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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5. 아마테라스의 무녀

by 린멜 2020. 4. 27.


105. 아마테라스의 무녀






이나바에게 연락을 넣은 츠구미는 기도하듯이 두 손을 꼭 쥐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한편 아자레아는 흥미로운듯이 입간판의 술식을 바라보고 있었고, 같은 방에 있는 소녀는 울다 지쳐 소파에서 잠들어 있다.


현재 영화관은 경찰에 의해 폐쇄됐으며,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은 직원과 사건 관계자 뿐이다. 수사 권한은 이미 정부로 넘어갔으나, 정부측 인원이 도착할 때 까지는, 경찰이 이 자리를 관리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경찰에게는, 츠구미가 멋대로 정부에 연락한 것이 대해, 꽤나 잔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예의 간판의 문양을 보여주니 납득을 한 듯 했다.


그것을 본 경찰들은 그러한 것――주술에 관련된 것들에 내성이 없는듯, 몹시 기분이 나쁜 듯 보였다. 아무래도,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보기만 해도 해를 끼치는 술식인 듯 했다.



――정부가 움직인 이상, 츠구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다. 납치범의 수색도, 납치당한 사람의 구출도, 거기에 특화된 마법소녀가 잘 해낼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라고 츠구미는 생각했다. ――아자레아는, 어떻게 한눈에 저 문양이 주술에 의한 것임을 알았을까.


본인은 그 후 놀란듯한 얼굴을 하고, 얼버무리듯이 「실은 저, 육감이 날카롭습니다」라고 애매하게 웃었지만, 아무래도 수상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츠구미의 추측이지만, 아자레아에게는 뭔가 비밀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견딜 수 없었다. 유학의 목적도, 공부를 위해서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마저도 사실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건에 관해서는 아자레아는 무관하다고 츠구미는 생각하고 있다. 아자레아가 이 극장에 온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연이지, 납치범과 공모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아자레아가 납치범과 공범관계라면, 아까처럼 문양에 대해 말하는 등, 일부러 의심을 살 만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뭐 아자레아가 보기에는, 입간판의 주술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게다가 정부에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는 츠구미 쪽이 더 기묘한 존재로 보일지도 모른다. 비밀이 있다는 점에서는, 피차일반인 것이다.



"……응?"



얌전히 대기하고 있던 츠구미는, 기묘한 기색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아무래도 그것은, 점점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나, 잠깐 바깥 공기좀 마시고 올게."



확인을 위해 밖으로 나가려던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자, 아자레아도 따라오려는 듯 일어섰다.



"아,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응?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츠구미와 아자레아는 영화관 출입구로 향했다. 도중에 현장 보존을 하고 있는 경찰이 말렸지만, 계속 실내에만 있으면 기분이 우울해져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다고 우겨, 겨우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서늘하던 공기가, 한순간에 후덥지근한 날씨로 바뀐다.



그런 더위에 진절머리가 나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땅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엄청난 기세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츠구미가 위를 올려다보니, 빌딩 틈새로 붉은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저거."



――빨간 오토바이가, 하늘을 달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빌딩의 벽을 달리고 있지만, 저 지구의 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움직임은, 이미 날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오토바이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더니, 이윽고 느릿하게 츠구미들의 눈 앞에 착지했다. 타고 있는 인물은 두 명――보아하니, 두 명 모두 여성처럼 보인다.



츠구미가 경계하는 표정으로 2인조의 동향을 살피자, 운전하던 여성이 스스럼없이 헬멧을 벗었다. 진홍색의 긴 머리가, 어깨에 흩어진다.



"영화관은 여기같네. ――어머, 혹시 당신이 신고한 아이?"



그렇게 말하며,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여자――토노 스미레는 츠구미에게 미소지었다.





◆◆◆






"그래. 이게 예의 술식이구나.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짓을 해 놨네."



오토바이에서 내려, 씩씩하게 영화관 안으로 들어온 토노는, 스태프룸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입간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재촉당한듯이 그 등을 따라간 츠구미는, 토노가 입간판을 조사하고 있는 것을 곁눈질하면서, 츠구미에게 매달려 있는 인물――스즈시로를 바라보았다.



"정말, 더는 무리야. 저런거 떨어지면 죽는다니까. 빠르고 바람은 많이 불고, 스미레 짱은 말도 안 들어주고. ……미안해, 츠구미 군이 더 힘들텐데 이런 말만 해서."


"괜찮아. ――십화가 움직여주고 있다는 걸 알고, 나도 조금 안심했으니까."



반쯤 우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스즈시로는 츠구미의 옷자락을 쥐고 있다. ……스즈시로가 이 지경이 되어버린 것은, 토노가 오토바이를 내린 직후였다.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또 다른 인물. 그 인물은 휘청휘청 오토바이에서 내리고는, 헬멧을 쓴 채 츠구미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 에? 저기, 잠깐."



남자라면 모를까, 상대가 여자였기 때문에, 뿌리칠 수도 없어, 츠구미는 갈 곳을 잃은 두 손을 헤매면서, 곤란한 듯이 토노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토노는 흐뭇한 것을 본 듯 웃으며, 예상치 못한 말을 했다.



"어머? 스즈시로 양도 참 상당히 열렬하네."


"스, 스즈시로? 게다가 십화의 토우노 씨도, 왜 이런 곳에……?"



츠구미가 동요한 듯 그렇게 말하자, 토노는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그건 우리가 정부에서 파견된 구출반의 일원이기 때문이야. ――자, 이런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시간은 없어. 예의 간판이 있는 곳까지 안내해줄 수 있니?"


"아, 네. ……스즈시로, 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는 좀 눈에 띄니까. 정말로."



경찰이 극장의 앞을 막고 있다고 해서, 사람의 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토노가 있다는 소리가 나온 것 만으로 출입금지 간판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아무리 헬멧으로 얼굴이 가려져 있다고 해도, 십화의 한 사람인 스즈시로에게 안겨 있는 남자가 있다는게 세상에 알려지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것이다.


늑장부리듯 헬멧을 꾹 눌러쓰는 스즈시로를 유도하면서, 츠구미는 영화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까부터 전혀 움직이지 않는 아자레아 쪽을 돌아보며, 의아해하며 말을 걸었다.



"아자레아? 왜 그래?"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아자레아는 흠칫 어깨를 움찔하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세 군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나요?"


"아무것도 라니, 뭐가? 확실히 토노 씨는 터무니없는 미인이었지만 말이야,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잖아."



――십화의 모임에서도 생각했지만, 토노의 미모는 출중했다. 요염한 붉은 머리에, 고혹적인 외모. 더구나 체형조차 남자의 이상을 재현한 듯한 프로포션이다.


츠구미의 경우, 정교한 미술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에 가깝지만, 그래도 넋을 잃고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츠구미가 얼버무리듯 말하는 순간, 허리에 감겨있는 손의 조임이 더욱 강해졌지만, 지금은 그것을 무시한다.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자, 아자레아는 괴로운 얼굴로 내뱉듯이 말했다.



"그런가요. 나나세 군에게는 그녀가 그렇게 보이는군요. ……제게는, 그 사람은 인간형의 불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태울 정도로 강한. ……죄송합니다. 이상한 말을 했네요. 저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나나세 군은 먼저 가 주세요. 조금, 냉정해지고 싶어서요."


"아아, 응. ……왠지, 감수성이 강한것도 큰일이네."



토노의 능력은 확실히 불에 치우쳐 있다. 그 능력의 본질이, 아자레아에게는 불꽃 그 자체로 보였을 것이다.


츠구미는 잘 모르겠지만, 아자레아도 스즈네와 같이 특수한 능력의 소유자일지도 모른다. 외국에서는 그런 능력에 그다지 이해가 없다고 들었으니까, 그렇다면 아자레아가 유학지를 일본으로 선택한 것도 어쩐지 납득이 간다.


초췌한 아자레아의 모습에 아쉬워하면서도, 츠구미는 스즈시로를 데리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토노를 데리고, 스태프룸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헬멧을 벗은 스즈시로는, 훌쩍이며 공포체험을 토로하고 있다. ……확실히 벽을 종횡무진으로 달리는 오토바이의 뒤에 매달린다는 것은, 여자아이에게는 꽤나 하드한 경험일지도 모른다.



츠구미로서는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에 낭만을 느꼈지만, 유감이지만 분명 타지는 않을 것이다.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가 전이 능력을 가진 이상, 이동을 위한 도구는 필요 없다. 정부 역시, 그냥 타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사용 허가는 내주지 않을 것이다.



"과연. 대강 이해했어. 이것의 효과는, 사람을 물리치는 것과 적성자를 불러들이는 거네. 게다가 사용된 건, 아마도 술자의 피. ――이 정도라면 금방 끝날 것 같네."



입간판을 응시하던 토노는, 얼굴을 들고는 그런 말을 했다. 그리고 그대로 간판을 책상 위에 놓고, 살며시 자신의 오른손을 위에 덮었다.


방안의 공기가 핑하고 퍼져나가며, 츠구미는 긴장감에 자기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소름끼치는 팔을 문지르며, 토노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본다.



――이것이, 아마테라스의 무녀.



아름다운 얼굴도, 마법소녀로서의 강함도, 토노에게는 그저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신의 무녀인 것이 가장 큰 가치를 지녔으니까.



"돌아라 돌아라, 용의 이치. 닿아라 닿아라, 근원의 연. 자, 이 땅을 짓밟은 어리석은 자들에 대한 제재를 내려라."



토노가 그렇게 고하자, 입간판이 저절로 덜커덩하고 흔들리더니, 그 중앙에서 검은 연무 같은 것이 나타났다. 토노는 그 검은 연무를 움켜쥐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불타라."



그 말과 동시에, 입간판에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츠구미는 초조한 듯 토노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불길 속에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 아무래도, 본인은 뜨겅무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윽고 불길이 잡히자, 토노는 안정된 듯 미소를 지으며 츠구미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걸로 수색을 방해하던 술자는 이제 움직일 수 없을거야. 정부 쪽에서도, 슬슬 납치범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을 무렵이겠지. 자, 스즈시로 양도 떼쓰지 말고, 갈거야."


"우으, 알고 있다니까."



토노가 타이르듯 그렇게 말하자, 스즈시로는 아쉬운 듯이 츠구미의 옷을 놓았다. ……아무래도, 돌아가는 것도 그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가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저 아이――치도리 양의 계약신은 뭘 하고 있는걸까. 정부에서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후우, 하고 우울한 한숨을 내쉬며 토노는 그렇게 말했다.



"치도리는, 신 님은 볼일이 있어 외출했다고 했어요. 오늘 아침부터 본 적 없다고 했어요."



츠구미가 그렇게 대답하자, 토노는 예쁜 눈썹을 찡그리며, 지긋지긋한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 ……정말이지, 중요한 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니까."


"에?"


"아아, 됐어. 신경 쓰지 마."



그렇게 말한 토오노는, 스즈시로를 데리고 영화관 출구로 향했다. 그러다, 토노는 떠오른 듯 츠구미에게 말했다.



"그러고보니, 당신과 그 외국인 남자아이. 그리고 방에서 자고 있던 여자아이와 같이, 이 후 택시를 타고 정부까지 와 줄 수 있겠니? 아마 몇 시간 내로는 피해자 아이들도 보호할 수 있을테고, 그 때는 친구나 가족이 함께 있는 편이 안심되겠지? 또 다른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연락이 가 있으니까, 당신들도 정부에 도착하면 지시에 따라 기다려 줬으면 해."


"네, 알겠습니다. 그들에게도 전할게요."



츠구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던 스즈시로가 달려오더니, 꽉 하고 세게 츠구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진지한 눈으로 츠구미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치도리 짱들은, 나와 스미레 짱이 반드시 구할테니까. 걱정하지 마."


"응. ――정말로, 고마워."



스즈시로의 배려에 대해 작게 미소를 지으며, 츠구미는 감사인사를 했다.



――이 두 사람이 움직인다면, 분명 치도리의 구출도 금방일 것이다. 그래도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는 불안감은 가시지 않지만, 견딜 수는 있따.



손을 흔들며 나가는 스즈시로를 바라보며, 츠구미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부터, 방에서 자고 있는 소녀를 깨우고, 아자레아를 데리고 정부로 가야 한다. 여기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겠지만, 그때까지 구출이 끝나면 휴대폰으로 연락이 올 것이다.



"……치도리, 부디 무사히 있어 줘."



츠구미는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고, 아자레아가 있는 로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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