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번역181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51. 밤의 조우자 151. 밤의 조우자 츠구미가 안뜰을 거닐고 있는데, 안뜰 중앙에 있는 분수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 생각 없이 다가가 보니, 달밤에 반짝이는 금빛 머리카락에 수단 같은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소년――아자레아가 우울한 얼굴로 분수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렉스 씨? 무슨 일 인가요, 이 늦은 밤에." 츠구미가 무심결에 그렇게 말을 걸자 아자레아는 깜짝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고는, 츠구미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아자레아는 츠구미의 모습을 위에서 아래까지 확인하고는, 이상하단 표정을 지으며 「그러니까, 하가쿠레 씨 맞죠? 죄송합니다, 평상시와 너무 복장이 달라서……」라고 곤혹스러운 듯 말했다. ――지금 츠구미의 모습은, 집에서 가져온 큼직한 후드에 칠부바지의 .. 2021. 9. 5.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50. 무녀의 독백 150. 무녀의 독백 츠구미가 방에서 사라진 뒤, 토노는 천천히 눈을 떴다. 자는 척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잠이 얕게 들었던 것이다. 토노가 창문을 여는 희미한 소리에 눈을 떠 버린 것은, 나간 츠구미에게도 예상 밖이었을 것이다. 토노는 잠결에 멍하니 참문 쪽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 애는, 정말 상냥하구나. 호인이고, 밀어붙이는 데 약해서, 붙잡힌 손을 뿌리치지 못해. ――그런데, 어째서 그런 올바른 인간이 죽어야만 하는 것일까." 토노는 그렇게 말하고 슬픈 듯 눈을 내리깔았다. 나나세 츠구미는, 평범한 생활을 알고 있는 성실한 인간이다. 그렇기에, 토노는 더욱 가여웠다. 츠구미의 안에 존재하는, 사신의 잔재. 그것은 언젠가 그의 몸을 먹어치우고, 이 지상에 파괴와 혼돈을.. 2021. 8. 28.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9. 비밀의 밤 대화 149. 비밀의 밤 대화 몰래 집으로 돌아와 파카로 갈아입고 과자를 들고 토노가 기다리는 방으로 돌아온 뒤 서로 마음에 드는 과자를 집어 들며 토노와 츠구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목욕을 마친 토노는 눈에 해로웠지만, 츠구미는 「이건 어린 여자애, 이건 어린 여자애……」라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타이르며 평정을 유지했다. 이건 자신의 매력을 알면서 추파를 던지는 메부키보다도 더 귀찮다. 참고로 경칭을 생략하고 부르라 한 이름에 대해선, 협의의 결과 【스미레 씨】로 정리되었다. 경어를 제어하는 것은 차츰차츰, 이라고 해 보류했다. ……원래 츠구미는, 치도리――가족 이외의 이성을 경칭을 생략하고 불러 본 경험이 없다. 아무리 본인이 그렇게 부르라 해도, 아무래도 민망함과 저항이 있다. 그렇게 츠구미.. 2021. 8. 22.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8. 친구 초심자 148. 친구 초심자 그 후 츠구미는, 토노와 함께 신기성 사람들을 호위했다. ――신기성이란 옛날 존재했던 제사와 행정을 관장하는 기관을 근본으로 한 관청으로, 현재는 아마테라스를 중심으로 한 신사나 결계 부적 등의 무술(巫術)을 취급하는 특수한 조직이다. 이른바 일본의 오컬트 전문가들이다. 기본적으로 토노 같은 예외 말고는 신기성 사람이 이렇게 표면으로 나오는 일은 적지만, 이번만은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인 듯하다. 뭐, 신기성이 애지중지하는 토노가 전선에 나와 있으니까, 어느 의미로는 그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참고로 이전에 치도리가 유괴되었을 때 토노가 사용하고 있던 술법도 그곳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술법인 듯하다. 츠구미도 호위――라는 이름의 한가한 시간에 그 원리에 대해 설명을 좀 들었지만, .. 2021. 8. 16.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7. 곤란한 방 배정 147. 곤란한 방 배정 영국 군부 관계자들과 지장 없는 회의를 마친 뒤 츠구미 일행은 영구 측에서 제안했던 식사 모임을 전부 캔슬하기로 했다. 전적으로 일본 측 인원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이쪽은 불려온 측이니까」라고 방심하고 있던 츠구미 일행이었지만, 첫 습격 미수로 인해 영국을 조금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경계를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비록 이 나라에 일본이나 마법소녀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이 있다 해도, 마수를 쓰러뜨릴 때까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은 유감스럽게도 빗나가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경계 수위를 높여야만 한다. 일본 측으로서도 이 타이밍에 독을 마시게 될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저쪽이 준비한 식사에 손을 대는 것은.. 2021. 8. 1.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6. 개입 이유 146. 개입 이유 " 【웨일스의 적룡】인가요? 분명, 아더왕 전설에 나오는 용……이었죠?" 츠구미는 그렇게 답했지만, 별로 자신은 없었다. 의무교육에서 어느 정도의 신화나 전설은 이수했지만, 그 무렵의 츠구미는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기에 주요 인물 이외의 이야기까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자 야마부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하가쿠레 씨 말대로 아더왕 전설의 붉은 용이 맞습니다. 웨일스의 지하에 하얀 용과 함께 묻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브리튼의 화신――그게 이번 적입니다." "……그건,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군요. 수호신 같은 존재에게 습격을 받다니." 츠구미는 미묘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했다. 과거의 영국――브리튼 섬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붉은 용. 그것을 본뜬 마수에게 공격을 당하다니.. 2021. 7. 2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5. 어떤 소문과 용 145. 어떤 소문과 용 그렇게 말한 소녀――토노 스미레라 밝힌 그 여성은, 야마부키에게 재촉하듯 에드거의 앞에 섰다. "토노 씨. 이쪽은 외무성의 에드거 바턴 씨입니다. 이번 원정 임무의 영국 총책임자입니다." "그래. 당신이 우리에게 골칫거리를 떠맡긴 원흉이라는 거구나. 뭐, 짧은 시간이지만 잘 부탁해." 토노가 뺨에 걸린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넘기며, 거만하게 말했다. 본래라면 그 난폭한 대응에 분노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에드거는 토노가 가진 타고난 기품에 압도되어 있었다. 발놀림에서 표정, 말투에서 손끝의 움직임까지 비정상적으로 완성된 왕자의 몸놀림. 마치 어느 왕족이라도 상대하는 것 같은 압박감이 에드거를 짓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에드거만이 아니다. 다른 직원이나 관광 유람으로 이 자리.. 2021. 7. 9.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4. 마녀의 장난 144. 마녀의 장난 츠구미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 작게 숨을 내쉬고 아자레아를 쳐다봤다. 아자레아는 그 유괴 사건 이후, 특수한 지식을 팔아 정부 신기성에 출입하게 되었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하가쿠레 사쿠라의 모습일 때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머, 렉스 씨잖아. 당신도 불려온거야? ――아니면, 가족들이 울며 부탁한 걸까." 토노는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갸웃하며 아자레아를 바라보았다. ……츠구미는 토노와 아자레아는 영화관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이었다 기억하고 있는데, 그 후 뭔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던 것일까. 한편 아자레아는, 방 안에 있는 게 토노와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라는 것을 알고는 웃는 얼굴이지만 약간 창백한 얼굴로 방에 들어오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츠구미는 .. 2021. 6. 25.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3. 아름다운 악마 143. 아름다운 악마 "――그래서 당신이 대신 왔다는 거구나. 정말이지, 유키노 씨도 참 곤란하단 말이지." 다음날 오후, 회의실 안에서 우아하게 홍차를 마시던토노는, 지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타난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의 설명을 듣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히고로모에게 터무니없는 짓을 한 건 자신인데 말투가 저렇다. "하지만, 유키노씨의 일방적인 잘못만은 아니라 생각하는데요." "어머, 무슨 소리일까?"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시 돋친 토노의 말에, 츠구미는 지친 듯 미소를 지으며 눈을 돌렸다. 히고로모의 변호를 해 주고 싶긴 하지만, 자신의 잘못도 없는데 유탄에 맞는 건 사양하고 싶다. 그나저나, 라 생각하면서 수중의 자료를 본다. 토노를 제외환 각 관계처에는 연락이 되었다고 .. 2021. 6. 13.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2. 유키노의 간청 142. 유키노의 간청 흐흥, 하며 작은 가슴을 펴는 히고로모――유키노 시즈쿠를 보며, 츠구미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경악할만한 사실을 본 것에 대한 충격도 있지만――나름대로 사이좋게 지내던 여자아이의 내용물이, 안면이 있는 남자였던 것이 비교적 쇼크였다. 솔직히, 눈앞에서 변신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뭐야, 생각보다 시시한 반응이군." 히고로모는 츠구미의 반응이 시큰둥했는지 투덜거리듯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유키노의 모습 그대로 의자에 앉았다. 아무래도 아직 변신을 풀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옷이 어깨에서 흘러내릴 것 같은데 신경 쓰지 않는 걸까. "아니, 충격이 너무 강해서. 그렇구나, 히고로모씨가……그건, 음……" 그렇게 답하면서, 츠구미는 말끝을 흐렸다.. 2021. 5. 30.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1. 명탐정인 그대 141. 명탐정인 그대 히고로모에게 들은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츠구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감싸듯 부정의 소리를 질렀다. "……무슨 소릴 하시는 건가요. 제가 하가쿠레 사쿠라라뇨?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 리 없잖아요, 아무리 제게 마법소녀의 적성이 있다 해도, 이상한 농담은 하지 말아 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속에 생겨난 동요는 숨기기 어렵다. ――대체 왜 들킨 거지?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애초에 츠구미와 히고로모와의 접점은 거의 없고, 직접 얼굴을 마주 보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다. 하가쿠레 사쿠라의 정체가 드러날 법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농담은 하지 않았다. 나는 진심이다." "그러니까, 무슨 근거.. 2021. 5. 2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6장 140. 귀찮은 의뢰 6장 140. 귀찮은 의뢰 마화 사건으로부터 일주일째. 벨이 근신으로부터 해방되기까지 앞으로 며칠 남지 않은 미묘한 시기에, 츠구미는 히고로모――메부키의 선배에게 호출되어, 그의 연구실이 있는 제도대에 와 있었다. 대학 안은 방학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있진 않다. 하지만 일본 제일이라 할 정도의 대학인 만큼, 역시 건물이나 설비는 매우 훌륭하다. 평범한 학력밖에 없는 츠구미에겐 인연이 먼 대학이지만, 치도리나 몇몇 반 친구들은 이 대학을 1지망으로 삼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언젠가 축제 등으로 다시 올 기회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두서없는 생각을 하면서 츠구미는 이번 볼일에 대해 생각했다. ――히고로모에게 온 메일의 문면으로 보면, 불러낸 이유는 모호하지만, 아마도 【사쿠라 누나】에 대해 .. 2021. 5. 5.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 쉬어가는 이야기 쉬어가는 이야기 - 여름방학 직후의 동아리 활동의 한 장면 여름방학 첫날. 학교 수업은 없지만 운동부는 여름에 있는 대회를 위해 동아리 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치도리가 소속된 검도부도 예외 없이 첫날부터 강도 높은 훈련에 힘쓰고 있다. "――오늘의 연습은 이상으로 마치겠다! 각자 정리에 들어가도록!" 동아리 고문이 그렇게 말하고, 부원들은 헥헥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야말로 기진맥진이라고나 할까. 호구를 벗고, 숨을 가다듬으며 수건으로 땀을 닦던 치도리는, 그런 광경을 보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다들 열심히 하니까, 이 상태라면 여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금년 2월에 부의 주력인 자신이 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되어, 동아리의 모두에게 여러 가지 폐를 끼쳐 버렸지만, 전처럼 .. 2021. 4. 29.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까지 텍본 5장은 텀이 꽤나 길었던 기분이 드네요 2021. 4. 9.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9. 미래에 대한 약속 139. 미래에 대한 약속 정부에서 나온 츠구미는, 높이 뜬 태양을 눈이 부시듯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벨과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원래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로, 별 일 없으면 해산물 시장에 아침을 먹으러 갈 계획을 세웠는데. 이미 이 시간이면, 다들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매우 유감이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 없다. 츠구미는 적당한 가게에서 남녀겸용 옷으로 갈아입고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역시 치마 모습으로 친구의 앞에 나설 생각은 없다. 수영복과 피투성이가 된 파카를 넣은 자루에, 벗은 옷을 아무렇게나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실로 윗부분을 꿰맨다. 이것으로 언뜻 보면 내용물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 정부에서 빌린 .. 2021. 4. 9.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8. 고마운 설교 138. 고마운 설교 병원을 뒤로하고 하룻밤 동안 정부에 보고를 한 츠구미는, 친구에게 나중에 짐을 가져가겠단 전화를 한 뒤 곧바로 지하의 근신방에 있는 벨에게 갔다. 하루 동안 깨어있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졸리다. 피곤한 상태에서 밤을 샜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역시 혼나겠지. 알고는 있지만, 역시 마음이 무겁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하의 관리자와 이야기를 한 후, 벨이 있는 근신방으로 향한다. 이 앞은 완전 개인실처럼 되어 있으므로, 말투 같은 건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작게 숨을 내쉬고, 문 손잡이에 손을 걸친다. 츠구미가 각오하고 들어가니, 큰 의자에 걸터앉은 벨이 입을 열었다. "――어제는 꽤나 시끄러웠나 보군." "아아, 응, 돌발적인 이레귤러가 있어서말야. 나도 그걸 좀 도왔는.. 2021. 3. 26.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7. 순수한 악의 137. 순수한 악의 어느 빌딩가에 늘어선 맨션의 한 방에,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눈 아래 펼쳐진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아아, 다음 주 수요일에 이야기할 수 있게 조정해 놨어. 이쪽에서 어느 정도의 사정은 설명해 뒀으니, 나름대로 지위가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 거야. 뭐, 자세한 건 추후에 연락을 하지." 『하나부터 열까지 미안하네. ……정말, 은혜를 입었어』 "아니, 딱히 감사인사를 할 필욘 없어. 소중한 친구에게 협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렇지? ――나나세" 그렇게 말하는 남자――아사쿠라는 웃었다. 아사쿠라는 전화를 끊고, 고개를 저으며 어깨를 으쓱하고 가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주먹만 한 돌――마른 피 같은 거무튀튀한 빛.. 2021. 3. 2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6. 얽어매는 약속 136. 얽어매는 약속 "설마 그런 일이 있었다니……" 히츠기에게 이야기를 들은 츠구미는, 터무니없는 일에 어리둥절하며 입을 눌렀다. 이타도리로 옮겨 탄 신. 유메지의 몸에 일어난 기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츠구미에게 충격을 준 것은, 신이 돕지 않았더라면 유메지는 죽었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시간에 맞추지 못했단 이야기가 아니다. 신의 개입이 없었다면 마화가 소멸된 그 시점에서 유메지는 완전히 죽었을 것이다. 섬뜩한 한기가 등골로 치솟았고, 츠구미는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고함을 삼켰다. "……둘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요?" "방금 확인한 바로는, 둘 다 잠든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츠구미가 묻자, 히츠기는 그렇게 대답하고 깊게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츠구미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2021. 3. 1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5. 황금의 여신 135. 황금의 여신 "――좋은 지고. 아이의 애처로운 사랑 또한 아름다우니" 이타도리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는, 어딘가 감탄한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캄캄한 방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색이 시야의 가장자리를 스친다. "누, 누구……?" 이타도리는 겁먹은 듯한 소리로 물었다. 어째선지 아까까지 있던 어른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떨고 있을 때, 의문의 목소리가 이타도리에게 상냥하게 말을 건네듯 고했다. "첩은 사랑과 죽음과 풍양을 주관하는 신이노니. 그래, 여기에선 『볼바』라고 하던가." 그리고 볼바라 밝힌 무언가는, 황금의 구체 형태로 이타도리의 앞에 나타났다. 둥실둥실 야구공 크기의 솜털 같은 그것은, 흔들거.. 2021. 3. 5.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5장 134. 예정 조화 134. 예정 조화 마지막 꽃을 베어냈을 때, 츠구미가 느낀 건 희미한 위화감이었다. ――정말 이걸로 끝인가? 운이 나쁘게 마지막까지 본체가 걸리지 않았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통계학으로 생각해 봤을 때, 마지막까지 당첨이 남아있는다는 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확률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꽃은 더미가 아닌 마지막 한 송이가 본체로 변질하는 타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의문은 남아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에 남은 것이 본체일 것인데, 전혀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사라지는 방식도 더미와 거의 다를 바가 없었고, 마핵 조각도 떨어뜨리지 않았다. ……랭크가 너무 낮아 마핵이 존재하지 않는 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위화감이 있다. 그렇게 츠구미.. 2021. 2.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