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전투 개시
멀리 있는 하늘이 갈라지고, 그 틈으로 거구가 천천히 내려온다.
대형 비행기만한 크기에, 네 개의 목이 있는 붉은 용――이젠 뭐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생물이 거기에 있다.
"……또 목이 늘은 건가. 뭐, 딱히 신경 쓰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중얼거리며, 츠구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웨일스의 용이라 부르기엔 너무 많고, 묵시록의 붉은 용이라 부르기엔 목의 수가 부족하다. 마수로서는 어정쩡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화 도중이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간의 품는 공포심에 대응해 형태를 취하는 마수. 그것은, 해악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더 무서운 것으로. 더 두려운 것으로. 그런 마수의 모습을 본 인간의 음의 감정은 전부 ――마수의 양식이 된다.
……만약 영국에 방문하는 것이 더 늦었다면, 이 마수는 일본에 있어서도 상당한 위협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if는 의미가 없다. 마법소녀와 상대한 이상, 이 마수의 명운은 이미 결정되었으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츠구미는 뒤에 있는 직원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붉은 용 근처로 전이했다. 츠구미의 첫 번째 일은, 이 자리에 토노가 도착할 때까지 발을 묶는 것이다.
마수의 출현 지점 예측에는, 다소의 오차가 있다. 그래서 츠구미 일행은 만일의 경우――서포트 역이 모여있는 장소에 마수가 나올 가능성을 생각해, 호위를 겸해 그들과 함께 조금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마수는 런던 중앙에 나타난 것 같지만, 그건 상관없다. 이 경우,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대기 장소에서 붉은 용이 있는 곳까진 다소 거리가 멀었으나, 토노라면 여기까지 달려도 10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허나, 이 정도의 일로 토노의 체력을 낭비하는 것은 득책이 아니다.
"뭐, 일찍 일어난 건 그것을 위한 사전 준비도 겸한 거니까 말이지."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자 둘러쳐져 있던 실 몇 가닥이 팽팽하게 당겨져 로프같은 굵기로 변화했다. 그 로프는 근처에 있는 높은 빌딩을 경유해, 토노가 있는 장소까지 연결되어 있다.
츠구미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토노가 로프에 손잡이같은 물건을 걸고, 그것을 손에 쥔 채 도움닫기를 하듯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토노는 기세 좋게 타앗, 하고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그것은 마치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보는 듯 했다. 토노가 도르래에 매달리듯 로프로 된 길을 미끄러져, 하나의 줄이 춤을 추듯 움직이며 장애물을 피해 간다.
그렇게 순식간에 이동한 토노는, 츠구미의 눈 앞에 착지했다.
"후후, 저런 것도 의외로 즐겁네. 일본으로 돌아가면 다시 한번 해 주겠니?"
그렇게 신나하며 말하는 토노에게, 츠구미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터무니없는 소리 말아주세요. 저런 걸 거리에서 했다간 여러 사람에게 혼날 테니까……"
긴급 상황이라면 모를까, 역시 거리에서 저런 화려한 짓을 저지르면 정부에서 야단을 치겠지. 츠구미가 그렇게 말하자, 토노는 어깨를 으쓱하며 「유감이네」라고 고했다.
"어쩔 수 없으니, 대신 내 오토바이 뒤에 태워줄게. 그건 스텔스 기능도 있으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걸."
"……그건 지난 번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를 말하는 거죠. 뭐, 확실히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제도 대학의 연구실――츠구미의 선배인 메부키 케이가 작업했다고 여겨지는, 마수의 핵을 사용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 아마도 오늘 카자구루마가 사용할 예정인 하늘을 나는 빗자루도, 메부키가 설계한 물건일 것이다.
츠구미 또래의 남자들에겐 꽤나 마음을 간질이는 꿈의 탈것이지만, 토노의 운전은 도리어 단번에 불안이 더해진다. 그 스즈시로가 우는 소리를 하는 수준인 것이다. 싫은 예감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마수의 슬하에서 하는 대화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느슨한 대화를 나누며, 상공을 올려다본다. 마수는 결계에 얽매이지 않은 탓인지, 그다지 이쪽을 신경 쓰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작전 변경은 있나요?"
"아니, 위에서의 오더 대로야. 눈길을 끌게, 화려하게, 압도적으로 굴복시킨다. 서투른 싸움을 걸지 못하도록,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그렇게 말하며, 토노는 아름답게 웃어 보였다.
◆◆◆
영국 원정 실황 스레3
공식 실황 링크 https://※※※~
100 : 무명의 국민
옷, 드디어 방송 시작인가
실황 글로 남기는 사람 잘 부탁해
101 : 실황 담당
>>100
오케이
마녀같은 로브 차림의 카자구루마가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걸고 있다.
카자구루마 「자 자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무시무시한 붉은 용과의 싸움!
상대하는 건 군복에 그 몸을 감싼 아름다운 두 마법소녀. 다소 균등하지 못한 차이가 보이지만, 그 실력은 보증합니다!
과연 이 두 사람이 어떤 싸움을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카메라가 하가쿠레와 토노로 옮겨진다.
하가쿠레는 몸의 라인이 드러나는 롱코트 같은 군복이며, 토노는 디테일이 강조된 SM여왕님 같은 군복을 입고 있다.
채찍이랑 어울릴 거 같아.
102 : 무명의 국민
저런 디자인을 생각한 거 누구야
성벽이 너무 드러나잖아
103 : 무명의 국민
스미레님 존나야해!! 최고!!
104 : 무명의 국민
정부짱 처음부터 액셀 밟는 거 멈춰주지 않을래요?
105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와 토노가 한 줄로 서있으니, 그거네
어느 의미로 대극()의 존재란 느낌
106 : 무명의 국민
정부 지인이 말했는데 십화 전원 디자인이 다르다나 봐
그 사람에게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을 모색했다는 듯
107 : 무명의 국민
즉 미부씨는 사무라이 풍이군요. 이해합니다.
108 : 무명의 국민
유키농은 분명 고스로리려나?
109 : 무명의 국민
무엇을 입어도 가슴을 소재로 하는 하가쿠레씨가 불쌍해……
이렇게나 멋있고 귀여운데……
110 : 무명의 국민
어쩐지 영상을 맡은 카자구루마씨 엄청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네 ㅋㅋ
더 무뚝뚝한 말투였던 거 같은데, 이 사람 실황은 항상 이런 느낌임?
111 : 무명의 국민
>>110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듯
역시 오늘은 공적인 방송이니까 그럴듯하게 말을 하는 거 아닐까?
112 : 무명의 국민
손에 들고있는 빗자루는 뭐임? 옷에 맞춘 소품?
113 : 실황 담당
카자구루마 「이번엔 방송 금지 용어 외에는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해서, 마음대로 하려 합니다
또한 클레임은 허가한 정부의 삐――(규제음)으로 부탁해☆」
※여기까지 전부 무표정
114 : 무명의 국민
어이 경솔하게 개인의 이름을 꺼내려하지 말라고
115 : 무명의 국민
진짜 왜 얘한테 실황을 의뢰한거야? 저기 정부짱 미쳤어?
카자구루마씨 영상이 항상 불타오르는 거 알고 있지? 괜찮겠어? 국제 문제 되는 거 아냐?
116 : 무명의 국민
지금까지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서 개웃기네 ㄹㅇㅋㅋ
117 : 무명의 국민
>>116
그야 생방송에 내면 안되는 상급 마법소녀 TOP3(인터넷 조사)중 한 명이라고?
경계하는 게 당연하지
118 : 무명의 국민
참고로 다른 랭킹은 이런 느낌
1위 : 나가하루 하나(A급)
·실언으로 인한 비난여론 상습범
·묘하게 감이 날카로워, 악의 없이 타인이 숨기고 싶어 하는 걸 간파하고 무심코 입 밖에 내고 만다
「앗, A씨랑 C씨는 귀 모양이 똑같네요! 혹시 친척인가요?」
※실은 C는 A의 숨겨진 자식이었다
2위 : 유키노 시즈쿠(십화)
·어떤 생방송 토론회에서, 아마추어 질문이라 죄송합니다만~을 진짜로 저지른다. 상대방은 울고 있다.
·고찰이 너무 날카로워 스폰서에게 형편이 좋지 않을 일을 사정없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그 국의 출입을 금지당했다.
「과학적으론 이 효소가 피부 트러블에 효과가 있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양으론 아무런 효과도 얻을 수 없다고 봅니다만?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건 좀 부적절한 표현 아닌지?」
※상품에 비판이 쏟아지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솔직한 유키노씨는 잘못 없다.
3위 : 카자구루마 토키와(십화)
·무슨 말을 꺼낼지 진짜 예상이 안 가서 무섭다.
·기본적으론 무표정이므로, 진심과 농담이 구별이 되질 않아 비난여론이 달리기 쉽다.
「마법소녀는 기본적으로 머리가 이상한 녀석들밖에 남지 않으니까, 평범한 인간은 목표로 삼는 건 관두는 게 좋음. 깜짝 놀랄 정도로 금방 죽을 테니.」
※본인 왈 가벼운 블랙 조크였던 모양
덧붙여 미부 유리에는 생방송 출현은 절대 NG라고 공언했기에 랭킹에는 올라와 있지 않다.
119 : 무명의 국민
다들 딱히 발언에 악의가 있는 건 아니니,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네
120 : 무명의 국민
>>마법소녀는 기본적으로 머리가 이상한 녀석들밖에 남지 않는다
즉 토키와짱은 아무것도 틀리지 않은 거 아닐까?
121 : 무명의 국민
아니, 십화 중에서도 소우비짱이나 휴우가는 평범한 감성을 가진 귀여운 여자애잖아
122 : 무명의 국민
스미레님은 현세에 내려온 천사니까 그런 묶음엔 안 들어감ㅇㅇ
123 : 무명의 국민
하, 하가쿠레씨는?
124 : 무명의 국민
하가쿠레씨는 뿌리가 사쓰마 하야토니 머리가 이상한 부류에 속하지
125 : 무명의 국민
하지만 난 카자구루마짱의 실황 좋음
게다가 실황같은 건 재밌으면 장땡이니
126 : 실황 담당
카자구라마가 손에 들고 있는 빗자루에 올라타, 허공에 떴다.
텔롭에 【제도 대학에서 개발 중인 마도 기기 : 비매품】이라 적혀 있다.
127 : 무명의 국민
하? 빗자루가 떠?
128 : 무명의 국민
뭐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녀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9 : 무명의 국민
헤에~ 요즘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구나(착란)
130 : 무명의 국민
토키와짱 카메라를 향해 혼신의 도야가오
솔직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긴 해
131 : 무명의 국민
제도 대학은 뭘 목표로 하는거지???
132 : 무명의 국민
텔롭의 비매품이란 문자에 「안 파니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니들이라면 잘 알겠지?」라는 강한 압력이 느껴진다...
133 : 실황 담당
계속 이어서
카자구루마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저 마수는 웨일스의 전설이나 묵시록을 본뜬 것이라네요.
역시 저도 도마뱀 고기는 못 먹지만, 만약 하가쿠레씨라면 가능할지도?(웃음)
참고로 저 마수는 대충 본 느낌으로 랭크를 매기자면, 음― A마이너스 정도의 강함일까요?
즉 그렇게 강하진 않아요. 이건 이미 이긴거나 다름없죠!"
이예이~ 라며 카메라에 카자구루마의 브이 사인이 비친다.
그 후 화면이 네 개의 목을 가진 용으로 옮겨졌다. 용은 주위를 둘러보듯 여러 개의 목을 움직이며 천천히 날고 있다.
134 : 무명의 국민
태클을 못 걸겠어......
135 : 무명의 국민
아니 역시 하가쿠레씨도 도마뱀은 안 먹겠지
136 : 무명의 국민
>>135
하지만 하가쿠레씨의 스킬로 자신의 팔다리를 우물우물했으니......
137 : 무명의 국민
그 위험한 짐승의 입이 쓰러뜨린 드래곤을 탐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되겠네
적어도 애들은 운다 ㄹㅇ
138 : 무명의 국민
>>이건 이미 이긴거나 다름없죠!
플래그 멈춰!
139 : 실황 담당
카자구루마 「드래곤의 상태를 살피던 두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하가쿠레씨가 전이로 선행해 드래곤에게 접근하려는 모양입니다. 실로 구속을 하려는 걸까요?
하지만 저 거구를 그대로 아래로 끌어내린다면, 위에서 혼을 낼 거 같네요. 건물은 너무 부수지 마라고 했던 거 같으니」
카메라가 전이한 하가쿠레의 모습을 비춘다. 그 주위에 몇 가닥의 반짝이는 실이 보인다.
140 : 무명의 국민
>>건물은 너무 부수지 마라
또 블랙 정부 안건이냐
141 : 무명의 국민
어차피 영국 측에서의 압력에 졌을 뿐이겠지. 자신들이 구제도 못하는 주제에 요구만은 훌륭하구만
142 : 실황 담당
카자구루마 「으음, 추가 정보가 들어왔네요. 전투 중, 다소의 파괴 행위는 허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귀찮으니 토노씨가 런던을 화려하게 불바다로――아, 그건 안 되나요. 그런가요.」
다소 아쉬운 듯한 목소리의 카자구루마.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주의를 받은 모양이다.
카자구루마는 빗자루로 높게 날아올라, 화면이 토노, 하가쿠레, 드래곤 순으로 이동하고, 마지막으로 현재 런던의 전모가 상공에서 비춰진다.
건물 같은 건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지만, 이전에 TV나 자료로 본 런던의 아름다운 거리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143 : 무명의 국민
우와, 좀 떨어진 거리에서 보니 꽤나 파괴됐잖아
144 : 무명의 국민
우리에겐 결계가 있으니 아무리 마수가 난동을 부려도 소용없지만, 외국에는 마법소녀조차 없으니까
145 : 무명의 국민
아마테라스님의 권위이십니다
146 : 무명의 국민
……저기말야, 마지막에 옮긴 빌딩에, 이상한 그림자가 비치지 않았어?
147 : 무명의 국민
? 그런 게 있었나?
148 : 무명의 국민
아니, 나도 봄. 오른쪽 끝에 보이는 빌딩과 골목의 어디더라?
149 : 무명의 국민
신경 쓰이는 부분을 확대해서 확인해 봤는데 분명 뭔가 작은 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임ㅇㅇ
150 : 무명의 국민
이거――혹시 아직 현지에 사람이 남아 있던 건가?
151 : 무명의 국민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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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번역이 오랜만이라 맛을 못살리겠네요
사실 원래 못살렸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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