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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2. 진짜 목표

by 린멜 2020. 4. 11.


102. 진짜 목표






영화관 직원에게 여자 화장실에서 끌려나온 츠구미는, 우는 소녀와 같이 백야드로 끌려왔다. 아무래도, 여기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으라는 이야기 인 것 같다.



츠구미는 둥근 의자에 걸터앉으며,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피묻은 상의에, 망가진 휴대전화. 치도리가 어떤 사건에 휘말린 것이 분명했다.



여성 유괴미수사건은, 최근 분명히 늘어나고 있었다. 조심해야 한다고 치도리에게 말했는데, 설마 이런 대낮에 당당하게 사람을 유괴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관내에 있을 가능성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영화관 직원이 상영중인 회장을 돌아보았지만, 치도리나 행방불명인 중학생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 같다.


현재는 현장인 화장실을 폐쇄하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도착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원래라면 이런 유괴사건은, 정부의 특수능력을 가진 마법소녀의 도움을 받는 편이 빨리 해결될테지만, 그 부분은 정부와 경찰조직의 갈등도 있어, 경찰의 요청이 없는 이상 정부는 개입할 수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당사자가 되니 이렇게 답답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아무리 대응에 불만이 있어도, 룰을 바꿀 수는 없다. 자칫 잘못하면, 그만큼 수사가 더뎌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츠구미는 두 손을 꼭 쥐고, 타오르는 격정을 억눌렀다. ――적어도 지금은, 냉정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츠구미는 옆에 있는 소녀를 흘끗 바라보았다. 소녀는 여전히 하염없이 울고 있다.



"자, 이거 써."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소녀에게, 츠구미는 직원이 준비한 수건을 건넸다. 소녀는 작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수건을 잡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츠구미를 바라보고, 참회를 하듯 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제, 제 잘못이에요. 걔는 무서워했는데, 무리한 말을 해서 밖으로 데리고 나왔으니까."


"무서워해?"



츠구미가 그렇게 되묻자, 소녀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 요즘 누가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랬어요. 저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틀림없이 착각일 거라고 생각해서……우울해 보여서 기분전환을 하러 나왔는데, 이렇게 되다니, 저, 생각지도 못하고……"


"그건, 네 잘못이 아니잖아."



츠구미가 소녀를 걱정하듯이 그렇게 말하자, 소녀는 큰 소리로 그것을 부정했다.



"나 때문이야!! 왜냐면 나, 그 애에게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렇지 않아도 요즘은 소란스러우니까 여자애들은 조심하라고 들었는데……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말하며 수건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한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츠구미는 생각에 잠긴 듯 입에 손을 갖다 댔다.



――이번 납치범의 목표는, 틀림없이 그녀의 친구일 것이다. 마법소녀의 적성자라는 것이 어떤 형태로든 퍼졌다면, 노려진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유괴범이 치도리에 대해 알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츠구미들이 극장에 오기로 결정한 것은 불과 한 시간 전이다. 그런 짧은 시간에 사람을 유괴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 치도리는 말려든 것일 것이다.


――치도리의 경험은 적지만, 그래도 훌륭한 마법소녀다. 의식만 뚜렷하다면 틈을 타 납치범에게서 도망치기는 쉬울 것이다. 문제는 또 다른 한 명――유괴범의 진짜 목표 쪽이다. 아마 치도리와 같이 어딘가로 유괴되었겠지만, 그 치도리가 그 소녀를 두고 도망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치도리의 전이 능력으로 함께 도망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지만, 아직 마법소녀로서의 힘이 약한 치도리는, 전이문을 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상대인 유괴범이 난폭한 프로일 경우, 그 시간차는 치명적일 것이다. 실패하면, 최악의 형태로 무력화당할 가능성도 있다.



유괴범의 목적은 마법소녀의 적성자이다. 그렇다면 진짜 마법소녀의 존재는, 유괴범들에게는 너무나 탐나는 존재일 것이다.


치도리는 어디까지나 임시 근무 취급이므로, 정부의 공식 사이트에는 이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알아내려 하면 얼굴과 이름 정도는 간단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유괴범이 그렇게까지 우수하지 않기를 바래야 한다.



……츠구미가 시로와 연락을 취할 수 있다면, 시로를 통해서 치도리의 현 위치를 찾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시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이상 그것도 어렵다.


아까 전에 치도리가 상황을 벨에게 보고했을 때, 시로를 보면 유괴에 대한걸 전해달라 부탁해 두었지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츠구미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데, 백야드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츠구미가 눈을 문 쪽으로 돌리자,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아자레아가 거기에 서 있었다.



"나나세 군, 괜찮나요?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얼음이 다 녹은 음료를 츠구미에게 내밀며, 아자레아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쪽에서 직원 분이 이야기했는데, 치도리 씨가 사라지기 전후에, 청소용 큰 카트를 밀고 화장실에서 나온 여성을 본 손님이 있다고 합니다. 그 여성은 그대로 안쪽에 있는 뒷문으로 밖으로 나갔기에, 이상하게 여겼다는데, 아마 그 사람이……"


"……그렇구나."



청소용 카트를 밀던 여성. 아마도 그 녀석이 화장실 앞에 출입금지 입간판을 둔 뒤, 사람이 없는걸 보고 유괴를 했을 것이다. 그다지 유익한 정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도 단서가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츠구미는 미지근해진 주스를 단숨에 들이키고, 벌떡 일어나 쓰레기통이 있는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도중에 무엇인가 커다란 것에 발을 부딪쳐, 츠구미는 무심코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았다.



"아팟……! 뭐냐고, ――출입금지 입간판? 이것도 여기에 가지고 온건가."



그렇게 말하면서, 츠구미는 입간판을 노려보듯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문득 위화감을 알아차린다.



――아무리 정신이 동요했다고는 하지만, 평소의 자신같으면 이런 얼빠진 짓은 하지 않는다. 이 입간판은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걷다 보면 눈에 보이는 크기인 것이다. 오히려, 피할 수 없는게 이상하다.



츠구미는 미심쩍은 듯 입간판을 보다, 조심스럽게 얇은 상의를 벗고, 오른손에 감았다.



"나나세 군? 대체 뭘……"


"――이거, 뭔가 이상하다고."



그대로 오른손을 뻗어 『출입금지』라고 손으로 쓴 간판에 접촉한다. 살짝 모서리를 당기자, 딸깍, 하고 무언가가 빗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판을 직접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짝 겉옷째 땅에 내려놓는다. 그 간판 뒷면을 본 아자레아가, 놀란 듯한 소리를 냈다.



"이건, 아마도 마법진이군요. 게다가, 이 언어는 상당히 오래된 타입이에요. ……설마 이런 것이 숨겨져 있었다니."



뒷면에 검붉은 잉크로 새겨진, 주문 같은 문양. 아자레아가 묘하게 잘 아는 것은 마음에 걸렸지만, 이것이 마법진이라는 것은 츠구미도 동감이었다.



"――싫은 기색이 느껴져. 칫, 역시 치도리와 같이 화장실에 갔어야 했나."



그렇게 독이 오른 츠구미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고는,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 중 한명을 찾아내, 선택했다.


무시무시한 것을 보듯이 간판을 응시하고 있는 아자레아에게, 츠구미는 전화의 콜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말을 걸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해도 경찰이 감당할 수 있는건 아니지. 어차피 정부가 맡을 사건인데, 경찰의 판단을 기다리는건 시간낭비야. ――떡은 떡집. 오컬트는 오컬트. ……그 때 명함을 받아놓아서 정말 다행이야."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콜소리가 끊겼다.



『네, 이나바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나나세 씨. 갑자기 전화라니.』



――츠구미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 디스플레이――거기에는 『마수대책실 이나바 호노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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