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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57. 천사의 고리

by 린멜 2022. 5. 22.


157. 천사의 고리





――한 명의 침입자가 있음. 안전권까지 유도하도록.


오른쪽 귀의 통신기로부터 그런 지령을 받은 츠구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단, 본체를 먼저 이동시킬까."


저마다의 목이 불과 얼음, 전격 등을 뿜고 있으나, 아직 목이 늘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움직임이 불안하다. 아직 고랭크 마수로서는 성장 도중, 이라고나 할까.

때문에 그 공격 범위의 밖――10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면 기본적으로는 안전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사두룡을 견제하며 건물이 적은 강 쪽으로 용을 유도한다.

그것은 딱히 거리를 배려하는 게 아닌, 단순히 인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분명히 말해서, 아무리 조심해도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수 출현의 중심지――시티 오브 런던 주위에는, 땅으로 이어진 몇 개의 도시가 줄지어 있다.

일단 런던 도시 전역에 피난 지시는 내려져 있으나, 교외쯕은 피난을 가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다. 즉 용이 이동할수록,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영국 측이 사람의 출입을 규제하더라도, 울타리도 뭣도 없다면 침입은 쉽다. ……마수와 싸우러 온 자신으로선, 정말 민폐뿐인 이야기이다.


"정말이지, 귀찮은 일이야. 유키노 씨에겐 나중에 불만을 토로해야지."


츠구미는 그렇게 푸념하며, 살며시 비어 있던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에 연동해 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츠구미 일행이 싸움 전에 복용한 약――마핵의 에너지를 추출한 환약 효과인지, 실의 조작성도 결계 내에서의 정확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정도라면 최소 반경 30킬로미터 정도까지는 실이 닿을 것이다.

그리고 손가락을 움직인 지 불과 몇 초만에 침입자――아마도 기자 같은 것이겠지 남자의 존재를 알아낸 츠구미는, 그 남자의 손발에 가느다란 실을 뻗고는, 꾹 하고 실을 잡아당긴가.

그와 동시에 남자가 헛발을 디디는 듯한 발걸음으로 마수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나중에 근육통이 생기겠지만 용서해 줘. 역시 그런것까지 신경 쓰며 조정할 순 없으니까. ……뭐, 자업자득이라 생각하지만."


그 남자의 움직임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웠기에, 츠구미는 쓴웃음을 짓듯 미소 지었다.

말하자면, 저건 간이적인 마리오네트 같은 것이다. 얽힌 실이 발과 연동함으로써, 지정한 방향으로 장애물을 피하며 움직이는 명령을 짜 넣었다.

남자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 큰 소리를 지르는 것 같지만, 일부러 남자 앞에 나가 설명을 할 생각은 없다.

아마 특종을 노리고 한 침입이겠지만,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면 상관할 틈이 없기 때문에 빨리 도망쳐 줬으면 한다.


"――용은 북서쪽으로 이동시킬테니, 그 사이에 남성의 회수를 부탁드립니다."


츠구미는 그렇게 작전 본부에 연락하고, 용 쪽으로 돌아섰다.


……저 제멋대로 침입한 녀석은 방해라고 생각하지만, 츠구미는 딱히 죽는 사람이 나와도 좋다고까지 생각하진 않는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범위에 인간이 있다면, 자신이 가능한 범위에서라면 구할 생각이다. 다행히 츠구미는 메인 전투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를 둘러볼 정도의 여유는 있다.


"더는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이제부터는 상관할 수도 없을 거 같고."


그렇게 말하며, 츠구미는 탓, 하고 땅을 걷어찼다.


――역시 사람의 유무를 확인할 것이라면, 위에서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츠구미는 자신이 둘러친 실타래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해, 아주 당연하단 듯 용의 등 위에 올라섰다. 전이로 이동해도 상관은 없으나, 움직이고 있는 것에 좌표를 맞추는 것은 의외로 귀찮은 것이다.

그대로 바람을 받으며 런웨이를 걷듯 빙글빙글 화려한 턴을 돌며, 츠구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헤에, 이거 절경인걸. 전이도 편리하지만, 역시 하늘을 날 수 있는 애들이 부럽다니깐."


용의 등에서 역사 깊은 거리를 바라보며, 그런 가벼운 소릴 하며 츠구미는 조용히 웃었다.


반면 등에 뭔가가 올라탔음을 알게 된 용은, 고개를 움직여 뒤를 보려 하지만, 목을 매듯 감긴 실에 의해 그것조차 불가능했다. 오히려 각각의 목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괜스레 목의 가동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 뭐, 목이 많은 것도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츠구미는 용의 울퉁불퉁한 등 위를 걸으며, 강 주변을 샅샅이 확인했다. 적어도, 이 1킬로 권내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괜찮을 거 같으니, 슬슬 시작해 볼까. 스미레씨도 한가할 테니."


――현재 바람은 역풍. 이후의 일을 생각하면, 그 편이 사정이 좋다.


그런 생각을 하며, 츠구미는 마지막 마무리로 크게 팔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여러 개의 큰 빌딩을 경유해 만들어진 거미집이, 사두룡을 강 바로 위에 꿰매 놓는다.

용은 갑자기 옴짝달싹 못하게 된 몸을 비틀며, 실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실은 전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뭐 용이 날뛰어 실이 풀리는 것보다, 실의 경유지인 빌딩이 무너지는 편이 빠르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하지만 이로써 당분간, 용은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대상을 고정. 잠정 구속 가능 시간은 30초입니다. ――뒤는 부탁드립니다."


하가쿠레 사쿠라에게 맡겨진 일은 여기까지. 뒤는 마지막 출연자――토노 스미레의 시간이다.




◆◆◆




"역시 하가쿠레씨. 딱 맞는 자리를 잡았구나."


토노 스미레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용이 구속되어 있는 부근에서 1킬로 정도 장소――여왕의 이름을 딴 시계탑 위에서 템스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용의 크기는 약 100미터. 하지만 그것도, 광대한 강의 크기에 비하면 상당히 작아 보인다.

이 정도의 마수에 쩔쩔매다니 외국도 불쌍하네, 하고 생각하며, 토노는 손을 총 모양으로 만들어 손가락을 용을 향하게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용의 등에 올라타 있던 하가쿠레 사쿠라가 크게 손을 흔들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피해가 가지 않는 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위에서의 의뢰는 가능한 한 화려하고 아름답게, 처참하고 호쾌하게, 였지. ――즉 평소대로라는 것이려나?"


그렇게 말하며 토노는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나저나 유감이네. 만약 지금이 밤이었다면, 분명 내 불꽃은 밤하늘에 잘 비쳤을텐데."


――토노의 마법소녀로서의 능력은, 『불』과 『총』 두 가지다.

『불』은 신화에 따라선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것이라 여겨져, 생명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총』은 적을 공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무기다.

……비꼬기긴 하지만, 그야말로 토노의 성장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 슬슬 끝내자."


토노는 조용히 그렇게 고하고는, 탁 하고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자, 용의 바로 위에 원을 그리듯 굉연히 붉게 타오르는 총이 대량으로 생성되어 갔다.

근대 화기에서 화승총, 머스켓까지, 동서고금 여러 시대 사람들의 예지(악의)의 결정들이, 원처럼 용 위에 나란히 서 있다. 그것은 마치, 천사의 고리 같기도 했다.


"여기선 유명한 괴물일지도 모르지만, 내 앞에선 한결같이 그 정도의 유상무상과 같을 뿐에 지나지 않아. 마수 따위가――머리가 높단 말이지."


그리고 토노는 수중에 출현시킨 권총을 자신의 바로 위로 올렸다.


토노가 손을 권총에 쥐는 것과 동시에, 용의 머리 위에서 철컥, 하고 둔탁한 소리가 겹치듯 울린다. ――격철이 일어난 것이다.


머리 위에서 공격의 낌새를 느낀 용은 분노의 소리를 내며 몸부림치지만, 하가쿠레가 짠 굳건한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토노는 용의 발버둥치는 소리를 듣고 잔잔한 미소를 짓고는, 그대로 거침없이 용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그 순간, 겹겹의 총이 포효하듯 짖었다.


붉게 타오르는 겹겹의 총알 파도가 용을 덮쳤고, 한 박자 늦게 거대한 폭격을 맞은 듯한 굉음이 주변에 울려 퍼진다.

사방팔방에서 쏘아진 총알은 순식간에 용의 단단한 비늘을 뚫고, 용의 체구를 새빨갛게 물들였다.

그리고 몸 내부에 남은 총알이 활활 타오르듯 뜨거워졌고, 이윽고 용은 허공에 뜬 채 업화에 휩쓸렸다.


용을 구속하던 실이 끊어져, 불꽃 진주처럼 되면서 떨어진다.


――사람의 약한 마음을 노려 신의 적을 본뜬 짐승으로 변질하려던 마수는, 기이하게도 요한 계시록처럼 불과 유황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또한 강대한 괴물을 발견한 마수의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보에 비해서는 싱겁네. ……어머?"


토노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강 건너편――용보다 더 멀리 있는 높은 빌딩에서, 하가쿠레 사쿠라가 초조한 듯 먼 다리 쪽을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전이를 했는지, 그 자리에서 하가쿠레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 모습을 이상하단 듯 바라보며, 토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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