 시간이었다고만 말해두겠다.


그 후에는 점심때처럼 저녁을 운반하고, 츠구미와 토노는 지정받은 방으로 향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인지, 치도리나 스즈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이만큼 사전에 대책을 세워뒀으니, 분명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츠구미는 방 앞에 다다랐다. 보기에도 중후하고 높아 보이는 문이 츠구미를 맞이했다.

츠구미는 건네받은 카드 키로 잠금을 풀고, 쓴 벌레를 씹은 듯한 얼굴로 방에 들어가 빙 둘러보았다.

그리고 츠구미는 방의 내장을 확인한 뒤, 얼굴에 양손을 대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하필 목욕탕이 다 보이는 건데. 저런 걸 내부가 잘 보이게 할 필요가 있는 건가?"


그렇게 엉겁결에 말하면서, 츠구미는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 스위트룸은 넓은 방과 침실이 한 개인 데다, 더블 침대가 두 개 놓여있는 걸로 보아, 아마도 원래는 4인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문제는 침대와 반대편에 있는 욕실이다. 그 욕실은 어째선지 비싼 방에 흔히 있는 유리벽으로 되어 있었다.

……남자 친구들과 자러 왔다면 좋은 웃음거리가 되었겠지만, 옆에 있는 건 그 토노라 생각하니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오히려 지옥도가 높아졌다 할 수 있다.


"와아, 야경이 예쁜걸. 침대도 넓고 잘 잘 수 있을 거 같네."


반면에 토노는, 츠구미의 상태 같은 건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운 듯 방안을 돌아다닌다.

……슬슬 평범하게 화내도 좋을지도 모른다.


츠구미는 초조함을 감추듯 미간을 누르고는, 감정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하아……일단, 전 조금 있다 이 방에서 나가 집에서 잘 테니까, 토노 씨는 여기서 푹 쉬세요. 물론 아침까진 제대로 돌아올 테니까."


토노를 이 방에 혼자 두는 건, 호위를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니지만, 외국의 자객――평범한 인간의 습격 정도로 토노가 어떻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왜? 같이 이 방에서 묵으면 되잖아?"

"……토노 씨는 제 진짜 성별을 알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만약의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요?"


그러자 토노는, 조금 부루퉁한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누군가랑 같이 숙박하는 건 처음인걸. 조금쯤은 꿈을 꿔도 되잖아."

"처음이라니, 그런 과장을…… 평범하게 살다 보면 수학여행이라던가 이것저것 많잖아요."


츠구미가 투덜거리듯 그렇게 말하자, 토노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저었다.


"난 일단 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한 번도 나간 적 없어. 그들은 속세에 관련되어봤자 좋을 거 없다고 말했지. 후후, 만약 내가 야타가라스님을 처음 뵙지 못했다면, 지금도 어두운 방에 갇혀 있었을 거야."

"……저기, 무녀가 된다는 게 그렇게 엄격한 건가요? 다른 사람들도 그런 가혹한 짓을?"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하며, 츠구미는 그렇게 되물었다.


"아니, 나뿐이야. ――나만이, 유일하게 특별하니까 격리된 거야. 미안해?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도 영문을 모르겠지?"

"아뇨, 그……"


츠구미가 곤란한 듯 말을 잇지 못하자, 토노는 훗 하고 웃으며 말했다.


"뭐어, 스무 살이 넘어서부턴 여러 가지로 그들의 속박도 약해졌지만. 분명 그들도, 이제 와서 내가 거스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것도 야타가라스님의 조억 덕분이지. ――그래도 지금은 내 나름대로 자유롭게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난 친구인 당신이 그런 표정을 지으면 슬퍼."


토노는 그렇게 말하며 자조하듯 웃었다.

――이때 츠구미는, 지금까지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였던 토노의 몸에, 꽁꽁 얽혀 있는 실이 보인 듯했다.

설마 토노가 그런 과거를 짊어지고 있을 줄은 몰랐으며, 아마테라스의 무녀의 어두운 사정을 듣고 만 츠구미는 동요를 감출 수 없었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전에 백화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다른 무녀에게 인간관계를 제한당하고, 특별한 존재로 취급받는다.

그런 인권을 무시하는 듯한 취급은, 츠구미에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츠구미의 발언――「평범하게 살다 보면」이라는 말은 토노에게 있어서 얼마나 날카로운 칼이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죄책감에 짓눌리는 것만 같았다.


"저, 그, 아무것도 모르고……"


츠구미가 후회스러운 마음을 안고 고개를 숙이자, 토노는 가벼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괜찮아. 이런 이야기, 신기성 밖에서 해도 좋은 이야기는 아닌걸. 다만, 어째서일까. 당신만은 알아주길 바랬을지도 몰라. ――왜냐면 당신은, 나와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토노는 아름답게 미소 지으며 「이 이야기는 이제 끝. 더 이상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라 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 화제를 이어가기에 어떤 제약이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츠구미는 그렇게 생각하고, 납득이 가지 않는 기분을 품으면서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토노가 비밀주의인 것은 늘 있던 일이고, 정보를 쏟아 내는 것도 조금은 익숙해졌다. 분명 이것이 그녀의 스타일이겠지.

츠구미는 생각에 잠긴 듯 입에 손을 대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토노의 말이 전부 진심이라면, 지금까지 친구가 없었다는 말도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

즉 토노는, 자못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언동을 하거나 그렇게 생긴 주제에, 친구――대등한 인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 토노가 굳이 첫 친구를 츠구미를 선택했는진 모르겠지만, 토노에게 있어서 츠구미의 무언가가 심금을 울렸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수상한 인간을 친구라 부를 리 없으니까.

게다가 어려서부터 무녀로서 생활――신성한 장소에 갇혀 있었다면, 남녀 간의 거리에 서툰 것도 다소는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와 하룻밤을 지내도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토노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첫 친구 상대로 들뜨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이다. 비록, 그것이 그 토노일지라도.

츠구미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토노를 향해 입을 열었다.


"……토노 씨가 잠들 때 까지라면, 방에 있겠어요.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니까요."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며 체념한 듯 웃었다.

딱히 토노를 동정한 것은 아니다. 아무런 사정도 이해하지 못한 츠구미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토노에게 실례이며, 무엇보다 토노가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상 깊게 파고들 수도 없다.


――하지만, 친구의 작은 꿈 정도는 이루어줘도 벌은 받지 않을 것이다. 츠구미는 그런 식으로 자신을 속였다. 원래 츠구미는 여성을 대할 땐 무른 남자다.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츠구미가 그렇게 답하자, 토노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 기뻐!!"

"우왓, 자, 저, 접촉은 곤란해요……"


말과 함께 안겨오는 토노에게서 도망치며, 츠구미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토노는 어디까지나 친구다. 이상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것도, 아마 토노의 친구에 대한 의식이나 정서는 어린아이 정도의 수준이다. 신중하게 대응해야만 할 것이다.

포옹을 거부당한 토노는, 못마땅한 듯 볼을 부풀리며 츠구미의 손을 양 손으로 잡고는, 노래하듯 말했다.


"진짜, 하가쿠레 씨는 정말 심술궂다니깐. ――아아 그렇지만, 이제 친구니까 하가쿠레 씨라 부르는 것도 너무 남남 같은걸. 그럼 츠구미라 불러도 될까? 물론 밖에선 제대로 사쿠라라 부를게. 나는 토노가 아니라 스미레라 불러줬으면 해. 그리고 존댓말 말고――"

"빠, 빨라 너무 빨라, 거리를 좁히는 게 너무 빠르다고……!!"


――사, 상상 이상으로 쭉쭉 뻗어오는 이 사람.

츠구미는 아주 조금이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다가오는 토노에게 몸을 돌렸다. 생긴 건 완벽한 미녀인 주제에, 이런 어린애 같은 모습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 모습이 훨씬 인간다운걸.

어쩐지 츠구미는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 회의에서 만났을 때처럼, 유연하게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감정이 풍부하고 귀엽다. 뭐, 이런 생각을 나이 많은 여자를 상대로 하는 것 만으로 실례인 걸지도 모르지만.


이후 츠구미는 토노가 목욕을 하는 동안은 방을 나가, 양 손 가득 과자를 안고 방으로 돌아왔다.

덧붙여, 토노가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은 여자의 몸이니까」라고 말을 꺼내 한바탕 말썽을 일으킨 것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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