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무쌍. 그리고 스커트 펄럭임 첫눈에 반하다
검을 겨눈 나기사는 한 번 몸을 숨기고 전술 플랜을 세웠다. 무턱대고 검을 들이대 밀리아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건 피하고 싶으니까.
(일단 단숨에 접근해 저 팔 같은 걸 베어낸다. 그리고 잡혀있는 밀리아를 구한 다음 거리를 벌리고, 그다음부턴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정하자. 뭐, 의사가 있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 없는 수상쩍은 생김새지만,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니까. 좋아……)
"간다!"
나기사는 작게 기합을 뱉으며 그늘에서 튀어나와, 이형의 시야에 들어가 디딘 오른발에 힘을 준다.
(이 거리에서면 세 걸음. 아니, 지금 몸으로는 다섯 걸음이려나. 하지만 가벼워진 만큼 크게 차이는 없을 터!)
그리고, 담은 힘을 해방했다――
"호에?"
한 걸음. 겨우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인데 나기사의 눈 앞에 있는 하얀 이형.
(어, 어라? 어째서?)
이상하단 듯한 얼굴의 나기사. 하얀 이형은 한순간 자세를 잃은 그녀의 모습을 한눈에 포착했다.
(칫! 생각할 틈은 없겠는걸! 일단 그 팔, 잘라주마!)
"야아아아앗!"
나기사는 아직도 밀리아를 잡고 있는 팔을 향해 기합을 내지르며 칼을 휘두른다. 잠깐의 가라앉는 듯한 감촉 이후, 그것이 거짓말처럼 깔끔하게 베였다.
그 순간, 밀리아를 붙잡고 있던 팔은 안개처럼 사라졌다.
"됐다! 이 틈에!"
나기사는 공중에 팽개쳐진 밀리아를 양손으로 끌어안아, 이형에게 등은 돌리지 않고 백스탭으로 거리를 둬 그대로 그늘로 몸을 숨긴다.
기색을 살펴봤지만 아무래도 움직이는 것 같진 않았다.
"일단 구하긴 했으니까, 이대로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왜 주변에 있는 집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는 거지?"
나기사는 주위 건물을 둘러보았는데, 불이 켜진 방도 있다. 사실, 늦긴 했지만 잠들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하는, 그 때,
"음……으음."
팔에 안고 있던 밀리아가 깨어났다.
"어라……나……"
"아, 깼어? 괜찮아?"
"엣, 대체 무슨 일이……"
(아직 혼란스러운건가? 그렇다면, 지금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겠는걸. 게다가 설명할 시간도 없을 거 같고.)
나기사는 밀리아를 땅에 내려놓고, 벽에 기대듯이 앉혔다. 왜냐면, 이형이 이쪽을 향해 오는 기척이 느껴졌으니까. 그것도 세 구나.
(어느새 늘어난거지? 이래선 같이 도망치는 건 무리인 거 같지만 쓰러뜨리는 건 가능할 거 같아. 테이에스님에게 받은 수련 덕분인가?)
나기사는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밀리아의 어깨를 툭 치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에……"
나기사는 뛰쳐나감과 동시에 벽을 박차 더 크게 뛰어오른다.
"우왓! 너무 높아~! 하지만!"
예상외로 높게 뛰어올랐지만, 오히려 그것이 안성맞춤이라는 듯 싱긋 웃고는, 그 시야로 이형들을 포착한다.
그리고――
"【뇌신낙루(라이트닝 티어즈)】"
나기사는 공중에 떠 있는 채 잡고 있는 검을 가로로 들어 올려 일섬(一閃)한다. 그 검섬에 의해 찢긴 공간에서 무수한 벼락의 알갱이가 쏟아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뇌신의 눈물.
그리고, 하얀 이형은 전신에 무수한 구멍이 뚫려, 순식간에 소멸했다.
"해냈다!"
땅 위에 내려선 나기사는 작게 포즈를 취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만, 곧바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치마를 누름과 동시에 주위를 돌러분다.
"아, 아무도 없지? 팬티 못 봤겠지? 아무도 밖에 나오지 않았는걸? 치마가 짧은 걸 까맣게 있고 있었어~! 저쪽에 있었을 땐 테이에스님밖에 없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여기선 그럴 수도 없으니…… 역시 아래에 신을 걸 준비해야 하는 걸까? 이대로인 게 더 귀엽긴 한데~"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태평하게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나기사. 조금 전까지 전투가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 같았다.
"아, 그렇지. 밀리아한테 가봐야지."
나기사가 검을 허리에 찬 아이템 백 속에 넣고 밀리아의 곁으로 돌아가려 할 때, 갑자기 키잉――하는 이명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읏!? 뭐야? 방금……"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어째선지 조금 전까진 들리지 않던 생활음이 들리게 되었을 정도.
"뭐지? 뭔가 이상한 거 같은데……뭐 됐나. 일단 지금은 밀리아부터."
생각해봤자 알 수 없는 건 일단 뒤로 미루고, 밀리아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기다렸지. 몸은 좀 어때? 어디 이상한 덴 없어? 혼자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아?"
"아, 네. 아무렇지 않아요…… 집도 가까우니까 괜찮아요…… 그, 그보다 아까 하얀 건 뭔가요?"
"다행이다~ 아, 봤어? 음~글쎄? 실은 나도 몰라. 네가 붙잡혀 있어서, 구해주느라 정신이 없었으니까."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으응. 괜찮아 괜찮아! 그럼 난 갈게."
그렇게 말한 다음 망토를 걸치고, 그 자리에서 떠나려 할 때, 밀리아가 말을 한다.
"저, 저기!"
"응? 왜~?"
"이름……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내 이름? 나는 나――아와와와!"
무심코 본명을 내뱉으려다 멈춘다.
(큰일 날 뻔했다. 정체를 들킬 뻔했어. 하지만 이름……이름이라. 일단 지금은 얼버무려둘까.)
"……나?"
"나, 나의 이름을 댈 정도는 아니라구? 지나가던 미소녀 검사라는 걸로! 그럼, 바이 바이!"
"앗!"
그렇게 말하며 도망치듯 떠난다.
그리고 이 좁은 길목에는, 뺨을 붉게 물들인 소녀만이 남았다.
"저렇게 귀여운데 강하기까지 한 애가 있었다니……좀 더, 좀 더 알고싶어…… 저 아이에 대해……"
밀리아는 시끄럽게 울리는 가슴을 누르며, 나기사가 달려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어도 계속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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