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5. 아마테라스의 무녀
105. 아마테라스의 무녀 이나바에게 연락을 넣은 츠구미는 기도하듯이 두 손을 꼭 쥐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한편 아자레아는 흥미로운듯이 입간판의 술식을 바라보고 있었고, 같은 방에 있는 소녀는 울다 지쳐 소파에서 잠들어 있다. 현재 영화관은 경찰에 의해 폐쇄됐으며,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은 직원과 사건 관계자 뿐이다. 수사 권한은 이미 정부로 넘어갔으나, 정부측 인원이 도착할 때 까지는, 경찰이 이 자리를 관리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경찰에게는, 츠구미가 멋대로 정부에 연락한 것이 대해, 꽤나 잔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예의 간판의 문양을 보여주니 납득을 한 듯 했다. 그것을 본 경찰들은 그러한 것――주술에 관련된 것들에 내성이 없는듯, 몹시 기분이 나쁜 듯 보였다. 아무래도, 평범한 사람..
2020. 4. 27.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3. 정부에서
103. 정부에서 그 날, 비번이었던 스즈시로가 전투훈련을 하러 정부에 갔는데,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음을 깨달았다. "있잖아, 무슨 일 있어? 혹시 또 이레귤러라도 나온거야?" 이상하게 여긴 스즈시로가 안면이 있는 직원에게 그렇게 묻자, 직원은 잠시 망설이듯 시선을 굴리더니,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말할 순 없지만, 실은 지금, 유괴사건 대응을 하고 있거든요. ――무엇보다, 피해자 중 한 명이 현역 마법소녀인 듯 해서요. 실은 먼저 경찰이 대응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위험도 등을 고려해, 즉시 정부 안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덕분에 바쁜거에요." "마법소녀가 유괴당했다고!? 에, 그치만 유괴라는 건 상대는 인간이지?" 스즈시로는 놀란 듯이 그렇게 말했다. 일반적인 마법소녀라면, ..
2020. 4. 1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1. 사라지는 것
101. 사라지는 것 츠구미가 아자레아와 함께 치도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유키타카는 벌써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았다. "유키타카는 없,나. 기다리는 동안, 이상한 소리 듣지 않았어?" 주위를 둘러보며 츠구미가 그렇게 묻자, 치도리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으응, 아마리 군은 그 뒤 바로 돌아갔으니까. ……저기, 츠구미. 혹시 뒤에 있는 애는." "아아, 소개할게. 그가 메부키 선배가 말했던 친척, 아자레아 렉스. 치도리를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온거야."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고, 비스듬히 뒤에 서 있던 아자레아의 손을 잡아당겨, 치도리의 앞으로 데리고 나왔다. 앞에 선 아자레아는 호감이 가는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을 내밀며 치도리에게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나세 치도리 씨. ..
2020. 4. 3.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100. 정당방위
100. 정당방위 유키타카가 말한 대로 겨우 다다른 츠구미는, 주변 골목길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그러다 그 중 한 곳에서, 누군가가 다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여기가 맞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츠구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신중하게 걸음을 옮겼다. 거기서 츠구미가 본 것은, 예상외의 광경이었다. 유키타카가 말한대로, 보기에도 질나쁜 남자 둘이, 땅에 쓰러져 있었다. ――그 상황을 만든 것은, 온화해 보이는 금발 소년――아자레아였다. 한 남자는 등을 발로 강하게 밟혀있고, 다른 한 명은 팔이 비틀려져 무릎을 꿇고 있었으며, 둘 다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신음하는 듯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순히 판단하면, 얽히긴 했지만 그대로 힘으로 해결했다, 라는 것일까. 유키타카가 야유..
2020. 3. 28.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99. 말의 칼
99. 말의 칼 "저기, 츠구미. 혹시 괜찮으면,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 드물게 휴일이 겹친 날 아침, 츠구미는 치도리에게 그렇게 권유받아, 두 사람은 번화가까지 놀러 나왔다. 항상 함께 있어서 의식하고 있진 않지만, 이렇게 둘이서 함께 외출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2월의 놀이공원 사건 이후, 치도리는 정부를 돕느라 바빴고, 츠구미는 십화의 대응에 쫓기고 있었다. 게다가 치도리는 정부의 일에 더해, 시뮬레이터에서의 전투훈련, 검도부의 도움 등, 날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더욱 외출할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츠구미로서는, 조금 더 일량을 줄여 쉬었으면 하지만, 본인이 즐거운 것 같았기에 아무런 말도 못한 채로 있다. ……뭐 바쁘다고 하는 면에서는 츠구미――하가쿠레 사쿠라도 그렇게 ..
2020. 3. 14.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96. 영웅의 뒷면
96. 영웅의 뒷면 『사쿠라 아카네』는, 마법소녀의 선구가 된 위대한 영웅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녀가 마법소녀가 되기 이전의 생활기록은, 그녀가 죽은 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그것은 당시 행정기관이 마비된 데 기인한다. 사쿠라 아카네가 마법소녀로 활동하기 시작할 무렵, 때마침 마수의 습격으로 행정 시스템의 일부가 파괴되었고, 수백만 명의 호적이 소실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녀는 그 혼란을 틈타, 원래 이름을 버리고, 『사쿠라 아카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기능이 회복되고, 사쿠라 아카네가 영웅이 된 뒤에도, 그녀는 완강히 자신의 과거를 말하려 하지 않았다. 가족도, 친척도, 어릴 적 살던 장소도, 다니던 학교에 대해서도, 그녀는 그 질문에 입을 ..
2020. 2. 15.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93. 불합리한 불꽃
93. 불합리한 불꽃 벽 속에서 빠져나온 츠구미는, 떨어진 곳에 있는 고지대에서, 마수가 쓰러져 있는 곳을 관찰하고 있었다. 목을 부러뜨려 행동하지 못하게 했지만, 그것으로는 즉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로 끝장을 봤으면 좋았겠지만, 그 좁은 장소에서 피를 흩뿌리는것은 망설여졌다. ――그 마수의 검붉은 피에, 불쾌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츠구미의 이런 감은, 유감스럽지만 잘 맞는다. 경계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난번 이레귤러와 싸운 히츠기는, 독무를 들이마시는 바람에 마수에게 의식을 빼앗겼다. 그렇다면, 같은 이레귤러인 이 마수의 체액이 몸에 닿는 것은 좋지 않은거 아닐까? 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붙는 것도 어떨까 싶었지만, 다행히 하가쿠레 사쿠라의 전투복은 노..
2020. 1. 23.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92. 가짜 그림자
92. 가짜 그림자 회전하는 검은 상자가, 지면이나 건물을 깎아간다. 그 위력은, 정부에서 싸웠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즉 이 『히츠기 아이리』는, 힘에 제한이 걸린 그날의 재현이라기보다도, 마법소녀로서 풀스펙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본래 히츠기의 능력 범위는 대략 300미터. 이 마수가 어디까지 히츠기의 능력을 재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히츠기 그 자체를 상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이쪽도 조건은 같다. 신체능력이나, 스킬 제한을 받던 그때와는 달리, 지금의 츠구미는 마법소녀로서 만전인 상태다. 연속된 전투로 조금의 피로는 쌓였지만, 그래도 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날아서, 뛰어서, 피하고, 따돌리고. 츠구미는..
2020. 1. 17.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91. 셰이프 시프터
91. 셰이프 시프터 ――때가, 왔다. 기우뚱 하고 시야가 흔들리며, 경치가 반전되어 간다. 주변에 결계가 펼쳐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츠구미는 작게 숨을 몰아쉬고 마수의 기색이 느껴지는 쪽――5층탑의 상공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검은 금이 간 듯한 것이 있었고, 그 갈라진 틈에서 뭔가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저건, 검은 여우?" 눈을 가늘게 뜨고, 그렇게 중얼거린다. 시선의 끝에는, 바람에 흔들리듯 검은 여우 같은 마수가 떠 있었다. 그 꼬리는 여러개로 갈라져 있어, 보기만 해도 재앙이 넘쳐보였다. 검은 여우는 그대로 탑 지붕에 착지해 이쪽을 언뜻 보고는, 지붕 위에서 한바퀴 회전했다. 그 순간, 연기가 뿜어져 나오듯 여우의 몸이 검은 그림자에 휩싸인다. ――어떤 공격이 온다. 그렇게 생각한 ..
2020. 1. 13.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89. 눈가림과 의심
89. 눈가림과 의심 히고로모에게 받은 파일에는, 대화재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적혀있었다. 피해 규모에서 시작해, 최종 사망인원. 그리고 화재 원인으로 추측되는 것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는 그 큰 화재를 일종의 인재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화재 발생원이 된 곳은, 어떤 종교 시설――『여명의 별』이라는, 당시 14살이었던 소녀를 교주로 삼던 단체의 활동 거점이었다. 여명의 별은 시카바네 사쿠라가 다섯살이 될 무렵에 그녀의 부모가 세운 신흥 종교로, 그 창립이유는 『마수에 의한 희생자의 고통을, 신의 소리를 듣는 무녀의 기도로 누그러뜨린다』는, 사람의 마음 틈새를 파고드는 수상한 것이었다. 그 신자의 대부분은, 마수의 습격으로 인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이 주를 이루었지만, 특별..
2020. 1. 10.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87. 닮은 두사람
87. 닮은 두사람 인사를 마친 히고로모가 츠구미의 대면에 앉자, 옆에 서 있던 메부키는 츠구미에게 다가가, 츠구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그럼 난 이만 실례할게. 츠구미 군, 뒤는 잘 부탁해." "……하? 자, 잠깐만요. 설마 저를 두고 갈 생각이신거에요!?" 그대로 곧장 방을 나가려하는 메부키의 손목을 잡고, 츠구미는 조급한 목소리를 냈다. 백번 양보해서, 갑자기 연구자를 소개받은것은 괜찮다지만, 일대일로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역시 무리가 있다. 매달리듯이 메부키를 올려다보자, 메부키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눈꼬리를 내렸다. "그렇게 말해도 안돼. 히고로모 씨의 연구는 여러가지 기밀사항에 얽힐 수 있으니까, 이번에는 자리를 비워달라고 말하셨거든. 생각해 봐, 개인정보 보호 같은것..
2020. 1. 2.
하가쿠레 사쿠라는 한탄하지 않는다 -4장 86. 예상 밖의 만남
86. 예상 밖의 만남 계절은 장마철에 접어들어, 어딘가 쌀쌀한 공기가 감돌고 있다. 그런 휴일이던 어느날, 츠구미는 주륵주륵 내리는 빗속, 자양화가 아름답게 핀 정원에 홀로 서 있었다. 푸른 자양화가 활짝 피어있는 정원에는, 한 군데만 붉은 자양화가 군생하는 장소가 있었다. 그 선명한 색채는, 마치 피를 그대로 꽃으로 만든 듯한 섬뜩함이 느껴졌다. "――예쁘지? 실은 그 빨간 자양화의 아래에는, 특별한 비료가 사용되고 있어." 츠구미가 멍하는 붉은 꽃을 바라보고 있는데, 등 뒤에서 그런 말을 걸어왔다. "저기, 설마 시체라고 하지는 않겠죠?" "아하하. 벚꽃나무 아래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럴리가 없잖아. ――정답은 조개껍질. 조개껍질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의 영향으로, 이곳의 자양화만은 파랗게 물들지 않..
2020. 1. 1.